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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 유해 HCFC-123소화기 허위·과장 광고…국민 안전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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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10-16 15:46:47 | 수정 : 2017-10-16 21: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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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자극성 물질·급성 간손상 보고…‘청정·친환경 소화기’로 광고
진선미 “허위·과장 광고 시정조치하고, 관련 법 규정 개정해야”
HCFC-123소화기 제조업체 홈페이지와 카달로그 허위·과장 광고 예시. (진선미 의원실 제공)
인체에 유해한 물질을 사용한 소화기를 제조·유통업체들이 ‘청정소화기’, ‘친환경소화기’로 허위·과장 광고해 국민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6일 소화기 제조·유통업체들의 허위·과장 광고로 인체에 유해성을 갖고 있는 HCFC-123소화기 약 55만 대와 에어로졸 소화용구 약 95만 개가 시중에 유통되었다고 밝혔다.

진 의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HCFC-123소화기 제조업체 10곳 중 홈페이지가 있는 6곳의 경우, 제품 카달로그와 홈페이지에서 해당 소화기를 ‘청정소화기’ 또는 ‘친환경소화기’로 홍보하고 있었다. 옥션·11번가·인터파크 등 온라인 유통업체나 코끼리소방마트 등 소방용품 도매업체들의 허위·과장 광고 정도는 더욱 심했다.

할로겐화합물 소화약제인 HCFC-123물질은 산업안전공단의 물질안전보건자료(MSDS)에서 ‘흡입에 의해 신체 흡수가 가능하고, 공기 중 고농도 상태에서 산소결핍을 일으켜 의식상실 혹은 사망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 물질이다. 미국 국립산업안전보건연구원(NIOSH)의 화학물질DB에서도 ‘급성 간기능 유발 및 눈 자극성 유발’ 물질로 정해져 있다. 환경부에서 제출한 해외 동물실험 연구자료에서도 ‘눈 자극성 물질이고, 염색체 이상을 일으킬 수 있으며, 이 물질에 노출된 근로자에게 간 손상 보고’가 있었다.

미국 소화기 제조사인 듀퐁사도 HCFC-123물질을 소화 목적으로 사용할 때 ‘야외에서나 환기가 되는 곳, 사람이 전혀 없는 방호공간에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국내 전문가들도 HCFC-123은 치명적인 독성물질은 아니지만 일정부분 흡입되면 인체에 유해성을 가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8월 경기도 안성의 화재용 소화기 제조사업장에서 용기에 소화약제 충전 업무를 하던 파견노동자 2명이 독성간염 증세를 보여 치료를 받던 중 한 명이 사망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해당 사고는 환기가 불충분한 공간에서 작업을 하면서 HCFC-123 증기가 작업장 내부로 확산됐으며 호흡용 보호구의 착용 없이 작업을 수행하던 노동자가 증기를 직접 흡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진 의원에 따르면 소방청과 소방산업기술원은 소화기 제조업체들이 ‘할로겐화합물소화기’로 승인받은 제품을 ‘청정소화기’ 또는 ‘청정소화약제’로 허위·과장 광고하여 판매하고 있는 사실을 확인하고, 지난 2013년 11월 공정거래위원회에 소화기 부적정 광고홍보 시정 요청 공문을 보낸 바 있다. 그러나 공정거래위원회와 소방청이 별다른 후속조치를 취하지 않으면서 HCFC-123소화기와 에어졸식 소화용구의 판매는 급증했다.

‘청정소화약제소화설비 화재안전기준’(NFSC 107A)에서는 ‘사용 후에 잔재물이 남지 않는 소화약제’를 청정소화약제라고 정의하며, HCFC-123물질이 4.75% 포함된 ‘HCFC BLEND A’와 같은 13가지를 청정소화약제로 정해놓고 있다. HCFC-123소화기 제조·유통업체들은 ‘잔재물이 남지 않는다’는 의미의 ‘청정(clean agent)’이라는 용어를 마치 인체에 무해하고 친환경적인 것처럼 허위·과장 광고를 한 것이다. HCFC-123소화약제를 99.9% 사용한 소화기는 ‘할로겐화합물 소화기’ 또는 ‘HCFC-123소화기’라고 해야 한다.

진 의원은 “HCFC-123소화기는 제조·유통업체의 허위·과장 광고와 소방청의 방임이 더해지면서 백화점·마트, 숙박시설, 다중이용시설, 학교 등에 무차별 유통되었는데 어느 곳으로 유통되어 어느 장소에 배치되어 있는지 정확한 실태조사도 안 되어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소방청은 HCFC-123소화기 허위·과장 광고에 대한 실태조사를 한 이후 공정거래위원회와 함께 조속히 시정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며 “허위·과장광고의 근거가 된 ‘청정소화약제’의 ‘청정’이라는 용어를 국민들의 혼란이 생기지 않도록 적절한 용어로 변경하고 관련 법 규정을 개정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은희 기자  [news@newshank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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