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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 비리 원장이 간판 바꿔 유치원 열지 못하게"

등록 2018-10-16 09:01:47 | 수정 2018-10-16 10:13:04

홍영표, "다음 주 중 정부와 협의해 종합대책 내놓겠다"
박용진 의원, 사립유치원 비리 근절하는 3개 법안 개정 작업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홍영표(오른쪽) 원내대표와 김태년 정책위의장이 의견을 나누는 모습. (뉴시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박용진 의원이 17개 시도교육청 감사에서 비리가 드러난 유치원 명단을 공개해 파문이 커지는 가운데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다음 주 중 정부와 협의해 유치원 종합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유치원에 매년 지원하는 국민 혈세는 2조 원에 달하지만 그간 사립유치원은 감시·감독의 사각지대에 있었다며 이 같이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16일 오전 국회에서 연 원내대책회의에서 "70만 명에 달하는 유치원 자녀를 둔 학부모 불안을 조속히 해소해야 한다"며, "정부는 최대한 빨리 전체 유치원 전수조사를 착수하고 중대 비리를 저지른 유치원 원장 실명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투명한 회계 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지원금 횡령을 철저히 막아야 한다"며, "민주당은 당 차원에서 모든 노력을 다해 다음 주 중 정부와 협의해 유치원 종합대책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이어 "중대한 횡령 비리가 드러난 유치원을 처벌하고 지원금을 환수하는 법적·제도적 근거를 마련하며 특히 횡령을 저지른 원장이 간판만 바꿔 다시 유치원을 열지 못하게 제도적 보완장치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홍 원내대표는 "현행법과 제도로 비리 유치원의 정부지원금을 환수할 방법도 처벌할 근거도 없다는 게 더 심각한 문제"라며, "전국 국공립·사립 유치원 9000곳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벌이면 얼마나 많은 비리가 추가로 드러날지 상상이 안 간다"고 질타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
한편 사립유치원 비리 실태를 공개한 박 의원은 비리 근절 목적으로 한 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일부개정법률안의 법률안 입안 및 의뢰 검토서를 국회 법제실에 제출했다.

유아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지원금 형태의 누리과정 예산을 보조금으로 바꾸는 내용을 담았다. 지원금 형태라 유치원 원장 부정을 발견해도 환수 및 처분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박 의원은 "사립학교법을 적용하는 유치원의 학부모 부담금은 사립학교 경영자의 소유이며 이는 횡령죄로 묻기가 어려운데 누리과정 지원금 역시 학부모 부담금이라는 관련 판례가 있다"며, "법안이 통과한다면 누리과정 지원금이 보조금 성격으로 바뀌어 횡령죄 처벌이 가능해진다"고 밝혔다.

또한 유치원 운영자금 출처와 사용처를 명확히 회계프로그램에 기입하는 것을 의무로 하고, 부당하게 사용할 때는 정부보조금·지원금 등 재정지원을 배제하고 환수 등 처벌 규정을 명확히 했다. 시도교육청이 유치원 비리를 적발하면 해당 유치원과 원장의 실명을 공시하는 방안도 담았다.

사립학교법 일부개정안은 유치원이 비리를 저지르고도 이름만 바꿔 다시 개원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게 골자다. 현행법으로는 비리 유치원으로 이름이 알려져도 간판을 바꿔 개원하면 제재할 방법이 없다. 특히 유치원은 설립자인 동시에 원장인 경우가 많아 비리가 적발돼도 사립학교법상 책임소재자가 사립학교 경영자이기 때문에 셀프징계하는 상황이다.

학교급식법 일부개정법률안은 해당 법에 유치원을 포함하도록 했다. 현재는 유치원을 학교급식법에 제외해 부실하게 급식해도 법적 처리가 불가능 하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