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일조를 재산 갈취 교리라는 취지로 판단한 법원 판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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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일조를 재산 갈취 교리라는 취지로 판단한 법원 판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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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11-21 15:32:00 | 수정 : 2017-11-21 15:5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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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교회와 기독교의 십일조가 재산 갈취 교리?
최근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민사1부(재판장 명재권 판사)는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이하 하나님의 교회)를 비방하며 피켓시위를 한 K·J씨에 대한 하나님의 교회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기각했다. K씨는 하나님의 교회 신도였지만 2007년경 중국에서 자신을 재림예수라고 주장하고 시한부종말론을 외치며 신도 20여 명의 재산을 갈취하고 이들을 감금하는 등 기행을 하다가 중국 공안에 체포돼 강제추방당했다. 이 일로 하나님의 교회에서도 제명당했다. J씨는 10년 동안 K씨를 재림예수로 추종해온 인물이다.

이들은 2013년 11월경 하나님의 교회 안티모임 대표이자 이단전문가를 자처하는 개신교 Y교회 담임인 이 모 목사에게 1000만 원을 주고 회원 자격을 얻어 이 모임 명의로 활동했다. 주로 하나님의 교회 앞이나 역전 등 공공장소에서 하나님의 교회에 대하여 △십일조를 하지 않으면 저주 받는다고 가르쳐 재산을 갈취하였다 △전도하지 않으면 저주 받는다고 가르쳐 가정파탄을 조장하였다 △ 믿지 않는 남편을 마귀라고 가르쳐서 이혼을 조장하였다 △이 땅의 가족은 가짜고 하늘가족만이 진짜라고 가르쳐서 가정파탄을 조장하였다는 등의 내용을 퍼뜨리며 124회에 걸쳐 시위를 해왔다. 하나님의 교회는 2014년경 이들의 시위활동에 대해 시위금지가처분 신청을 하였고, 성남지원은 이들의 주장을 허위로 판단해 가처분신청을 전부 인용한 바 있다. 이 결정은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중요 표현 간과하고 교리 존재 여부만 갖고 판단
법원이 이번 민사 판결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이유는 피고들이 사용한 표현 내용 중 중요한 부분이 하나님의 교회의 교리서에 기재된 내용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법원이 판단한 중요 부분은 ‘십일조’, ‘전도’, ‘마귀’, ‘하늘가족’이라는 표현 부분이다.

법원은 “십일조를 행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놀라우신 저주로 형벌하겠다고 하셨습니다. 십일조를 행하지 않는 사람은 하나님의 소유된 거룩한 성물을 도적질한 죄가 있다고 하셨습니다. 하나님을 위해 성별된 거룩한 성물에 손을 댄 아간의 범죄는 오늘날 성물인 십일조 규례를 행치 아니하는 자들에 대한 하나님의 준엄하신 경고요, 형벌의 예표임을 알려주고 있습니다”라는 부분이 기재되어 있다는 것을 근거로 ‘십일조를 하지 않으면 저주 받는다고 가르쳐 재산을 갈취하였다’는 표현 전체를 사실이라고 판단했다. 나머지 3개 표현도 같은 방식으로 책자에 일부 표현이 존재한다는 것만 가지고 사실관계나 인과관계를 전혀 따지지 않고 문장 전체 내용을 사실이라고 판단했다.

반면 ‘재산 갈취’와 ‘가정파탄 조장’, ‘이혼 조장’ 표현은 중요한 부분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이 표현들에 대하여는 ‘부적절한 표현’, ‘진실과 차이가 있고 다소 과장된 표현’이나 중요한 부분이 아니므로 피고들의 위법성 판단에 아무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법원이 모든 기독교를 재산 갈취, 가정파탄 조장하는 종교로 만든 형국
이번 판결은 결론적으로 십일조나 전도, 마귀라는 일부 표현이 책자에 있으면 재산 갈취하는 교회, 이혼 조장하는 교회, 가정파탄 조장하는 교회라고 판단한 셈이다. 교계가 이번 판결에 대해 황당하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는 이유다. 법원이 종교의 특수성을 간과해 십일조, 전도, 마귀, 하늘가족 교리를 가진 모든 기독교를 재산을 갈취하고 가정파탄을 조장하는 종교로 만들었다는 자조 섞인 불만도 새어나오고 있다.

실제 십일조와 전도 등 교리는 하나님의 교회만의 특수한 교리나 가르침이 아니다. 법원이 판단 근거로 채택한 문장 표현들도 이 교회 책자에만 있는 내용이 아니다. 십일조와 저주, 아간의 범죄는 성경 말라기서와 여호수아서에 나오는 내용으로, 모든 기독교가 십일조를 강조할 때 빈번하게 인용하는 내용이다. 전도 역시 마찬가지다. 복음을 전하지 않으면 그들의 모든 죄를 전하지 않은 자에게 묻겠다고 하는 내용은 기독교회가 전도를 권면할 때 자주 사용하는 내용이다. 마귀가 주변 사람을 충동해 신앙을 훼방한다는 내용이나 하늘가족에 대한 내용 역시 마찬가지다.

일례로 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는 ‘욥의 시련과 마귀의 참소’라는 제목으로 “마귀는 영적 존재이기 때문에 그의 참소는 사람을 통해서 나타납니다. 마귀는 가장 가까운 부모, 형제, 친척, 친지, 이웃 혹은 원수를 통해서…마귀는 영적 존재이므로 그 형체는 없어도 사람과 환경을 통해서 격렬하게 우리를 공격해 옵니다…마귀는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접근하여 너무나 억울한 소리를 하게 해서 참소토록 하는 것입니다”라고 수회 설교를 했다. 이 내용은 순복음교회가 발행하는 책자, 신문 등에도 게재되어 있다. 법원의 논리대로라면 같은 표현이 기재된 책자가 있거나 설교를 한 사실이 있는 이 같은 교회는 모두 자동적으로 재산을 갈취한 교회, 이혼 조장한 교회, 가정파탄 조장한 교회가 되는 셈이다.

'순복음소식', 1990년 5월 27일자 기사 갈무리.
'국민일보' 2014년 2월 8일자 기사 갈무리.
일부 표현만 있으면 어떤 비방을 해도 무방?
상식 벗어난 종교비판의 신종 가이드라인 만들어진 셈

전문가들은 책자의 일부 표현만 가지고 해당 표현 전체를 사실이라거나 허위라고 판단하는 것은 일반적이지도 상식적이지도 않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기독교계 한 언론인은 “한국말은 ‘아’ 다르고 ‘어’ 달라서 끝까지 들어봐야 내용을 알 수 있기 때문에 더더욱 전체 내용이나 맥락을 살펴서 의미를 파악해야 한다, 문장 한두 개만 가지고 전체 내용이 이렇다 저렇다 판단하거나 내용의 취지를 왜곡하면 안 된다는 것은 상식이다”라며 “이번 판결은 일반인의 상식에 벗어나서 납득하기가 힘든 판결”이라고 말했다.

30년 간 목회 활동을 해왔다는 한 교계 목사는 “이 판결대로라면 하나님의 교회뿐 아니라 세상의 어느 교회도 십일조나 전도 등을 가르친다는 이유로 ‘재산 갈취’ ‘가정파탄 조장’ 등의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일부 표현이 교리서나 책자에 있다는 사실만 가지고 어떤 비방을 해도 무방하다는 식의 이런 판결 때문에 종교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질 것이 자명하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한 법조인은 “교리를 비판하는 것은 종교 비판 자유 영역에 속하기 때문에 세속법으로 재단할 수 없지만 분명 ‘재산 갈취’나 ‘가정파탄 조장’은 세속법의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며, “세속에서 선교 활동 등을 하는 교회나 신도들이 명예와 인격을 심하게 침해당할 수 있는 상황이라 사실관계나 인과관계를 신중하게 다루어야 하는데, 단순하게 해당 교리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피고들의 주장을 위법하지 않다고 본 것은 이해하기 힘든 판결”이라고 말했다.

하나님의 교회 관계자는 “법원이 십일조를 우리 교회에서만 가르치거나 우리 교회 책자에만 있는 특수한 교리로 인식하고, 그러한 교리로 인해 문제가 발생되는 것처럼 판단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앞서 가처분소송에서 대법원이 피고들의 해당 발언을 허위사실이라고 확정 판결까지 했는데도 성남지원이 대법원 판례를 뒤집은 것도 문제”라며, 항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재림예수 K씨 영입한 이단전문가 이 모 목사, 교계 지탄
한편, 피고 K씨와 J씨는 ‘다윗성’이라는 이름의 신종종파 모임을 만들어 ‘K씨를 재림예수로 영접하라’, ‘K를 믿어야 임박한 종말의 재앙에서 구원받는다’, ‘K씨를 믿고 수련과 공부를 하면 귀신을 쫒아내는 능력을 갖게 되고 미래를 예언할 수 있다’는 등의 교리를 퍼뜨리며 인터넷에서 추종자를 규합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십일조가 ‘재산을 갈취하는 교리’이므로 폐지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수년 동안 다음 아고라 등지에서 십일조 폐지 운동을 전개한 사실도 있다.

한국기독교이단상삼소 인천상담소장 고광종 목사는 한 언론에 기고한 글을 통해 K씨와 J씨의 활동을 두고 ‘교회를 무너뜨리려 하는 이단’, ‘성도들의 신앙을 무너뜨리려 하는 사단의 역사’라고 평가했다. 아이러니하게도, 1000만 원의 돈을 받고 K씨와 J씨를 회원으로 영입해 시위를 하도록 한 하나님의 교회 안티모임 대표 이 모 목사는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 서울상담소장이다. 소위 이단전문가를 자처하는 이모 목사를 놓고 교계가 자질 문제를 거론하며 지탄하고 있는 이유다.


특별취재팀  [web@newshank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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