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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대화' 가속폐달 밟지만 한계 명백, 키리졸브 재개하면 악화 가능성 커

등록 2018-01-04 09:44:46 | 수정 2018-01-04 11:36:55

38노스, "김정은 신년사는 협상 전술이거나 불안정성 지표일 수 있어"
정성장, "北 비핵화·핵동결에 무관심…대량생산·실전배치 가속화 추구"

북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기관지 노동신문이 1일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의 2018년 신년사를 1면에 사진과 함께 보도 했다. (노동신문=뉴시스)
엄혹한 추위의 겨울이지만 남북관계만큼은 해빙 국면이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를 계기로 남측이 고위급회담을 제안하고, 북측이 23개월 만에 판문점 채널을 다시 여는 등 남북의 대화 분위기가 빠르게 무르익고 있다. 한반도에 부는 훈풍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1일 김 위원장이 발표한 신년사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3일(현지시각)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김 위원장의 신년연설을 '어려운 시기를 보낸 후 자신감'이라고 표현했다. 김 위원장은 핵무기와 로켓을 대량생산하고 실전배치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다른 나라가 북한을 핵공격할 때 여기에 대응하는 반격 작전태세의 유지를 분명히 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김 위원장이 '생명보험' 수준으로 핵억지력을 확보한 게 아니라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김 위원장이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측과 대화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이게 일종의 '조건'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꼬집었다. 38노스는 김 위원장이 역대 최고 수위의 대북 제재 효과를 인정하면서도 항복을 거부한 점을 지목하기도 했는데, 김 위원장 신년사에 담긴 위협이 협상 전술의 일부이거나 불안정성을 보여주는 지표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2일 발표한 세종논평에서 "김정은은 한반도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해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과 미국의 전략자산 배치 중단 등을 요구하면서 남북교류의 확대 및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의사를 밝혔다"며, "그런데 북한이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전배치 단계로 나아가는 상황에서 한미가 연합군사훈련 중단 요구를 받아들일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러므로 남북관계가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로 일시적으로 해빙 국면으로 전환될 수는 있겠지만 키리졸브 훈련을 4월에 재개하면서 남북관계는 다시 냉각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어 "북한의 동계올림픽 참가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남북회담에서 북한이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요구함으로써 남북대화가 난관에 봉착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정 실장은 2014년 2월 북한이 이산가족상봉에 합의하고서도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이유로 상봉 합의 이행을 재고하겠다고 위협한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남북당국회담을 순조롭게 진행해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해 올림픽이 남북화해 분위기 속에서 성공적으로 종료한다고 해도 이후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재개하면 남북관계는 다시 급격히 냉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북한은 비핵화는 물론이고 핵 프로그램 동결에도 전혀 관심이 없고 오히려 핵탄두와 탄도미사일의 대량생산 및 실전배치 가속화를 추구하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독자적으로 북한과의 경제협력에 나설 수는 없기 때문에 남북당국대화가 진전하는 데에는 명백한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샛별 기자 star@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