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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인간 영역 대체하는 4차산업혁명, 극단적 정치 선택으로 이어질 수도"

등록 2017-10-19 15:03:26 | 수정 2017-10-19 21:16:26

칼 프레이 英 옥스포드대 교수, 세계경제연구원 '직업의 미래' 강연

칼 프레이(오른쪽) 영국 옥스포드대학교 교수가 19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4차산업혁명시대의 노동 문제를 다룬 강연을 했다. (뉴스한국)
로봇이 인간의 영역을 폭넓게 대체하는 4차산업혁명 물결은 인류에게 어떤 미래로 다가올까. 산업사회에서 디지털사회로 바뀌는 과정의 정치·경제학적 측면을 연구하는 칼 베네딕트 프레이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는 미래 거의 모든 일자리가 자동화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프레이 교수는 19일 오전 서울경제연구원이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연 '직업의 미래-이번엔 다른가'라는 주제의 조찬강연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프레이 교수는 미국 경우를 예로 들어 현재 직업군 가운데 47%를 자동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제조업이나 단순 사무직뿐 아니라 물류·건설·영업·서비스 분야도 자동화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가장 먼저 저숙련·단순노동자의 업무를 로봇이 대체할 것이라고 봤다. 다만 자동화가 가능하다고 해서 모두 자동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이르다고 설명했다. 노동과 자본의 비용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저숙련 업무는 로봇이 하는 게 효율적이지만 인간이 적은 임금으로 일한다면 굳이 비용을 들여 기계로 대체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문화적으로 자동화를 얼마나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냐도 변수다.

프레이 교수는 인공지능의 발달로 많은 분야에서 자동화가 가능하겠지만 일자리 절대 총합은 지금과 비슷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어떤 일자리가 없어지고 생기냐보다 중요한 것은 과연 대다수 인구가 자동화 혜택을 받느냐라고 강조한다. 단적으로, 지난 100년 동안 기술 발전으로 임금이 800% 증가했지만 여가는 단 10% 밖에 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이와 함께 프레이 교수는 4차산업혁명이 극단적인 정치적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로봇이 발달하면서 사람들은 '내가 가진 기술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위기감을 느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후보 시절 일자리를 미국으로 돌아오게 할 것이라고 했을 때 많은 유권자들은 극단적인 정치·경제적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생각해 트럼프를 지지했다"며, "이런 추세는 더욱 강해질 것이다. 지금까지는 기계화·로봇화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노동시장의 극히 일부였지만 4차혁명이 도래하고 인공지능이 등장하면서 거의 모든 종류의 서비스 직종이 대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점점 더 많은 사람이 기계에 대체될 위기에 처한다면 극단적인 정치적 선택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프레이 교수는 같은 맥락에서 선진국보다 개발도상국을 더 유심히 살펴야 한다고 말한다. 선진국은 이미 어느 정도 기계화·자동화의 전환을 이뤘지만 개도국에는 겪어야 할 미래이기 때문이다. 그는 "농업에서 제조업으로 전환한 것이 선진국 입장에서는 번영을 이루는 수단이었지만 개도국에는 같은 결과를 가져오지 않았던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