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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한반도 평화 시대" VS "비핵화 진전 없는 공허한 선언"

등록 2018-09-19 16:18:38 | 수정 2018-09-19 16:47:41

9·19 평양공동선언' 두고 여야 평가 극명하게 엇갈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오전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 입장하는 모습.(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오전 북한 평양 백화원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9월 평양공동선언'을 발표했다. 회담의 핵심 의제인 비핵화에서도 어느 정도 의견 일치를 이뤄 북측이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 하에 우선 영구적으로 폐기하고 미국의 상응조치가 있으면 영변 핵시설을 영구적으로 폐기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이를 두고 남북 역사상 첫 비핵화 방안 합의라고 평가했다.

정치권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한반도에 평화의 시대가 열렸다"며 극찬했지만 보수 야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비핵화 방안에 실질적인 진전이 없다며 평가절하했다.

19일 오후 박경미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과연 상상 이상의 평양 남북정상회담이었다. 남북정상이 함께한 평양선언은 비핵화·군사적 긴장완화·남북 경제협력 무엇하나 아쉬울 것 없이 그야말로 완벽했다"고 극찬하며, "남북정상은 함께 핵 없는 한반도 평화시대를 천명했고, 오늘 이후 어떠한 이유로든 한반도에 군사적 도발 행위는 없을 것을 분명히 했으며, 개성공단 가동과 금강산 관광 재개 등을 약속했다"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김 위원장이 공동 기자회견에서 "조선반도를 핵무기도 핵위협도 없는 평화의 땅으로 만들기 위해 적극 노력해 나가기로 확약했다"고 말한 대목을 언급하며, "비핵화 의지를 육성으로 확실히 밝혔다"고 말했다.

이어 "공은 이제 국회로 넘어왔다"며 4.27 판문점선언의 비준을 촉구했다. 앞서 야권은 청와대의 비준 동의 요구에 3차 남북 정상회담 결과를 보고 진행하자며 제동을 걸었다. 박 원내대변인은 "9.19 평양선언은 그 자체로도 완벽할 뿐만 아니라 일부 야당에서 선언적일 뿐이라던 4.27 판문점선언을 충분히 구체화한 후속회담으로서도 손색이 없다"며, "4.27 판문점선언과 9.19 평양선언이 가시적인 성과로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으로 실행될 수 있도록 국회가 비준동의에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영석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9월 평양공동선언’에는 국민적 염원인 북한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이 전혀 없다"며 민주당의 평가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어 "지난 1·2차 회담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못했다"며 낮게 평가했다.

북한이 비핵화 방안으로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폐기하겠다고 밝힌 대목을 두고 윤 수석대변인은 "북한 핵폐기의 핵심문제는 동창리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장 폐쇄가 아니다. 합의문에 명시된 영변 핵시설 폐기도 미국이 상응조치를 먼저 취하는 경우라는 매우 애매한 조건이 달려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핵시설은 영변 뿐만 아니라 북한 전역에 분포되어 있다. 확인된 핵시설만 북한 전역에 15곳 그리고 현존하는 핵무기도 이미 30~40개 이상 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북한 전역의 핵시설과 기존 핵무기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며, "이번 회담에서 북측에 기대했던 핵리스트 제출과 국제사회의 검증을 받겠다는 등 구체적이고 실체적인 비핵화 조치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윤 수석대변인은 두 정상이 9월 평양공동선언에 합의한 후 송영무 국방장관과 노광철 북한 인민무력상이 서명한 '역사적인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를 두고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비행금지구역 설정은 북한의 위협이 제거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 군과 동맹국의 정찰능력을 완전히 무력화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북한 비핵화에 진전이 전혀없고 우리 군의 안보태세를 해체하고 무력화하는 조치를 취한 반면에 국민적 동의도, 국회와 협의도 되지 않은 철도·도로 구축 등 남북경협사업은 구체적으로 합의문에 포함되었다"고 비난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오전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서명한 평양공동선언문의 원본.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오전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서명한 평양공동선언문의 원본. (평양사진공동취재단)
김삼화 바른미래당 수석대변인 역시 "비핵화 빠진 비핵화 정상회담"이라고 질타하며, "요란한 행사밖에 보이지 않는 잔치로 변질했다"고 말했다.

그는 "바른미래당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풀게 할 즉각적인 비핵화 조치를 기대했으나 실망스럽게도 합의문에서 이와 관련된 실질적인 내용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며, "미사일 발사대나 엔진시험장 시설 폐지는 5년 전에나 해야 했다. 핵과 미사일 개발이 사실상 완료된 지금에 와서는 유의미한 조치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풀리지 않은 상황에서 남북의 경제협력 방안을 발표했다는 대목을 걱정하며 "올해 안에 동·서해선 철도 및 도로 연결을 위한 착공식을 하겠다는 내용은 비핵화 조치와 달리 상당히 구체적이었다. 이로 인해 문재인 정부가 대북제재를 위반하겠다는 것으로 국제사회에 비춰지는 것은 아닌지 특히 정상회담에 수행원으로 동반한 우리 기업들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이어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