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도 울고 가는 곳, 팽목항…세월호 인양 소식에 추모 발길 잇달아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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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도 울고 가는 곳, 팽목항…세월호 인양 소식에 추모 발길 잇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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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3-24 16:12:03 | 수정 : 2017-03-24 16: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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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하게 반성하고 용서 구하지 않는다면 3년이 아니라 30년이 흘러도 소용 없어”
24일 오후 찾은 진도 팽목항 모습. (뉴스한국)
세월호 인양 소식이 알려지면서 진도 팽목항에 추모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24일 찾은 팽목항에는 수많은 추모객들이 달아 둔 노란 리본이 봄바람에 흩날렸다. 9명의 미수습자와 나눈 추억을 기록한 현수막이 항구 울타리를 가득 메웠다. 세월호 참사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들을 기억하는 추모객들은 끊이지 않고 항구로 발걸음을 했다. 추모객 수가 늘어도 항구에는 무거운 침묵이 감돌았다. 짠내 풍기는 바람이 간혹 침묵을 실어갔지만 눈물만큼은 어찌하지 못했다. 간혹 바다를 보며 흐느끼는 이들의 울음소리가 또렷하게 들렸다.

경기도 인천에서 온 여행가이드 A(43)씨는 바다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끊임없이 눈물을 흘렸다. 곱게 한 화장이 다 지워질 정도로 오열했다. 한참을 그렇게 울다가 항구를 떠나던 A씨는 울타리에 걸려 있는 플랜카드를 보며 또다시 눈물을 왈칵 쏟았다. 플랜카드에는 미수습자들이 생전에 남긴 햇살처럼 밝은 미소가 담겨 있었다. 눈물을 닦아가며 겨우 입을 연 A씨는 “세월호를 인양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왔다. 목숨을 잃은 아이들이 내 아들과 나이가 같아 마음이 너무 아프다. 내 마음도 이렇게 아픈데 유가족들과 미수습자 부모의 심정은 어떨까”라며 울먹였다. 직업적인 특성 때문에 서울 광화문을 자주 찾는다는 A씨는 “광화문 분향소를 지날 때에도 늘 눈물이 난다. 이제야 팽목항에 와서 아이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24일 오후 찾은 진도 팽목항 모습.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시민들이 바다를 보며 희생자와 미수습자들을 애도했다. (뉴스한국)
김미영(44·여) 씨는 세월호가 뭍으로 올라온다는 소식을 듣고 경북 구미에서 팽목항을 찾아왔다고 말했다. 세월호 안에서 고통받으며 목숨을 잃었을 희생자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미어져 괴롭다고 했다. 말을 몇 마디 건네자 김 씨의 눈에 눈물이 고였고 이네 툭 떨어졌다. 고등학생·대학생 두 자녀가 있어 남의 일 같지 않다는 김 씨는 “어른으로서 정말 미안하다”는 말을 연신 되뇌었다.

울타리에 걸려 있는 글과 그림을 유심히 둘러보던 김용대((52·남·경남 창원) 씨는 세월호 인양 소식에 휴가를 내고 팽목항을 온 것이라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전부터 와 봐야지’ 하다가 이제야 찾아왔다는 김 씨는 “뉴스로 보긴 했지만 막상 와보니 뭐라고 말이 안 나온다. 젊은 꽃띠 학생들을 구할 수 있었는데 하는 안타까운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고 했다. 바다를 응시하던 김 씨는 “정치가 문제인지, 세상이 문제인지 모르겠다. 어른들의 어리석음이 결국 화를 불러왔다. 구조할 시간은 많았는데…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안타깝다”고 말했다.

세월호 기억의 벽을 만드는 어린이 문학인들이 2015년 4월 16일에 만든 '세월호 기억의 벽'. 전국 26개 지역 어린이와 어른이 4656장의 타일에 세월호를 기억하며 글과 그림을 새겼다. (뉴스한국)
계단에 앉아 바다를 보고 있던 유형열(60·남·서울) 씨는 “이렇게 큰 사고를 당하고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 할 말이 있겠나”며, “잘못된 문제를 책임지고 반성하고 용서를 구하면 될텐데 그 부분이 하나도 안 이루어지고 있어 미안할 뿐이다. 참사 후 3년이 지났지만 이 기간은 숫자에 불과하다. 진실성 있게 참사를 되새겼다면 헛되지 않았겠지만 그렇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금의 모습대로라면 앞으로 3년이 아니라 30년이 흐른다고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나. 기간이 중요하지 않다. 진실하게 참사를 반성하고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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