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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표준과학연구원 “중국 춘절 폭죽, 한반도 초미세먼지 농도 높여”

등록 2018-03-20 14:54:56 | 수정 2018-03-20 18:30:10

춘절 기간 한반도 대기 화학적 조성 분석…칼륨 농도 7배 높아져
중국발 미세먼지-한국 미세먼지 상관관계 과학적으로 최초 입증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가스분석표준센터 정진상 책임연구원이 실시간 액화포집 시스템을 이용하여 초미세먼지를 포집 후 분석하고 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중국발 대기오염물질이 국내에 유입돼 초미세먼지 농도를 높인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처음 입증됐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가스분석표준센터 정진상 책임연구원팀은 중국 춘절 기간 동안 한반도 전역의 초미세먼지의 화학적 조성을 분석해 춘절 불꽃놀이에 사용한 폭죽과의 상관관계를 최초로 규명했다고 20일 밝혔다.

초미세먼지는 지름 2.5㎛(마이크로미터) 이하의 먼지로, 화석연료나 바이오매스(화학적 에너지로 사용가능한 생물체, 농작물·산림 등)를 태울 때 발생한다. 미세먼지의 4분의 1 크기로 입자 크기가 매우 작기 때문에 코나 기관지에서 잘 걸러지지 않고 인체에 쌓여 각종 질병을 유발한다.

최근 국내에서 초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중국발 미세먼지가 지목되고 있으나 중국 당국은 그에 대한 과학적 입증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중 양국의 산업이나 농업의 성격이 비슷해 유사한 물질들을 배출하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초미세먼지의 화학적 조성만 분석해서는 중국에서 발생했는지를 입증하기 어렵다.

위성영상은 대기의 흐름을 거시적으로만 제공하고, 대기질 모델링은 실제 관측치와 비교할 때 오차가 크기 때문에 정확도가 부족해 증거로서 한계가 있다.

KRISS 연구진은 초미세먼지를 구성하는 물질인 칼륨과 레보글루코산을 실시간 측정하는 시스템을 개발해 증거를 확보했다. 칼륨은 폭죽과 바이오매스가 연소하는 과정에 모두 배출되지만 레보클루코산은 바이오매스 연소에서만 배출된다.

바이오매스 연소의 경우 칼륨과 레보글루코산의 농도가 같이 올라가지만, 칼륨 농도만 급격히 올라가고 레보글루코산의 농도가 변하지 않는다면, 농작물 등을 태우는 것이 아니라 대규모의 폭죽을 터트리면서 초미세먼지가 발생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2017년 중국 춘절 기간 동안 미세먼지 및 주요 화학물질의 대기 중 농도 분포(대전 기준). 1월 30일 새벽 초미세먼지의 농도가 급격히 증가할 때, 폭죽과 바이오매스 연소에서 발생하는 칼륨이 평상시보다 7~8배 증가했으나 바이오매스 연소에서 발생하는 레보글루코산은 증가하지 않았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연구진에 따르면 지난해 1월 말 중국 춘절이 시작되면서 한반도의 초미세먼지는 나쁨 수준을 보였다. 이 기간 동안 국내 대기 중 칼륨 농도가 평소보다 7배 이상 높아졌지만 레보글루코산의 농도는 변화가 없었다. 해당 시기에 우리나라는 불꽃놀이를 하지 않지만 중국에서 대규모 불꽃놀이를 한다는 점을 통해 폭죽에서 배출된 중국발 초미세먼지가 한반도까지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 입증된 것이다.

정진상 책임연구원은 “이번 연구를 통해 중국에서 배출된 초미세먼지가 장거리를 이동해 한반도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증명했다”며 “동북아 미세먼지 저감에 대한 중국과의 협력연구와 정책수립 과정에서 중요한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대기환경’(Atmospheric Environment) 4월호에 게재된다.



조은희 기자 news@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