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사회

"범죄 인멸 우려" MB 결국 구치소행…헌정 사상 네 번째 전직 대통령 구속

등록 2018-03-23 09:34:17 | 수정 2018-03-23 12:07:36

檢, 구치소 찾아 이 전 대통령 조사하는 방안 검토 중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서 나와 동부구치소로 향하며 측근들에게 인사했다. (뉴시스)
법원이 이명박(77)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구치소를 찾아 이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횡령·직권남용·조세포탈 등의 혐의를 조사할 방침을 검토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전두환·노태우·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전직 대통령으로는 헌정 사상 네 번째 구속 피의자 신세가 됐다.

박범석(45·사법연수원 26기) 서울중앙지방법원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2일 오후 11시 6분께 이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검찰에 내줬다. 검찰이 범죄 혐의를 소명했고 이 전 대통령의 지위와 범죄 중대성, 수사 과정의 정황을 고려할 때 증거 인멸을 할 우려가 있다는 게 영장 발부 사유다. 박 부장판사는 이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 심사를 서류로 검토하기로 결정한 지 13시간 만에 결론을 내렸다. 검찰이 제출한 구속영장 청구서는 207쪽 분량이다. 범죄 사실과 구속이 필요한 이유를 적은 분량만 90쪽이 넘는다.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하자 검찰은 발빠르게 움직였다. 신봉수 서울중앙지검 첨단수사제1부장과 송경호 특별수사2부장 등이 이날 오후 11시 55분께 서울 논현동에 있는 이 전 대통령의 자택에서 구인에 나섰다. 이 전 대통령은 검찰과 함께 23일 0시를 갓 넘겨 자택을 나섰고, 검찰 차량에 올라타 서울 문정동에 있는 동부구치소로 이동했다.

이 전 대통령이 구치소로 향하는 길은 외롭지 않았다. 장제원·권성동·김영우 자유한국당 의원과 조해진·이재오 전 의원, 유인촌 전 문화체육부 장관 등 측근이 그를 배웅했다. 이 전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 씨는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검찰은 23일 오전 0시 20분을 넘겨 이 전 대통령을 동부구치소에 가뒀다. 통상적으로 서울중앙지검이 구속한 피의자는 경기도 의왕에 있는 서울구치소에 가두지만 이곳에 현재 박근혜(66) 전 대통령이 있는 점을 고려했다. 게다가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 공범 의혹을 받는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도 서울구치소에 있어 동부구치소로 수감 장소를 정했다.

검찰은 내달 11일 전에는 이 전 대통령을 기소해야 한다. 형사소송법은 검찰이 구속일을 포함해 20일 안에 피의자를 기소하도록 규정한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을 서울중앙지검 청사로 부를 경우 경호 문제가 발생하는 점을 감안해 구치소 출장 조사 쪽으로 가닥을 잡은 분위기다. 4~5차례 구치소를 찾아 이 전 대통령에 적용한 혐의를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10억 원대 뇌물수수 혐의, 350억 원대 다스 비자금 횡령 혐의, 다스 투자금을 돌려받으며 청와대 등 국가기관을 활용한 혐의 외에 추가 혐의도 수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 전 대통령은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한 직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 페이스북에 미리 써둔 입장문을 발표했다. 그는 "지금 이 시간 누굴 원망하기보다는 이 모든 것은 내 탓이라는 심정이고 자책감을 느낀다"고 글을 시작해 "오늘날 국민 눈높이에 비춰보면 미흡한 부분이 없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바라건대 언젠가 나의 참모습을 되찾고 할 말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며 "나는 그래도 대한민국을 위해 기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