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화 길 열리는 줄 알았는데…”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 눈물의 집단 삭발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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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직화 길 열리는 줄 알았는데…”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 눈물의 집단 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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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9-19 21:48:10 | 수정 : 2017-09-27 15: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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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코앞이지만 2017년 임금교섭은 잇달아 파행
“근속수당 인상하고 공무원 임금 80% 공약 이행해야”
19일 오전 11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학교비정규직 집단삭발 기자회견이 열렸다. (뉴스한국)
비정규직 차별을 줄이기 위해 근속수당을 올려야 한다고 줄기차게 요구하는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파행을 거듭하는 교육부·교육청 집단교섭을 비판하며 집단 삭발했다. 19일 오전 11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서비스연맹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이하 학비노조) 임원과 지부장 총 18명은 눈물을 머금고 머리를 짧게 밀었다. 이들은 김상곤 교육부 장관과 교육감이 직접 교섭에 나서야 한다며 추석 전에 매듭을 짓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정규직 완전 철폐와 근속수당 인상을 요구하며 올해 6월 총파업을 했던 전국 5만 명 규모의 학비노조는 국가일자리위원회로부터 무기계약직 차별 시정과 근속수당 인상 약속을 받아냈다. 총파업으로 집단교섭까지 이뤄낸 만큼 정규직화의 길이 열릴 것이라는 기대가 컸지만 추석을 코앞에 둔 지금까지 2017년 임금교섭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표류하는 실정이다.

7월 6일 교육부와 전국 시도교육청 공동관리협의회가 올해 임금교섭을 교육부 주관 아래 17개 교육청이 모두 참가하는 공동교섭 형태로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교육부·교육청과 집단교섭을 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이 때문에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이를 가리켜 ‘역사적인’ 집단교섭이라고 부른다.

지난달 18일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전국여성노동조합·공공운수노조전국교육공무직본부로 꾸린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이하 학비연대)가 교육부·교육청과 첫 집단교섭을 시작했다. 학비연대는 근속수당 인상을 핵심으로 하는 요구안을 제출했고 교육부와 교육청은 요구안을 검토해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출발은 무난했지만 웬일인지 그달 29일부터 이달 14일까지 네 차례에 걸친 실무교섭과 본교섭은 삐걱거리고 있다. 교육부·교육청이 합의하지도 않은 통상임금 산정시간 변경을 탁자 위에 올려놓고 이것을 전제로 교섭을 진행하자거나 임금체계개편을 논의하자고 했다가 입장을 뒤바꿨다는 게 학비연대의 설명이다. 또 근속수당 인상 요구에 교육부와 교육청 모두 긍정적인 안을 전혀 내놓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19일 오전 11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학교비정규직 집단삭발 기자회견이 열렸다. (뉴스한국)
학비노조는 “근속수당 인상이 일할수록 벌어지는 정규직과 임금격차를 해소하려는 방법이지만 교육부와 교육청은 최저임금 인상 부담을 피하려고 꼼수를 부리고 있다. 최저임금을 올리겠다면서 오히려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을 깎으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근속수당 인상을 구걸하는 게 아니다”며 근속수당을 올려 공무원 임금의 80% 수준을 받게 하겠다는 대통령 공약을 이행하라고 요구했다.

삭발 전 마이크를 든 박금자 학비노조 위원장은 “참 많이 떨린다. 추석을 앞두고 삭발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너무 가슴 아프고 힘들다”며, “문재인 정부가 비정규직 살린다고 홍보하면서 뒤로는 비정규직을 두 번 죽이는 행태를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고 비판을 칼날을 세웠다.

집단 삭발식은 약 15분에 걸쳐 이뤄졌다. 박 위원장을 포함한 18명 간부의 머리카락이 이발기에 밀려 정부청사 앞 인도 위로 떨어졌다. 이발기를 든 동료들은 눈물을 참지 못하고 오열했다. 삭발식이 끝나고 간부들은 짧게 자른 머리에 ‘비정규직 철폐’를 새긴 붉은 띠를 맸다.

삭발한 후 규탄 발언에 나선 고혜경 학비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오늘은 너무 슬프고 비참하다. 노조 활동 7년 동안 해보지 않은 투쟁이 없지만 우리의 처우가 더 좋아지기는커녕 그나마 받은 것까지 빼앗기는 실정”이라고 울먹였다. 여미전 학비노조 충남세종 지부장은 “언제까지 혈서를 쓰고 단식 농성을 하고 삭발해야 우리의 요구를 들어줄 것인가. 언제까지 우리를 조롱할 것인가”라며 “눈물이 계속 흐르는 이유는 몸을 희생해야 교육청이 움직인다는 사실 때문”이라고 한탄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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