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순실 씨가 19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형사대법정에서 열린 국정농단사건 첫 재판에 들어서고 있다.(뉴시스)
최 씨는 수감번호 628번을 기록한 상아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들어섰다. 대개 수감자들은 연두색이나 청록색 수의를 입지만 최 씨는 여성 미결수로 직접 수의를 사입은 것이다. 추첨을 통해 방청권을 얻은 시민 80여 명은 최 씨의 등장부터 퇴장까지 모든 과정을 면밀하게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최 씨는 "혐의를 전부 인정할 수 없나"고 묻는 재판부의 물음에 "네"라고 답했다. 최 씨는 "독일에서 왔을 때 어떤 벌이라도 받겠다고 했는데 들어온 날부터 많은 취조를 받았다. 이제 정확한 사실을 밝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 씨의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는 "(검찰이) 최 씨에게 적용한 11개 공소사실 중 8가지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공모범행 관계이지만 (최순실 씨가) 공모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최 씨가 안 전 수석과 포레카 광고회사 지분을 강탈한 사실도 없다고 말했다. 더블루케이와 K스포츠재단의 용역계약 관련 사기미수는 계약이 실패로 끝나 공소사실 자체가 민사 사안에 불과하다는 게 최 씨 측의 주장이다.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서도 완강히 부인했고, 국민참여재판도 거부했다.
이 변호사는 검찰이 최 씨 소유라고 밝힌 태블릿 PC와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휴대전화 녹음파일, 안 전 수석의 수첩을 감정해달라고 재판부에 신청했다. 이 변호사는 재판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태블릿PC는) 최 씨의 전체 범죄 사실에 있어 양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29일 오후 2시 10분에 최 씨 사건의 공판준비기일을 한 차례 더 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