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폭력 근본 원인은 성차별적 사회구조" 강남역 여성살해 1주기 추모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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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폭력 근본 원인은 성차별적 사회구조" 강남역 여성살해 1주기 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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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5-17 22:46:31 | 수정 : 2017-05-17 23: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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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서울 광화문에서 공동행동 "더 많은 변화 만들어갈 것"
17일 정오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1주기를 맞아 여성·인권·시민사회단체 공동행동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뉴스한국)
지난해 5월 17일 새벽 서울 지하철 강남역 주변 공용 화장실에서 여성이 들어오기를 기다린 김 모(34·남) 씨의 흉기에 한 여성이 목숨을 잃었다. 사건 발생 1년째인 17일 정오에 여성·인권·시민사회단체가 모여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계속되는 말하기와 행동으로 더 많은 변화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50여 명은 피해자를 추모하기 위해 검정색 옷을 맞춰 입었다. 지난해 피해자를 추모하기 위해 수많은 시민들이 강남역 10번출구에 남긴 글을 색깔 천에 새겨 들고 나왔다. 색깔 천에는 "여성에겐 모든 곳이 강남역"·"오늘도 살아서 여기에 있어요. 잊지 않을께요"·"두려움 없이 거리를 걸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여자라는 이유로 증오의 대상이 되지 않기를" 이라고 썼다.

경찰과 검찰은 김 씨가 조현병이 있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결론내렸지만 많은 여성들은 이 사건이 '여성혐오'에 의한 범죄라고 지적했다. 피해자가 목숨을 잃은 것은 단지 여성이었기 때문었으며 반대로 여성이라면 언제 어디서든 혐오에 의해 목숨을 잃을 수 있다고 분개했다. 강남역을 찾은 여성들은 '오늘도 우연히 살아남았다'며 여성혐오가 만연한 한국 사회를 질타했다.

강남역 살해사건이 사회적으로 파문을 일으킨 이유는 이 사건을 계기로 수많은 여성이 일상에서 마주하는 젠더 불평등을 '문제'로 인식하고 바꾸기 위해 목소리를 내며 기꺼이 싸우기로 다짐했기 때문이다. 다짐은 이내 행동으로 발전했다. 공적인 장소에서 성차별적인 사회 구조의 문제를 지적했고 성폭력 피해 경험을 공유했다. 젠더 폭력을 당연하게 여기는 불합리한 사회를 고치기 위해 다양한 실천적 노력이 곳곳에서 이루어졌고 지금도 이뤄지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은 지난 1년 동안 여성들이 두려움 속에서도 모이고 행진하고 말하고 외쳤기에 가능한 자리였고, 앞으로도 그렇게 하겠노라 다짐하는 자리였다.

김영순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는 "강남역 여성살해사건은 여성에게 안전한 공간이 없음을 드러냈다. 그리고 여성들은 여전히 일면식도 없는 이에게 몰래카메라를 찍히고 성추행을 당한다"며, "강남역 사건을 계기로 여성은 주체적으로 요구하고 소리치지 시작했다. 여성이 더 이상 살해되지 않는 성평등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미순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상임대표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보호받기를 원하지 않는다. 원하는 것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받지 않는 평등한 사회다"며,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간다. 여성 차별이 어떻게 발생하며 공공연하게 이루어지는지 지치지 않고 알리겠다"고 강조했다.

김세정 불꽃페미액션 활동가는 "(강남역 여성살해사건을 계기로)'나'들이 연결돼 우리가 되었다. 우리는 더이상 세상 사람 절반이 차별받는 이상한 세상에 살지 않겠다. 성적 농담의 대상이 되지 않겠다. 성폭력 피해를 침묵하지 않겠다. 여성혐오와 민주주의가 같이 갈 수 없다는 것을 말하겠다"고 말했다.

1년 전 평범한 회사원으로 살다가 강남역 사건을 접하며 우리 사회에 뿌리깊은 여성혐오를 똑바로 보게 되었다는 엄세진 범페미네트워크 활동가는 "매일 느끼는 젠더 폭력에 끙끙대던 저에게 강남역 10번출구는 뜨겁게 연대하는 혁명적 장소였다"고 말했다. 이후 사회를 바꾸기 위해 관련 활동을 하고 있다는 엄 활동가는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두려움과 아픔으로 공동체를 만들었다. 1년 전처럼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주온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은 "한국에서 여성이 단지 살아남는 것을 넘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변화를 만들고 싶다"며, "우리가 꿈꾸는 세상으로 성큼 성큼 걸어가기를 두려워하지 않겠다.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도록 만들고 구체적으로 성취하겠다. 지금 당장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들은 함께 발표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여성폭력의 근본적 원인이 성차별적인 사회구조와 문화에 있음을 분명히 한다"고 선언하며, "정부는 여성을 혐오하는 성차별적 사회구조와 문화를 개선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정치·경제·사회·문화 전반에서, 일상에서 성평등 의식의 변화를 만들어갈 것을 다짐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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