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핵 시민단체, "시민참여단 '건설 재개' 결정은 '기울어진 운동장' 탓"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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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핵 시민단체, "시민참여단 '건설 재개' 결정은 '기울어진 운동장'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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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10-20 14:09:21 | 수정 : 2017-10-20 20:5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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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론화위 권고 아쉽지만 존중…정부, 원전 축소 의견 무겁게 받아들여야"
안전한세상을위한신고리5·6호기백지화시민행동이 20일 오전 서울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위원회의 '건설 재개' 권고 발표를 존중한다고 밝혔다. (뉴스한국)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위원회(이하 공론화위)의 '건설 재개' 결정에 탈핵 시민단체는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전한세상을위한신고리5·6호기백지화시민행동(이하 시민행동)은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있는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참여단 59.5%가 건설재개를 선택한 것은 '기울어진 운동장' 문제를 반영한 결과이며 매우 아쉬운 일"이라면서도 "시민참여단이 공론화기간 동안 보여준 진중한 토론 모습과 판단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공론화위는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에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를 권고했다. 시민행동은 공론화 기간 동안 신고리 5·6호기 백지화와 탈핵 정책 추진의 필요성을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전국 900여 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여 올해 7월 27일 출범한 연대체다.

시민행동은 "수십 년간 온 국민이 핵발전의 필요성과 안전성·경제성에 대한 정보를 일방적으로 접해온 상황에서 공론화 기간은 너무나 짧았다"고 지적하는 한편 "한국수력원자력과 정부출연 연구기관의 부적절한 건설재개 측 활동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고 정부와 공론화위는 이를 바로잡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시민행동은 언론에 배포한 공식 입장 자료에서 공론화위 권고에 "아쉽다"고 논평했지만 오랫동안 탈핵 운동을 해온 활동가들과 원전 건설 지역 주민들은 기자회견에서 답답함과 울분을 토해냈다.

경남 밀양에서 올라온 탈핵 단체 '밀양 할매할배들의 탈당원정대' 소속 한옥순(70·여) 씨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정말 실망했다. 공약에서 '사람이 우선'이라고 해놓고 원전을 더 짓겠다는 것인가. 앞으로 죽을 때까지 원전을 막고 신고리 5·6호기 백지화를 이끌어 내겠다"고 말했다. 같은 단체의 고준길(73·남) 씨는 소수 의견임을 전제로 공론화위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분개했다. 고 씨는 "우리나라는 공론화를 할 만큼 민주주의가 성숙하지 않았고, (시민참여단) 471명에게 우리나라 미래를 맡길 수 없다. 2박3일 합숙토론으로 중대 문제를 이렇게 끝낼 수는 없다. 공론화위 결과를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격앙했다.

시민행동 공동상황실장을 맡은 염형철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은 "이 분의 말은 소수 의견이 아니다. 시민행동은 공론화에 참여한 단위로서 공식 논평을 낸 것일 뿐 우리 안에는 많은 분노와 불신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론화 결정을 '수용하는 것인가'는 질문에 "수용 여부를 말하기보다는 존중한다. 문장 그대로 이해해 달라. 다만 그 안에는 여러 감정과 불만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 분위기는 무겁고 침통했다. 사회를 맡은 염 사무총장은 종종 말을 잇지 못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일부 활동가는 종이로 얼굴을 가리고 손으로 눈물을 훔쳤다. 염 사무총장은 공론화위가 기계적 중립을 지키는 데 그쳤고 언론이 건설 재개 쪽으로 편파적인 보도를 했다고 주장했다.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처장도 "(이번 공론화 결과를 보며) 한국 사회에 40년 동안 원전 확대 정책이 뿌리 깊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다. 공론화 과정에서 엄청난 홍보와 가짜뉴스와 편파보도가 만연해 시민들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는데 이를 반박할 시간이 부족했다"고 토로했다.

시민행동은 시민참여단에게 설득력 있는 논리를 제공하지 못한 점을 반성하고 성찰한다고 말하면서도, 53.2%가 원전 '축소' 의견을 밝힌 것은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정부가 이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문 대통령 임기 내에 원전 안정성 강화·신규 원전 중단·노후 원전 조기 폐쇄를 실행해 실질적으로 원전을 축소하라고 요구했다.

시민행동에서 대응팀장을 맡은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는 "공론화에 들어가기 전 기울어진 운동장을 평평하게 만들지 못했지만 그래도 원전 축소 의견이 50% 이상 나온 것은 유의미하게 본다"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시민참여단이) 신고리 5·6호기는 다르게 판단했지만 탈핵 정책을 계속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여줬다"며, "앞으로 신고리 5·6호기 문제도 계속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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