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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건강 해치는 정도 아냐…죽음에 이르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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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4-21 22:59:06 | 수정 : 2017-05-01 14: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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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영 서울대 교수, "대기오염은 살인자…어떻게 죽이느냐가 문제"
21일 오전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미세먼지 긴급 토론회에서 이기영 서울대 교수가 대기오염의 심각성을 설명했다. (뉴스한국)
사람은 공기 없이는 절대 살 수 없는 존재이지만 공기가 사람을 죽게 한다. 최근 위험성이 커지는 미세먼지 이야기다. 21일 오전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환경재단이 주최하고 미세먼지소송모임이 주관한 가운데 미세먼지를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하는 긴급 토론회가 열렸다. 발제를 맡은 이기영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환경보건학과 생활환경시스템연구실 교수는 미세먼지를 가리켜 '살인자'라고 부르기에 주저하지 않는다. 미세먼지가 건강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아는 것보다 이것이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한다고 강조한다.

대기오염이 얼마나 끔찍한 살인자인지 극단적으로 드러난 사례는 1952년 12월 5일 런던 스모그 사건이다. 석탄을 연로로 사용하면서 발생한 연소물질이 대기 정체 현상으로 흩어지지 않고 런던에 갇혔다. 대기 중 먼지의 양은 평소에 비해 10배 이상 증가했다. 이 상태가 4일 동안 이어졌다. 스모그는 1만 2000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짙은 스모그 탓에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아 장례를 치르는 것도 어려웠다. 심지어 시신을 수습하는 일 조차 원활하지 않았다. 이때 사람들은 대기오염이 사람을 죽일 수 있다는 사실을 절실하게 깨달았다.

이 교수는 "대기오염은 살인자다. 사람을 죽일 수 있다. 다만 어떻게 죽이느냐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오존이란 물질은 폐 세포를 죽게 한다. 질병의 저항력을 떨어뜨리고 폐질환에 시달리게 한다. 초미세먼지 역시 폐질환을 일으키고 각종 세균·바이러스 쉽게 걸리게 만든다. 중요한 것은 많은 이들이 미세먼지를 폐질환과 동일하게 여기지만 실제로는 폐보다 심혈관계질환에 강력한 영향을 준다는 점이다. 이 교수는 “간접 흡연을 한 사람 중 3000명이 폐암에 걸린 반면 4만 6000명이 심장병에 시달렸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말한다..

미세먼지가 어떻게 사람을 죽게 하는지는 폐 구조를 이해하면 쉽게 알 수 있다. 산소를 몸으로 들여오는 조직은 폐를 구성하는 세포 즉 폐포다. 사람 한 명의 몸에는 7억 개 정도의 폐포가 있다. 모든 폐포를 모아서 펼치면 80~100㎡의 넓이 즉 테니스장 정도 크기다. 청정지역이라고 하더라도 사람이 한 번 숨을 들이쉴 때 공기 안에는 PM1.0이 400개 정도 들어있다. 폐포 면적 1㎠당 2개의 미세먼지를 처리한다고 볼 수 있다. PM1.0은 지름 1㎛ 이하 초미세먼지를 말한다.

오염지역에서 폐포 면적 1㎠에 도달하는 오염물질의 숫자가 20로 늘어난다고 치면, 우리 몸이 처리하지 못한 18개의 오염물질이 그대로 폐에 쌓인다. 숨을 쉬면 쉴수록 폐 속 오염물질의 수가 늘어나 공기를 들이마시지 못하게 막는 것이다.

21일 오전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미세먼지 긴급 토론회가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환경운동가들이 대기오염이 심각성을 알리는 사진을 들고 시위했다. (뉴스한국)
개인이 초미세먼지를 대처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외출을 자제하고, 외출을 할 때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집에서는 공기청정기를 켜야 한다는 사실은 상식이 됐지만 여기에도 기억할 점이 있다.

황사라면 모를까 미세먼지가 심할 때 외출을 자제하는 게 그리 효과적이지는 않다. 이 교수는 “집이 완전 밀폐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입자가 굉장히 작은 미세먼지는 문틈으로 침입한다. 집 안과 밖의 차이가 거의 없다. 집 안에 있어도 집 밖에 있는 것과 거의 같은 미세먼지를 마시는 것”이라고 말한다. 미세먼지에 대처하는 방법은 미세먼지를 없애는 것임을 절감하게 하는 대목이다.

일반 마스크는 미세먼지를 막는데 '전혀' 도움이 안 되고 황사 마스크는 '큰' 도움이 안된다. 마스크를 착용할 때는 산업장에서 쓰는 N95 등급을 써야 효과가 있다. 마스크를 사용할 때는 수염을 반드시 깎아야 한다. 공기청정기는 사용자를 안심하게는 해주지만 해결책은 아니다. 그래도 사용하겠다고 마음 먹었다면 필터를 이용한 제품이 효과적이고, 지속적으로 전원을 켜 두는 게 좋다. 주기적으로 필터를 바꾸는 것도 중요하다. '살균' 혹은 '항균' 기능을 강조한 제품은 사람에게도 나쁠 수 있으니 피하는 게 좋다.

정부가 해야할 일은 미세먼지 배출원을 줄이는 일이다. 교통·환경·에너지 정책을 종합적으로 추진해야 답을 찾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디젤자동차 사용을 억제하고 전기차 보급을 늘이는 동시에 석탄화력발전소를 줄이고, 생활폐기물 불법 소각을 멈추는 식으로 정책을 함께 펼쳐가야 한다.

한편 최열 환경재단 대표에 따르면, 미세먼지 소송모임에는 현재 70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모임은 100명이 참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최 대표는 "결집한 소수가 느슨한 다수를 얼마나 우습게 여기는지 많이 봐왔다. 법이 없으면 만들어서 규하고, 정부에 미세먼지 대책을 촉구하고, 중국이 얼마나 많은 오염물질을 배출하는지 조사하고, 미세먼지 총량제를 도입해 현실적 대책을 만들기 위해서 소송을 시작했다"며, "느슨한 다수가 결집할 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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