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사용하다 폐이식 했는데 정부 평가는 ‘3단계’…옥시가 잘못된 판정 악용”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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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사용하다 폐이식 했는데 정부 평가는 ‘3단계’…옥시가 잘못된 판정 악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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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8-29 15:18:00 | 수정 : 2016-08-29 15:3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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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용, "제조·판매사가 자체적으로 피해 신고 받고 대책 세워야"
정부로부터 가습기 살균제 피해 3·4단계 판정을 받은 피해자들이 29일 국회 정론관을 찾아 피해를 증언했다. 윤미애(왼쪽에서 세 번째) 씨와 안은주(오른쪽에서 세 번째) 씨가 각각 자신의 피해를 밝혔다. (뉴스한국)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극심한 고통을 당하거나 목숨을 잃고도 정부로부터 3·4단계 판정을 받은 이들이 29일 국회를 찾아 억울함을 토로했다. 정부가 3·4단계로 판정하면 피해자나 유가족은 지원은커녕 가해기업으로부터 배상도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날 기자회견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 환경보건시민센터,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 국회 ‘가습기 살균제 사고 진상규명과 피해구제 및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소속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최했다.

옥시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하다 폐섬유화가 진행돼 폐이식을 기다리고 있다는 윤미애(39·여) 씨는 산소줄을 끼운 상태에서 힘겹게 마이크를 잡았다. 2005년 11월 태어난 첫째가 희귀병인 탓에 병원에서 지내던 중 가습기에 살균제를 넣어 사용했다고 한다. 아이는 두 달 만인 2006년 1월 사망했다. 아이를 돌보던 윤 씨도 가습기 살균제 탓에 폐가 심하게 상했다. 병원으로부터 ‘가습기 살균제일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18일 정부가 발표한 3차 판정결과는 ‘3단계(관련성 낮음)’였다. 살아있는 두 아이도 마찬가지였다. 사망한 아이는 4단계 판정을 받았다.

윤 씨는 “기존에 질병이 있다는 이유로 정부는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피해를 인정하지 않는다. 어떻게 해서든 축소하려 한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말을 이어가는 것이 쉽지 않은지 한 참을 쉰 후 다시 마이크를 잡았다. 윤 씨는 “아픈 사람이 이렇게 나와서 ‘제대로 치료를 해달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분통이 터진다”고 울먹였다.

배구선수 활동을 하다 은퇴한 후 꾸준히 운동을 했다는 안은주(43·여) 씨는 현재 폐이식 후유증 때문에 수시로 입원을 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고 토로했다. 안 씨의 폐에 문제가 생긴 것은 2010년이다. 급성으로 진행된 병을 알기 위해 자가면역검사에 유전성검사까지 해봤지만 원인을 알 수 없었다. 그러다 2011년 산모들이 잇달아 목숨을 잃는 이유가 가습기 살균제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된 후 자신의 폐가 망가진 것이 가습기 살균제라는 사실을 알았다고 한다. 안 씨가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폐이식이었지만 이 마저도 안 씨의 혈액이 너무 예민한 탓에 성공을 장담할 수 없었다고 한다. 결국 안 씨는 자신의 피를 타인의 것과 완전히 바꾼 후에야 폐이식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부작용이 많아 일주일에 한 번씩 집이 있는 밀양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안 씨는 “폐를 이식 하느라 1억 5000만 원이 들었다. 그리고 5년 째 병과 싸우고 있다”며, “정부가 왜 피해자 등급을 나눴는지 모르겠다. 그냥 있어도 가슴이 아프고 분통이 터지는데 왜 이렇게 피해자들에게 또 상처를 주나. 생명이 귀중하다면 등급을 매기기 이전에 환자부터 챙겨달라”고 호소했다.

기자회견을 진행한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옥시는 정부가 1·2등급으로 판정한 사람에 대해서만 배상한다. 옥시가 정부의 잘못된 판정을 악용하고 있다. 옥시는 피해자를 자체적으로 접수하거나 파악하지 않는다”며, “청문회에서는 이런 부분을 지적해야 한다. 이 분들의 이야기를 자시들과 무관한 것처럼 하고 있다. 제조·판매사들이 자체적으로 피해 신고를 받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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