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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유승민, 합당 선언 “한국 정치 바꾸겠다”…정치권, 신랄한 비판

등록 2018-01-18 11:52:43 | 수정 2018-01-18 14:56:08

통합반대 최경환 의원, “지루한 말잔치·유행가의 재탕…반민주적 시도”

안철수(왼쪽)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18일 오전 국회 정론관을 찾아 합당을 선언했다. (뉴스한국)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18일 오전 11시 10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합당을 선언했다. 합당 정당의 이름은 가칭 통합개혁신당으로 정했다. 두 사람은 A4용지 4페이지 분량의 합당 선언문을 세 번씩 번갈아 낭독하며 “미래를 위한 통합과 개혁의 정치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합당 선언 직후 국민의당 내 통합반대파 의원들 모임인 ‘국민의당지키기운동본부’는 “반민주적 시도”라며 날을 세웠다. 다른 정당들 역시 혹독한 비판을 쏟아냈다.

안철수와 유시민, “국민의 지지 받을 것” 자신
안 대표는 안보불안이 우리 사회를 짓누르고 있지만 문재인 정부가 해결 의지와 역량을 보이지 못한다며 현 정부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는 “(안보불안은) 북핵과 미사일이 대한민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는 위험한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한미동맹을 약화시키고 중국 눈치를 보는 외교정책, 북한에 유화적인 대북정책으로는 우리 국민과 대한민국을 지켜낼 수 없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현 정부의 경제 정책을 공격했다. 그는 “중부담 중복지 원칙을 지키지 않고 증세 없는 복지라는 허구에 매달리는 것은 이 정권이 그렇게 비난하던 박근혜 정부와 똑같다”며, “지난 8개월의 혼선은 집권세력이 얼마나 무능하고 오만한지 확실하게 보여줬다”고 질타했다.

이어 안 대표는 낡고 부패한 기득권 보수와 무책임하고 위험한 진보가 양극단을 독점하면서 한국 정치가 진영 논리에 빠졌다고 주장하며, 통합개혁신당이 한국 정치를 바꾸는 새로운 정치세력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안철수(왼쪽)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18일 오전 국회 정론관을 찾아 합당을 선언했다. (뉴스한국)
기자회견문 낭독이 끝난 후 두 당의 정체성이 다른데 어떻게 정책적 연대를 할 것인지 묻는 질문이 나왔다. 두 사람 모두 사소한 차이는 중요하지 않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특히 유 대표는 “안보 문제에 있어서 안보 위기를 어떻게 해결하느냐 하는 미래의 문제 해결에 초점을 둔다면 크게 다를 부분이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내달 4일 임시전당원대회를 열어 통합 문제를 의결할 예정인데 전당대회도 하지 않고 통합을 선언한 게 시기적으로 적절한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안 대표는 “오늘 이 자리를 통해서 정체성과 비전을 말하면 좀 더 많은 분들의 동의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기대를 한다. 우리는 진영의 자산이 되고자 함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자산이 되고자 한다. 이대로 가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다는 절박감에 통합을 시작했음을 알아 달라”고 호소했다. 유 대표는 “그동안 통합을 둘러싼 진통을 겪는 과정에서 ‘어떤 정치를 할 것’인지 명백하게 말할 기회가 없었다. 그래서 통합개혁신당을 만들어 어떤 일을 하겠다는 것인지 말하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하면서 그간 다당제를 지지한다는 안 대표의 정치적 소신이 달라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안 대표는 “이대로 가면 3당·4당은 소멸할 위기다. 대한민국 정당사는 3당 잔혹사라고 불릴 정도로 3당·4당이 살아남기 힘들다. 3당·4당이 제대로 지지를 받을 때에만 다당제가 가능하다”고 해명했다.

기자회견을 하는 내내 두 사람 모두 합당이 국민의 지지를 받을 것이라는 확신에 가득 차 있었다. 안 대표는 “통합이 덧셈인지 뺄셈인지 가장 중요한 건 국민이 아니겠나”고 말했고, 유 대표는 “저와 안 대표,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이 통합개혁신당을 만들어 반드시 국민의 지지를 받겠다. 성공한다면 지금 현재 의석수가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고 자신했다.

안철수(왼쪽)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18일 오전 국회 정론관을 찾아 합당을 선언했다. (뉴스한국)
국민의당·바른정당 합당 선언에 정치권 한 목소리로 비판
기자회견문 낭독과 질의·응답까지 약 30분간의 기자회견이 끝나자마자 최석 정의당 대변인이 정론관 마이크를 잡고 “두 당의 통합 과정을 지켜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고 찬물을 끼얹었다. 최 대변인은 “안보불안을 자극하며 자신들을 제외한 제정치 세력을 구태정치로 싸잡아 격하하는 문법은 전혀 새로울 것이 없다. 더구나 안 대표는 구태라고 말하기조차 부끄러운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통합을 추진하고 있으며, 바른정당은 자유한국당이란 본류 앞에서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론관을 찾은 국민의당지키기운동본부 대변인 최경환 의원은 ‘희망도 없는 지루한 말잔치’·‘흘러간 유행가의 재탕’·‘반대 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임시변통’이라며 혹평을 쏟아냈다. 최 의원은 “두 대표의 생뚱맞은 보수대야합 통합 선언은 촛불혁명을 거부하는 반역이고, 평화개혁 세력과 대결하려는 반민주적 시도”라고 비난하며, “분당 위기에 처한 ‘꼬마 안철수’, ‘꼬마 유승민’의 마이너스 합당은 보수패권야합으로 다당제를 죽이고 한국 정치를 무한대립 구체제로 퇴행시킬 것”이라고 공격했다. 최 의원은 특히 “안 대표는 의원총회도 그리고 당신이 모든 꼼수를 동원해서 추진한 합당 전당대회도 열리지 않았다. 무슨 근거로 오늘 합당을 선언하시는가”라고 질타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두 당의 통합 선언을 가리켜 ‘정치권 이합집산이며 보수야합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서면 논평을 냈고, 자유한국당은 “상처뿐인 결합은 생존을 위한 그들만의 피난처일 뿐이고 그리 오래가지 못할 것 같다”는 구두 논평을 발표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