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아동권익 개헌에 반영해야…국회가 불균형 현실 증명”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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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평등·아동권익 개헌에 반영해야…국회가 불균형 현실 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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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3-06 17:31:17 | 수정 : 2017-03-06 22: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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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여가위, 성평등 실현과 아동 권익보장 위한 개헌 방향 토론회 열어
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8간담회실에서 열린 성평등 실현 및 아동의 권익보장을 위한 개헌방향 토론회 모습. (뉴스한국)
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회 여성가족위원회가 주최한 ‘성평등 실현 및 아동의 권익보장을 위한 개헌방향 토론회’가 열렸다. 30년 만에 헌법 개정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법조계와 여성단체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 만든 자리다. 헌법에 성평등 관점을 담아야 하고 아동의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게 얼개다.

국회 개헌특위 36명 중 여성은 2명 뿐
성 평등 관점에서 헌법을 개정해야 하고 아동의 권익을 담아야 한다는 주장을 반박하는 목소리는 없다. 문제는 주장을 헌법에 담아내는 동력이 얼마나 강력하냐는 점이다. 국회에서 개헌을 논의하는 ‘헌법개정특별위원회’만 보더라도 구성 의원 36명 중 여성은 2명(정춘숙·이언주) 뿐이다. 개헌특위가 위촉한 자문위원 53명 중에도 여성은 8명으로 15%에 그친다. 성평등과 아동 권익을 대변할 목소리가 ‘너무’ 작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날 토론회가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이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개헌특위에 여성 의원이 2명이라는 점에 분개한다”며, “이번 토론회가 개헌 과정에서 중요하다는 점을 재고하고 사회적 여론을 만들어가도록 하는 게 바람”이라고 말했다.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개헌특위 위원 36명 중 여성이 2명이라는 것은 국회의원 중 여성이 17%인 현실을 굉장히 왜곡하고 축소해 반영한 것이라고 본다. 이게 우리가 증명하는 불균형한 현실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국회 여가위 위원장을 맡은 남인순 민주당 의원은 “실질적 성평등을 위한 개헌 논의를 충실히 진행할 수 있겠는가라는 위기감이 있다”며, “개헌특위 밖에서 계속 이슈를 제기하고 논의를 이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개헌특위 2명의 여성 의원 중 1명인 정춘숙 민주당 의원 역시 “헌법은 대한민국의 틀을 만드는 중요한 문제인데 여성이 훨씬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정 의원은 “우리 사회가 성평등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법 조문으로 들어가면 어려움에 직면한다”고 말했다.

“헌법이 성평등을 확정적인 독립규정으로”
‘개헌과 성평등’이란 주제로 발표에 나선 박선영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행 헌법이 실질적 평등을 보장하기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성평등이 일반적 평등권 속에 포함돼 차별금지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박 연구위원은 “성평등은 개인 남성과 개인 여성 사이의 평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구조화된 불평등의 제거를 의미하므로 실질적인 성평등의 실현을 위해서는 사회정책적 투자를 동시에 끊임없이 진행할 필요가 있다”며, “실질적 평등의 보장을 위해 성평등을 국가목표로 규정하든가 실질적 평등을 위한 적극적 차별시정조치의 명문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성을 특별한 보호가 필요한 존재로 규정하는 것도 현행 헌법의 한계라고 지적했다. 헌법 32조 4항은 ‘여자의 근로는 특별한 보호를 받으며 고용·임금 및 근로조건에 있어서 부당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고 했지만 여자의 근로가 특별한 보호를 받아야 하는 정당한 근거가 없다. 박 연구위원은 “이 조항은 여전히 여성의 노동력이 노동력의 기준이 되는 남성의 노동력과 다를 뿐 아니라 거기에 미달하는 열등한 노동력으로 해석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었다”고 말했다.

박 연구위원은 여성을 수동적 약자 위치에 두고 이들에게 편익과 배려를 제공할 것을 요구하는 온정주의적 모델을 전제한다는 점도 문제라고 말했다. 여성을 남성과 동등하게, 성별과 무관하게, 국민으로서 모든 헌법적 권리를 향유할 평등한 주체로 위치를 짓는 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박 연구위원은 “여성 관련 조항을 특수하게 혼인·가족 등 사회생활의 사적영역에 관련한 부분에만 국한시킨다든지 ‘여자의 근로’를 일반적 근로와 다르고 특수한 보호가 필요한 고립된 영역으로 규정짓는 등의 규정방식을 극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연구위원에 따르면, 다른 여러 나라의 헌법이 성평등을 별도의 규정으로 보장하는 형태로 바뀌었고 몇몇 선진국은 남녀 간의 실질적인 평등을 위한 조치를 국가목표로 규정했다. 이를 근거로 그는 “실질적 평등을 위해서는 차별을 금지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구조화된 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국가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고 이를 위한 규정을 명문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헌법에 국가의 목표를 실질적인 성평등 실현으로 명시해야 한다는 게 박 연구위원의 말이다. 성평등이 국가목표규정으로 존재한다는 것은 국가에게 양성의 실질적 평등을 실현하고 현존하는 차별을 제거하는 데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할 의무를 부과하기 때문이다. 이는 보편적 평등론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방식이기도 하다.

“소리없는 국민 아동…헌법은 아동 지위 보장·강화해야”
‘아동권리의 헌법 명시의 문제;헌법의 아동 수용’이란 제목으로 발표한 황옥경 서울신학대학교 교수는 현행 헌법에 아동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조항이 없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헌법이 아동에 대해 침묵하는 것은 아동을 적절하게 보호하고 아동의 권리를 증진하는데 어려움을 더하는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헌법이 아동의 지위를 부여하는 게 아주 중요한 사안이 되었다고 강조했다.

헌법이 아동을 ‘자녀’ 또는 ‘연소자’ 또는 ‘청소년’ 등 여러 말로 지칭하는 것도 문제라는 게 황 교수의 지적이다. 황 교수는 “단일 헌법전에 일정한 대상에 대하여 제각각의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오해를 유발하고 그 의미를 불명확하게 하여 해석과 적용에 있어서 어려움을 가져온다”고 말했다.

황 교수에 따르면 우리나라와 달리 스위스·남아프리카공화국·아일랜드 등 여러 나라는 헌법에 아동의 지위를 분명하게 언급하고 보호와 권리 주체자로 국가가 아동을 어떻게 대우할지 구체화했다.

황 교수는 “우리나라가 유엔아동권리협약을 비준한 지 25년이 넘었지만 아동은 여전히 사회적 약자의 위치를 감내하고 있다. 아동이 무능하고 미숙하다는 편견이 팽배하고, 정부 정책 수립의 주요 대상자가 되지도 못한다. 아동은 그 어느 때 보다도 소외돼 있다. 하지만 아동은 어른과 동일한 가치를 지닌 인간 그 자체”라며 헌법을 개정할 때 용어를 ‘아동’으로 통일하고 필요한 경우 ‘청소년’을 병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아동의 연령을 아동권리협약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규정하고, 아동이 권리의 주체임을 명시하고 비차별 원칙과 최선의 이익 원칙을 고려할 수 있도록 지위와 처우에 관한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황 교수는 “가족과 부모 등의 양육 책임을 명시하고 양육이 부적절할 때 국가 개입의 근거를 명시하고, 아동발달에 필수적인 영양·의료·교육·주거·휴식 등과 같은 반드시 필요한 사항을 요구할 아동의 주관적 권리를 명시해야 한다”며, “가족·학교·지방자치단체·국가의 책임을 명시하고 아동권리침해가 발생할 구제방안과 절차도 명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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