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화두는 '성평등'…유럽은? 동등하게 육아하면 수당 더 받아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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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화두는 '성평등'…유럽은? 동등하게 육아하면 수당 더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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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4-20 22:47:34 | 수정 : 2017-04-20 23: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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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하엘 라이터러, "속도 더뎌도 성평등 이루면 사회 전반에 혜택 있을 것"
미하엘 라이터러 주한 유럽연합대표부 대사가 20일 오후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개원 34주년 기념 성평등 세미나에 참석해 기조발언했다. (뉴스한국)
기조발제를 맡은 미하엘 라이터러 주한 유럽연합대표부 대사는 "한국 여성들 또한 유럽의 여성들이 겪는 것과 매우 유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성평등을 위해서는 인식 변화와 제도 개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1월말 한국에 부임한 라이터러 대사는 양성평등을 지향하는 EU가 이를 사회에 실현하기 위해 선택한 5가지 뼈대를 소개하는 데 곁점을 찍었다.

첫 번째는 '일과 삶의 균형'이다. 일을 해야 경제적으로 독립할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명제이지만 여성에게 만큼은 현실이 녹록치 않다. 가장 큰 장애물은 무임금 가사노동이다. 이는 유럽도 마찬가지다. 현재 유럽연합(EU) 여성 취업률이 65.5%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남성이 77%인 것에 비교하면 여전히 낮다.

라이터러 대사는 "EU에서 남성이 주 평균 10시간 동안 가사노동하는 것에 비해 여성은 주 평균 22시간을 할애한다. 가사노동은 노동집약적인데다 시간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여성이 노동시장에 진입하는데 지장을 준다"며, "EU는 여성의 노동시장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일과 삶의 균형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둔다"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이탈리아·오스트리아·폴란드가 기업에 탄력근무제를 두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한 대기업을 대상으로 남성 직원들에게 육아 휴직을 사용할 것을 장려하고, 오스트리아는 가족시간 보너스법을 만들어 부모가 육아 분담을 동등하게 하면 가족수당을 늘린다.

두 번째는 '노동에 따른 임금'이다. 여성이 어려움을 뚫고 노동시장에 진입한다고 해도 머지 않아 또 다른 벽에 부딪친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임금을 적게 받는 것이다. EU 여성들도 여기에서 자유롭지 않다. 여성은 남성보다 시간당 평균 16.3% 적은 임금을 받는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EU는 '동일 임금 법칙'을 EU조약과 법에 담았다. EU 집행위원회는 기업이 임금을 공개할 것과 단체교섭 때 동일임금을 주제에 포함시키도록 권고한다.

라이터러 대사는 "누가 얼마를 버는지 투명하게 알린다면, 동일 직종임에도 성별 차이로 인해 누가 더 많은 월급을 받는지 알 것이고 이것을 문제삼아 저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교육으로 여성의 직업에 한계를 둔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실제 이탈리아 정부는 매년 한 달 동안 학교에서 성 고정관념과 성 차별을 방지하는 교육을 하고, 더 많은 여학생들이 과학기술 분야에 참여하도록 장려한다.

세 번째는 '여성 의사결정권'이다. 유리천장은 유럽에도 존재한다. 유럽 여성들도 정치·경제 분야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충분한 대표성을 지니지 못한다. 여성의 고위직 진출을 보장하기 위해 유럽 국가들이 법과 제도를 만들었고, 2010년 11.9%에 불과하던 EU 대기업 이사회 내 여성 비율이 2016년 23.9%로 늘었다.

EU 집행위원회는 모든 관리 직급에서 성비 균형을 위해 23가지 기획을 만들어 500만 유로를 투입했다. 그 중 한 가지가 '유럽여성임원 네트워크'다. 기업 비상임이사직을 맡을 수 있는 여성 인재 연합체를 꾸려 온라인에 수립함으로써 기업들이 이 곳에서 인재를 찾을 수 있게 한 것이다.

라이터러 대사는 국회에서 여성의 비중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성별 균형을 정치적 의제로 만들고, 여성의 정치참여를 막는 걸림돌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당의 강력한 정치적 의지와 참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공식적인 할당제를 효과적인 해법으로 제안했다.

네 번째는 '젠더기반 폭력 근절'이다. 유럽이 선진국이긴 하지만 여성에 대한 폭력 문제 만큼은 갈 길이 멀다. 2014년 3월 EU 기본권청이 EU 4만 2000명의 여성을 조사하니, 15세 이상 여성 3명 중 1명이 성폭력을 당했고, 2명 중 1명이 성희롱을 당한 경험이 있으며, 20명 중 한 명은 성폭행 피해자였다.

라이터러 대사는 "EU는 젠더기반 폭력을 방지하고 피해자를 보호·지원하는 것을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 폭력 피해자들의 권리 규정한 법안과 보호명령을 제대로 시행하도록 보장하고, 올해를 모든 형태의 젠더기반 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집중적인 조치를 취할 해로 정했다"고 말했다.

마지막은 '세계 양성 평등'이다. 라이터러 대사는 EU가 비단 유럽 뿐 아니라 세계 모든 나라가 양성 평등 문제를 해결하고 눈에 보이는 성과를 거두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헌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라이터러 대사는 "속도가 더디지만 양성 평등을 이룬다면 사회 전반에서 혜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EU와 함께 대한민국의 남성과 여성이 다양한 재능·경험·전문성으로 사회를 보다 번창하게 하고 남성과 여성이 조화롭게 사는 사회를 만들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유럽연합조약은 양성 평등을 핵심 가치이자 기본권 중 하나로 명시했다. 이와 함께 여러 조약이 양성 평등과 성차별 금지를 규정해 1975년부터 2010년까지 ▷직장 내 남녀 평등 대우 사회보장제도 내 차별 금지 ▷육아 휴가 최소 기준 수립 ▷임산부 보호를 다룬 15가지 법안이 EU를 통과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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