'살충제 달걀 파동' 김영록 장관, "876농가 중 31농가 부적합 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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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충제 달걀 파동' 김영록 장관, "876농가 중 31농가 부적합 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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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8-17 15:26:58 | 수정 : 2017-08-17 17: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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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적절하게 달걀 표본 채취한 121농가 재조사하고 있다"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살충제 계란 관련 현안보고에 앞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 (뉴시스)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7일 오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현안보고에 출석해 최근 살충제 달걀 파동이 불거진 데 대해 대국민 사과했다. 김 장관은 "우리 국민의 가장 중요한 부식인 계란에 대해 국민에게 불편과 걱정을 끼쳐 죄송하게 생각하며 이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14일 2개 산란계(알을 낳는 닭) 농장에서 피프로닐과 비페트린을 검출한 후 관계부처 회의를 열고 15일 0시부터 모든 산란계 농장의 달걀 출하를 중지하고 3일(15~17일) 동안 전수검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장관에 따르면, 17일 오전 5시 현재 1239개 농장 중 71%인 876개 농장을 조사했으며 31개의 부적합 농장을 확인했다. 남은 농장 조사는 이날 안에 모두 마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부터 전체 생산 물량의 87% 정도를 시중에 유통하고 있으며 18일부터는 적합 판정을 받은 모든 농가의 달걀을 유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시장 동향 변화를 감시해 생산·소비자 단체와 함께 닭고기 수급관리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올해 4월부터 시민단체가 '살충제 달걀' 문제를 지적했다며 정부가 문제를 너무 허술하게 대응했다고 강도 높게 지적했다. 또 지난해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정감사에서 같은 당 기동민 의원이 산란계 농가에서 맹독성 살충제를 살포하는 문제를 언급했음에도 농식품부가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다고 질타하며 예고된 대란이라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박 의원의 질책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면서도 "지난해 9·10월에 검역본부에서 검사를 했고 올해 4·5월에도 유통 중인 달걀을 검사했지만 잔류 농약이 나오지 않았다. 게다가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해 7월 28일까지 심각단계에 놓여 있어 농장 출입이 자유롭지 않았다. 유럽에서 살충제 달걀 파동이 발생해 이달 1일에 전수조사를 실시하기로 결정하고 진행하던 중 14일에 피프로닐과 비페트린을 검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황주홍 국민의당 의원은 산란계 농장에서 살충제를 사용하는 것은 최근 들어 갑자기 발생한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하며, 정부가 현장의 문제를 방관했다고 말했다. 그는 "농장 주인의 진술을 들어보니 산란계 농장에서는 살충제를 100% 사용한다. 와구모라는 닭 진드기가 발생하면 하루 이틀 안에 10만 마리에게 급속히 퍼지기 때문에 살충제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국가금수의사협회 조사에 따르면 국내 닭 진드기 감염률은 94%다. 그런데 식약처가 유통 중인 달걀의 잔류 농약 검사를 처음 실시한 게 지난해 9월이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9월 처음으로 잔류 농약 검사를 했는데 농가 60곳을 대상으로 해 사실상 시늉만 했다. 모든 농가가 살충제를 사용하는데 그동안 잔류 농약 검사를 안 했다? 한국 공직사회가 도대체 뭘 하고 있냐고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질타했다.

자료사진, 17일 경북지역 산란계농장 4곳에서 살충제 성분이 나왔다. 경북의 한 산란계농장의 닭장에 산란계들이 갇혀있다. (뉴시스)
권석창 자유한국당 의원은 계란보다 닭고기가 더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산란계는 태어난 후 4개월부터 달걀을 생산해 10~12개월 동안 산란한다. 대략 1년 동안 산란하는데 이후 산란계는 한 마리당 400~500원에 가공회사로 팔린다"며, "달걀 문제만 논의하고 있지만 실제로 닭고기에 대해서도 잔류 농약을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성곤 민주당 의원은 비페트린 사용 규정과 지침에 따르면 빈 계사에 뿌려야 하지만 정부가 해당 살충제를 사용하도록 허가하고도 관련 내용을 교육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태흠 자유한국당 의원은 정부의 '친환경 인증'을 못 믿을 상황이 됐다고 질타했다. 김 장관은 "친환경 농가에서 문제가 돼 더 죄송스럽다. 민간 인증기관이 64개인데 가능하면 통폐합하고 농산물품질관리원이 지도·관리를 철저히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친환경 축산물 문제를 이번 기회에 전반적으로 손보겠다"고 말했다.

김철민 민주당 의원은 전수조사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검사를 받은 한 농장주의 이야기라고 전제한 후 "담당 직원이 농가에 와서 달걀 표본을 가져가는 게 아니라 마을 대표가 달걀 한 판을 가지고 오면 그것을 싣고 가서 조사한다는 것이다. 이런 식이라면 살충제를 사용한 농가 주인은 살충제를 사용하지 않은 옆집 달걀로 조사받을 수도 있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언론의 문제제기가 있었고 김 의원이 지적한 그런 문제도 일부 확인했다"며, "121개소에 대해 제대로 된 표본을 추출해 재검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재발방지를 위해 무엇보다 동물복지를 고려한 산란계 사육이 해법이라는 목소리가 컸다. 지금은 '배터리케이지'로 불리는 A4용지 1장 크기의 닭장에 갇힌 닭들이 아파트처럼 위아래 좌우로 빼곡한 상태에서 기계처럼 알을 낳고 있는 탓에 한 번 발생한 진드기가 순식간에 퍼지는 실정이다. 흙목욕을 하면 진드기를 예방할 수 있지만 현재의 사육 환경에서는 상상할 수 없다. 이날 현안보고에서는 이러한 사육 환경 자체를 바꾸는 게 근본적인 해법이라는 데 의견이 모였지만 정부의 입장은 뜨뜻미지근했다.

김 장관은 "동물복지 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하루아침에 할 수는 없다. 동물복지와 국민 건강을 위해서 어느 선까지 어떤 단계를 거칠지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새 정부의 계획도 있으니 이번 살충제 달걀 파동을 거울삼아 추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김한정 민주당 의원은 "이미 2015년 박근혜 정부 때부터 배터리케이지 사용 제한 등을 담은 로드맵을 제시했지만 이행하지 않았고, 선진국 기준을 고려해 사육밀도를 재정비하도록 했지만 이 역시 이행하지 않았다"며, "배터리케이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으면 AI·살충제 달걀 대책도 무위로 돌아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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