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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단거리패 내부자 고발 "이윤택 '성폭행 부인' 리허설했다"

등록 2018-02-21 11:27:48 | 수정 2018-02-21 21:14:45

"이윤택, 기자회견 앞두고 변호사에 형량 자문"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있는 30스튜디오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뉴시스)
이윤택(66)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오랫동안 여러 배우를 성추행·성폭행했다는 주장이 잇달아 나와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이 전 감독이 공개 사과 기자회견을 하기 전 리허설을 진행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이 씨는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있는 30스튜디오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개 사과를 하면서도 '성폭행은 없었다'고 부인했다.

2008년부터 연희단거리패에서 연극하는 배우라고 밝힌 오동식 씨는 21일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이 씨가 기자회견 전 리허설을 진행했고 변호사에게 형량을 물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씨의 성폭력 폭로가 나오기 시작한 직후 이 씨와 극단이 여러 차례 대책회의를 열어 사태를 어떻게 수습할지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오 씨에 따르면, 이 씨와 극단 일부 관계자들은 가명으로 성폭행과 낙태를 폭로한 피해자가 누구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이 씨와 극단이 폭로가 사실임을 이미 인지한 상황에서 기자회견을 준비했다는 게 오 씨의 주장이다.

오 씨는 "2월 12일 새벽 우리는 이윤택의 은신처 울산에서 모였다. 어제 회의를 이윤택에게 전달하며 여러 가지 사항을 체크 받았다.…저는 이윤택과 변호사를 알아보고 있었다. 너무 참담했다. 이윤택은 아직도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에 현재 가명으로 알려진 '보리'라는 분의 글이 폭로됐다. 강간·낙태 일련의 사건들은 충격적이었다.…이윤택도 그 익명의 글을 읽고는 바로 그 사람의 실명을 이야기했다. 전 이때부터 이상하기도 하지만 너무 무서웠다. 실명을 안다는 것은 그 글의 내용이 사실이라는 점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녁 다시 선배 단원들이 모였다. 일단 '보리'라는 분의 글이 진짜인지 극단 대표가 묻기 시작했다. 사실이었다. 그것은 강간이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것은 '보리'라는 가명을 하신 분의 이야기를 이윤택이 했다.…그리고 다시 대책을 강구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다시 살 방법을 찾고 있었다. 그것도 순식간에. 기자회견을 해야 한다고 했다.…이윤택 선생이 한 일은 변호사에게 전화해서 형량에 관해 물었다. 기가 막혔다"고 말했다.

오 씨는 "그때 또 폭로 글이 나왔다. 낙태한 사람의 이니셜을 말하면서 폭로를 요구하는 글이었다. 이때 믿을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진다. 누군가의 입에서 그 사람의 실명이 나온다. 끔찍했다. 낙태 역시 사실이었고 그 사실을 선배들이 공유하고 있었다"며, "그날 저녁 사과문을 완성한 이윤택 선생님은 우리에게 혹은 저에게 기자회견 리허설을 하자고 했다. 예상 질문을 하라고 시켰고 난 차마 입을 뗄 수가 없었다. ㅈㅇㄱ이 묻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아래는 오 씨가 밝힌 기자회견 리허설 모습이다.

“지금 안마로 인한 성추행 말고 성폭행을 당했다는 제보가 있는데 사실입니까?”
“성폭행은 사실이 아닙니다.”
“낙태는 사실입니까?”
“사실이 아닙니다.”

오 씨에 따르면 극단 대표가 이 씨에게 "표정이 불쌍하지 않다.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말했고, 이 씨는 다시 표정을 지어보이며 "이건 어떠냐"고 묻기도 했다.

오 씨는 이 씨의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서울로 올라오는 중 '보리'라는 가명을 쓴 피해자가 하용부 씨에게도 성폭행을 당했다는 글을 보고 더 이상 운전을 할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하 씨는 국가무형문화재 제68호 밀양백중놀이 보유자다. 오 씨는 "그 일에는 ㅈㅇㄱ과 또 다른 선배가 연관돼 있다는 문자를 받았다. 이윤택 선생의 ㅈㅇㄱ과의 통화를 통해 그게 사실이라는 걸 확인했다"고 말했다.

오 씨는 글을 마치며, "나는 나의 스승 이윤택을 고발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살 길만을 찾고 있는 극단 대표를 고발한다. 또 ㅈㅇㄱ을 고발한다. 그리고 그들을 고발한 저는 ×××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