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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세 남매 사망 아파트 화재’ 친모 방화치사 혐의로 기소

등록 2018-01-29 14:14:18 | 수정 2018-01-29 17:37:43

경찰 ‘실화’ 결론 뒤집어…현주건조물방화치사 혐의 적용
‘라이터로 불 붙여…자살하려 진화 않고 내버려뒀다’ 진술

지난달 31일 오전 2시 26분께 광주 북구 두암동의 한 아파트 A(23·여) 씨의 집에서 불이 나 작은방에 있던 A씨의 자녀 세 명이 숨졌다. 사진은 화재 진화 뒤 집 내부 모습. (광주 북부소방서 제공=뉴시스)
경찰이 친모의 ‘실화’로 결론 내렸던 ‘아파트 화재 세 남매 사망 사건’에 대해 검찰이 경찰의 판단을 뒤집고 ‘방화치사’ 혐의로 기소했다.

광주지방검찰청은 아파트 화재로 숨진 세 남매의 친모 A(23·여)씨를 현주건조물방화치사 혐의로 기소했다고 29일 밝혔다.

현주건조물방화치사죄는 사람이 주거로 사용하거나 사람이 현존하는 건조물에 불을 놓아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하는 죄로 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는 무거운 죄다. 경찰은 송치 당시 A씨에게 중과실치사와 중실화 혐의를 적용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전담수사팀을 구성해 원점에서부터 다시 수사에 나섰다. A씨가 화재 당일 구조된 뒤 “라면을 끓이기 위해 붙인 가스레인지 불을 끄지 않아 화재가 발생했다”고 진술했다가 경찰 조사에서 “담뱃불을 터는 중 화재가 발생했다”며 진술을 번복한 점, 화재 초기에 세 남매를 구하지 않고 혼자 대피한 점 등이 석연치 않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검찰은 A씨를 상대로 한 조사, 화재현장 정밀감정, 휴대전화 통화내용·문자메시지·메신저 대화 내용 분석 등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합성 솜이불(극세사 이불)은 담뱃불에 의해 착화가 불가능하고, 불이 작은 방 안쪽 출입문 문턱에서 시작해 방 내부를 모두 태운 것으로 추정한다는 결과를 얻었다.

지난달 31일 광주 북구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삼남매 화재사건 현장의 단면도와 작은방 출입문 모습. (광주지방검찰청 제공=뉴시스)
결정적으로 ‘작은 방 바깥에서 담배를 피운 뒤 이불 위에 담배꽁초를 올려둔 채 라이터로 불을 붙이는 장난을 했다. 작은 방에서 휴대전화를 하던 중 불이 났다. 처음에는 자녀들과 자살할 생각에 진화하지 않고 내버려뒀다’는 A씨의 진술도 확보했다. 거짓말탐지기 조사에서 A씨가 경찰에 진술한 내용은 거짓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사고 발생일 친구와 전 남편에게 화재를 암시하는 메시지를 전송한 점, 귀가 뒤 구조 직전까지 40분 동안 휴대전화를 사용한 점, 아파트 월세 미납·자녀 유치원 비용 연체 등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사실, 인터넷 물품사기 범행을 저질러 변제·환불 독촉을 받은 사실 등을 확인했다.

이에 검찰은 A씨가 실수로 불을 낸 것이 아니라 라이터를 이용해 직접 불을 지른 것으로 판단했다.

한편 A씨는 지난해 12월 31일 오전 2시 26분께 광주 북구 두암동의 한 아파트에서 불을 내 자고 있던 4살·2살 아들과 15개월 딸을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됐다.



조은희 기자 news@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