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만의 개헌 어디까지 왔나…총론은 '찬성' 각론엔 '분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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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만의 개헌 어디까지 왔나…총론은 '찬성' 각론엔 '분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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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10-09 10:59:38 | 수정 : 2017-10-09 11: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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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89% "개헌 찬성"…일반국민 75%도 동의
정치권서도 개헌 논의 무르익어 "검토 대상 아닌 국민 요구"
핵심은 대통령 권력분산…4년 중임제·이원집정부제 등 논의 활발
'성평등' 개정, 5·18 민주화 운동 헌법 전문 추가 등
자료사진, 6월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제2회의장에서 열린 헌법개정특별위원회에 참석한 이주영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시스)
1987년 대통령 직선제라는 국민의 여망에 의해 만들어진 9차 개정헌법 이후 30년이 흘렀다. 현행 헌법 체제 하에서 사회 전 분야에 민주화가 진행됐고 특히 평화적 정권교체까지 경험하며 우리나라의 절차적 민주주의는 어느 정도 괘도에 올랐다.

단 '1987년 체제'로 불리는 지금의 헌법은 급변하는 국제정세, 권력구조 변화에 대한 국민적 열망 등을 담아내기엔 '오래된 그릇'이라는 평가가 나온지 오래다. 특히 지난해 20대 총선이 20년 만의 3당체제로 결론나면서 개헌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개헌이 필요하다는 국민적 공감대는 형성 돼 있다. 정세균 국회의장실이 8월 20~31일까지 '국회 휴먼네트워크'에 등록된 교수와 공무원, 법조인 등 전문가 339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8.9%는 개헌에 찬성했다. 앞서 진행된 대국민 여론조사에서도 '찬성' 응답이 75.4%에 달했다.

정치권도 개헌에 관해서는 이견이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월19일 여야 5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개헌은 대선 공약대로 추진하겠다"며 기존 의지를 재확인했다.

정세균 국회의장도 지난 7월17일 제69주년 제헌절 경축사를 통해 "이제 우리사회는 '87년 체제'를 뛰어넘어 새로운 체제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며 "이제 개헌은 검토의 대상이 아니라 국민적 요구이며 정치권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국회는 이미 개헌을 위한 사전 작업에 돌입했다.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개헌특위)를 꾸려 지난 1월5일 첫 회의를 시작한 뒤 전체회의와 소위원회 회의 등을 30여 차례 실시했다. 개헌특위에는 36명의 여야 의원들이 참여 중이고 1소위는 헌법전문과 총강, 기본권, 지방분권, 경제·재정 분야를 담당하고 2소위는 국회·대통령·행정부, 정당·선거제도, 사법제도 등을 다룬다.

개헌 논의의 핵심은 대통령의 권력 분산이다.

각 당은 나름의 명분을 내세워 활발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문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시절 "국정운영의 책임성과 안정성을 높이자는 것이 국민과 정치권의 일치된 요구"라며 "4년 중임 대통령제로의 개헌은 5년 단임제의 폐해를 극복하는 일이고 긴 호흡의 국정운영과 장기적 비전의 실행이 가능해진다"고 수차례 '4년 중임제'를 주장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지난 4월12일 개헌특위에 의견서를 제출하며 "제왕적 대통령제를 폐지하고 '4년 중임 분권형 대통령제'로 바꾸겠다"며 "대통령은 국가의 지향점을 제시하고 행정의 권한과 책임은 국무총리를 수반으로 하는 내각과 장관에게 부여하겠다"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대선 후보 시절 '축소형대통령제'와 '이원집정부제' 중 국회와 국민의 공론화 과정을 거쳐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바른정당은 지난 2월 4년 중임제 이원집정부제를 당론으로 채택했다.

개헌특위는 논의 경과 보고서를 통해 "대통령과 의회 권한 분점에는 모두가 공감하고 있지만 총리를 포함한 내각 구성 방안, 대통령과 의회와의 관계 등 세부적인 방안에는 이견이 있다"며 "현행 헌법상 대통령의 권한을 검토해 분권화 수준 및 적합한 정부형태를 도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시대정신을 반영한 기본권 확대도 이번 개정 논의의 중심에 있다.

일단 여야는 ▲기본권 주체를 '국민'에서 '사람'으로 표현 ▲안전권, 정보기본권, 어린이·청소년·노인·장애인의 권리, 보건권, 소비자의 권리 신설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 명시 ▲평등권의 차별금지 사유 추가 ▲군인 등에 대한 이중배상금지조항 삭제 ▲범죄피해자 구조청구권확대 등에 대해서는 대체로 찬성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양성평등 규정 강화를 놓고 헌법상 '양성평등'을 '성평등'으로 개정하자는 일부 의견에 대해서는 찬반 논쟁이 팽팽하다.

헌법 제36조 제1항은 '혼인과 가족생활은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을 기초로 성립되고 유지되어야 하며, 국가는 이를 보장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지난 1월 개헌특위 공청회에서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양성의 평등을 성평등으로 고쳐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은 뒤 이 문제는 뜨거운 감자가 됐다. 종교계와 시민단체에서 성평등 문제에 특히 관심이 많아 정치권에도 쉽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생명권·망명권·사상의 자유 신설 ▲영장신청 주체 개정 ▲'근로' 및 '근로자' 용어 '노동' 및 '노동자'로 수정 ▲공무원의 근로3권 보장 강화 등의 문제에서도 여야간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헌법 전문에 5·18 민주화 운동, 6월 민주화 항쟁, 부마민주항쟁 등 중요한 역사적 사실들을 추가하는 문제를 놓고도 논의가 뜨겁다.

개정이 필요하다는 쪽은 헌법의 역사성을 확인하고 헌법의 지향점을 강조하기 위해 헌법이 발전해오는 과정에서 있었던 헌정사적 사실을 추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개정 신중론자들은 역사적 사실의 선정에 있어 불필요한 국가분열 가능성을 고려해 현행 헌법 전문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이밖에 ▲경제민주화 조항 강화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폐지 여부 ▲대법원장의 대법관 제청권 폐지 방안 ▲검찰총장 인사추천위원회 도입방안 ▲감사원 소속 변경 여부 등도 주요 의제로 꼽힌다.

개헌특위는 국민들의 의견을 개헌 논의에 반영하기 위해 지난달 29일부터 부산·광주·대구·대전·춘천·수원·인천 등에서 '헌법개정 국민대토론회'를 실시했다. 또 개헌특위 홈페이지를 개설해 개헌 과정을 국민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개헌특위 위원장인 이주영 한국당 의원은 "다양한 국민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국민과 함께하는 개헌을 성공적으로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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