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시간 동안 3009명 피해 제보, “모든 생리대 안전성 조사하라”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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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시간 동안 3009명 피해 제보, “모든 생리대 안전성 조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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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8-24 10:30:23 | 수정 : 2017-08-24 16:5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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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환경연대, 기자회견 열고 릴리안 부작용 제보 분석 결과 발표
제보자 2명 직접 참석 “생리대 바꾸니 생리주기 자체가 사라졌다”
여성환경재단이 24일 오전 서울 중구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일회용 생리대 부작용 규명과 철저한 조사’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뉴스한국)
일회용 생리대 릴리안을 사용한 후 월경기간과 주기가 변하고 월경 혈에도 변화가 생기는 등 각종 부작용을 경험했다는 제보가 잇따르면서 이른바 유해 생리대 파동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여성환경연대가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47시간 동안 접수한 3009명의 제보 분석 결과를 발표하며 일회용 생리대 안전성 조사를 촉구했다.

3009명 부작용 사례 중 70% 이상 월경기간 변화 경험
릴리안 부작용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한 것은 약 1년 전부터다. 여성들이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부작용 사례가 올라오던 중 올해 3월 여성환경연대는 시중에서 판매하는 일회용 생리대 10개를 조사해 그 결과를 발표했는데, 릴리안에서 가장 높은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릴리안 부작용을 호소하는 제보는 봇물이 터진 것처럼 쏟아졌다. 여성환경연대는 21일 오후 7시부터 23일 오후 4시 40분께까지 3009건의 제보를 접수했다.

제보자는 10대부터 60대까지 폭이 넓지만 20대~30대가 80%를 차지한다. 릴리안 이용기간은 3개월 이하부터 5년 이상까지 다양하게 나타났다. 제보자들이 호소한 월경기간 변화 중 두드러진 증상으로 기간 감소를 호소하는 응답이 전체의 70.7%(2126명)를 차지했다. 월경이 아예 끊겼다는 경우도 4.7%(141명)에 이른다.

제보자의 65.6%(1997명)가 월경주기의 변화를 겪었다고 응답했다. 월경주기가 6개월 이상으로 늘었다는 제보는 무려 12.3%(370명)에 이른다. 생리불순도 20.3%(612명)에 달한다. 제보자 중 절대 다수인 85.8%(2582명)가 월경 혈이 줄었다고 밝혔다. 생리통이 심해졌다는 응답은 68%(2045명)에 이른다. 질염 등 염증 질환을 겪거나 그전보다 더욱 심한 염증 질환을 경험했는지 묻는 질문에 55.8%(1680명)가 그렇다고 대답한 반면 37.6%(1131명)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여성환경연대는 제보자들 중 릴리안을 사용한 후 최근 3년 이내에 월경과 자궁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경우가 49.7%(1495명)이고 그렇지 않은 경우가 51.2%(1540명)라고 밝혔다. 가장 많이 경험한 질환은 질염 51.4%(831명), 생리불순 38.1%(616명), 자궁근종 13.5%(218명), 자궁내막 관련 질환이 9.8%(159명)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기타 건강 부작용으로 부정출혈, 검거나 뭉친 월경 혈, 방광염, 배란통, 난소 혹, 생리전증후군 등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40대 여성 A씨는 “릴리안을 만 1년 이상 사용했는데 기존에 5~6일 하던 월경 기간이 하루하루 줄다 올 초부터는 만 하루 밖에 안하더라. 폐경기인가 싶어 그냥 넘겼는데 내 불찰이다”며 한숨을 쉬었다. A씨는 “그렇게 몇 달이 지나고 제가 사용하는 생리대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다”며, “안일하게 생각했나 싶어 후회가 들고 이러다 폐경에 이르는 것은 아닌지 불안하다”고 호소했다.

지난 3년 동안 꾸준히 릴리안을 사용했다는 20대 여성 B씨는 “이 제품을 쓸 때부터 월경 주기가 바뀌고 양이 줄었다. 다른 생리대보다 사용하기 편하고 유해물질이 없다는 광고를 신뢰했고, 몸에 이상이 있을 때는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계속 썼다. 오랫동안 사용한 생리대에서 가장 많은 독성물질이 나왔다니, 이전부터 느낀 생리불순 등이 개인의 문제가 아닌 것 같아 화가 난다”고 말했다. B씨는 정상적으로 하던 월경주기가 3개월에 1번으로 바뀌더니 월경주기 자체가 사라졌다고 토로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하려다 언론에 노출되는 게 부담스러워 포기했다는 20대 초반의 여성 C씨는 “릴리안 순수한면을 사용하다 2015년 다낭성 난소증후군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C씨의 발언은 고금숙 여성환경연대 환경건강팀장이 대신 발표했다.

“유해 생리대 파동이 여성건강의 무관심 벗어나는 커다란 계기”
여성환경연대는 위해성 평가와 건강역학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제보 응답 중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피해를 일으킨 원인물질이 무엇인지, 생리대와 건강 이상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올해 3월 생리대 유해물질 조사결과를 발표한 후 여성들의 목소리가 모여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업체의 변화를 이끌어냈다고 평가했다. 릴리안 제조업체 깨끗한나라는 23일 이번 사태를 공식 사과하며 생리대 전 성분을 공개하고 환불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총휘발서유기화합물 조사를 최대한 앞당겨 진행하고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을 통해 이상사례를 받겠다고 말했다.

여성환경연대는 “그동안 여성이 생리통과 생리대 사용의 불편과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을 ‘사소하고 개인적인 사건’으로 폄하해 누구도 책임 있게 관련 조사나 대책을 마련한 적이 없다”며, “이번 사건이 생리대 유해물질과 여성건강의 무관심을 벗어나는 커다란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자유발언자로 참석한 고혜미 SBS스페셜 '바디버든' 연출자(환경호르몬의 습격 작가)는 이번 유해 생리대 파동을 가리켜 “식약처와 해당 기업은 위험을 키우는 게 전략인가. 문제해결하기 위해 대화하는 게 ‘리스크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한다면, 최악의 리스크커뮤니케이션이다”며, “얼마나 더 아프고 고통을 받아야 바뀔지 묻고 싶다. 생리대의 철저한 관리와 조치, 피해 해결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김동희 불꽃페미액션 활동가는 “요즘은 유아용 기저귀를 사용하는 게 유행이다. 부드럽고 피부도 짓무르지 않고 가격도 저렴하기 때문”이라며, “이 나라에서 여성은 어떤 존재인가. 발암물질이 든 생리대를 사용해도, 이 때문에 병원 신세를 져도, 비싼 생리대를 사야 해도 되는 존재인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이번 한 번의 해프닝으로 지나갈 일은 아니다. 여성의 건강권을 위협하는 것에 확실한 존재가 필요하다. 릴리안이 대표로 지적을 받지만 다른 생리대도 안전한 것은 아니다. 여성의 성기와 자궁에 접촉하는 생리대를 마음 놓고 사용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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