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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 익사사고 육군 중장이 '영웅담' 조작 지시…탄로 나자 부하에게 떠넘겨"

등록 2017-09-06 14:52:48 | 수정 2017-09-06 16:47:09

군인권센터 6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 열어…사고 당시 운전병 진술서 공개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6일 오전 이한열기념관 3층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1년 발생한 한강 익사사고가 영웅담으로 뒤바뀐 것은 합동참모본부 김 모 중장이 조작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뉴스한국)
6년 전 군 장병 한강 익사사고가 영웅담으로 뒤바뀐 배경에 당시 사단장이었던 김 모 육군 중장(육사 38기)의 조작 지시가 있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6일 오전 이한열기념관 3층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사고 당시 사단장으로 재임했던 김 중장은 미담 조작 사실이 드러나자 부하인 연대장 이 모 대령에게 잘못을 뒤집어씌웠고 이 대령이 진실을 밝히려 하자 국방부 검찰단이 보복수사 한 의혹이 있다'고 밝혔다.

한강 익사사고란 2011년 8월 27일 경기도 김포시 고촌면 한강 하구에서 발생한 것으로 군사훈련지역의 잡초와 나무를 청소하고 휴식하던 임 모(사망 당시 22살) 병장이 발을 헛디뎌 물에 빠진 사고를 말한다. 사고 직후 임 병장이 후임을 구해내려다 급류에 휩쓸린 것으로 알려졌지만 미담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이때까지만 해도 의도적인 조작은 없었으며 군 내부에서 상황 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해 발생한 해프닝 정도로 알려졌다.

임 소장은 내막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단순한 보고 전달 오류 때문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그에 따르면, 한강 익사사고 직후인 2011년 9월 수도군단 5부 합동조사를 앞두고 김 중장이 이 대령을 불러 거짓 미담 대책을 마련하며 3대대장 실수로 잘못 보고한 것으로 입을 맞추기로 했고 3대대장도 그렇게 하기로 했다. 그러다 3대대장이 입장을 바꾸자 난처해진 김 중장이 모든 죄를 이 대령에게 뒤집어씌우기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임 소장은 “이 대령이 김 중장에게 전화를 걸어 조작 미담을 상세하게 보고한 것처럼 둔갑시키려고 했지만 조사과정에서 모든 진술은 사실대로 원상복구됐다. 다만 차량으로 이동할 때 이 대령이 3대대장에게 전화해 사건을 미담으로 조작해 김 중장에게 보고할 것을 지시한 것처럼 꾸몄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이 대령은 감봉 2개월에 보직해임 처분을 받았다. 임 소장은 “김 중장은 조작 사실이 탄로 나자 그 책임을 이 대령에게 모두 떠넘기고 처벌을 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로부터 5년여가 지나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자 이 대령은 사건의 전모를 밝혀야겠다는 생각에 7월 17일 국민권익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하며 사건 재조사를 요구했다. 권익위는 조사를 국방부 감사실로 위임했고 감사실은 국방부 검찰단에 조사를 의뢰했다.

임 소장은 “국방부 검찰단이 노골적으로 김 중장을 편들었다. 김 중장을 강제수사하지 않고 내사를 종결하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반면 김 중장이 이 대령을 무고로 고소하자 지난달 18일 이 대령의 사무실과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며, “사건 조작의 당사자인 3성 장군은 강제수사하지 않고 도리어 제보자인 이 대령은 바로 압수수색하는 모습은 수사의 형평성을 무너뜨리는 행태로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질타했다.

군인권센터는 이날 오후 김 중장을 직권남용과 무고 혐의로 국방부 조사본부에 고발했고 동시에 국방부 검찰단장을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했다. 임 소장은 “개인의 영달을 위해 부하의 죽음을 미담으로 위장하도록 하고 그것이 탄로 날까 두려워 또 다른 부하에게 죄를 뒤집어씌운 것까지 모자라 진실을 가리기 위해 군 검찰과 손을 잡고 패악을 일삼는 자가 엄중한 시기에 우리 군의 작전을 담당하게 할 수는 없다”며 김 장성의 보직해임과 전역 보류 조치를 요구하며 강제수사를 촉구했다.

이 대령 휘하의 전 운전병은 “(이 대령은) 루머와는 관계가 없어 보인다…오로지 작전 지시에 충실했고 그 사건에만 몰두했음은 항상 옆에 있던 제가 증명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국방부 검찰단은 “이 대령의 무고 혐의 고소장을 접수해 관련자 조사 등 수사를 진행 중"이라며, 7월 이 대령이 국민권익위에 제기한 민원을 접수해 조사한 결과 당시 사단장이었던 김 중장이 사망 경위를 조작하도록 지시했거나 허위 진술을 강요했다고 입증할 만한 증거가 없어 '혐의 없음' 처분을 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