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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과거사위 “장자연 리스트 등 5개 사건 사전조사 선정”

등록 2018-04-03 14:37:11 | 수정 2018-04-03 16:48:34

인권침해·검찰권 남용 의혹 있다고 판단되면 본 조사 진행

자료사진, 지난 2009년 3월 9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진행된 배우 故 장자연 씨의 영결식 장면. (뉴시스)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장자연 리스트 사건 등 5개 사건에 대해 인권침해와 검찰권 남용 의혹이 있다고 보고 2차 사전조사 대상으로 선정함에 따라 이들 사건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2일 오전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회의를 열고 2차 사전조사 대상을 선정했다. 위원회는 “2월 20일부터 이날까지 4차에 걸친 논의 끝에 과거사 정리의 의미와 사건의 중대성, 국민적 관심 등을 고려해 객관적이고 공정한 시각에서 신중하게 대상 사건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2차 사전조사 개별 조사사건은 ▲춘천 강간살해 사건(1972년) ▲낙동강변 2인조 살인사건(1990년) ▲KBS 정연주 배임 사건(2008년) ▲장자연 리스트 사건(2009년) ▲용산지역 철거 사건(2009년)이다. 포괄적 조사사건으로는 ‘피의사실 공표죄로 수사된 사건’ 유형이 선정돼 관련 사건의 처리 실태와 문제점을 살필 예정이다.

2차 사전조사 대상 중 장자연 리스트 사건은 2009년 3월 배우 장자연 씨가 언론사 관계자, 방송국 PD, 기업인 등을 상대로 성접대를 강요받았다고 폭로한 문건을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다. 당시 검찰은 성상납 관련 혐의자들은 다 무혐의 처분하고, 장 씨 소속사 전 대표를 폭행·협박 혐의로, 전 매니저를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는 데 그쳤다. 최근 장 씨 사건의 진상을 밝혀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20만 명이 넘게 참여하기도 했다.

춘천 강간살해 사건은 1972년 춘천에서 정 모 씨가 경찰 간부의 딸(당시 10세)을 성폭행한 뒤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이다. 법원은 정 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고 그는 1987년 모범수로 석방되기까지 15년 2개월간 옥살이를 했다. 정 씨는 2005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에 진실규명을 신청해 2011년 무죄가 확정됐다. 그의 사연은 영화 ‘7번방의 선물’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변호사 시절 변호를 맡았던 사건으로 유명한 낙동강변 2인조 살인사건은 1990년 부산 사상구 엄궁동 갈대밭에서 한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사건 발생 2년 후 검거된 용의자 2명은 21년간 옥살이를 하고 2013년 석방됐다. 이들은 그간 조사 과정에서 고문이 있었고 허위자백을 했다고 주장했다.

KBS 정연주 배임사건은 정연주 전 KBS 사장이 KBS가 세무당국을 상대로 한 법인세 등 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 2448억 원을 환급받을 수 있는데도 556억 원만 돌려받기로 합의함으로써 회사에 1892억 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기소된 사건이다. 대법원은 2012년 정 전 사장에 대한 무죄 확정 판결을 내렸다.

용산지역 철거 사건은 2009년 1월 20일 용산구 재개발 지역에 있는 한 건물 옥상에서 점거농성을 벌이던 철거민들을 경찰이 제압하는 과정에서 화재가 발생해 철거민 5명과 경찰 1명이 숨진 사건이다. 경찰의 과잉진압 논란이 있었지만 검찰은 경찰 전원을 무혐의 처분하고, 농성자 20명, 용역직원 7명을 재판에 넘겼다.

자료사진, 지난 1월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옛 남영동 대공분실(현 경찰청 인권센터) 앞에서 용산참사 9주기 추모위원회가 주최한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사 희생자 유가족 및 생존자들이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한편 위원회는 지난달 12일과 26일 대검 진상조사단으로부터 1차 사전조사 대상 사건에 대한 조사 결과를 보고받아 검토한 결과, 사건의 수사착수 경위나 수사 과정 등에 의혹이 있다고 판단되는 개별 조사사건 8건에 대해 본 조사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의결했다.

본 조사가 진행되는 사건은 ▲김근태 고문은폐 사건(1985년) ▲형제복지원 사건(1986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1987년)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1991년) ▲약촌오거리 사건(2000년) ▲PD수첩 사건(2008년) ▲청와대 및 국무총리실 민간인 불법사찰의혹 사건(2010년) ▲남산 3억 원 제공 의혹 등 신한금융 관련 사건(2008·2010·2015년)이다.

앞서 위원회는 지난 2월 6일 1차 사전조사 대상으로 개별 조사사건 12건과 긴급조치 9호 위반사건, 간첩 조작 관련 사건 등 2가지 유형의 포괄적 조사사건을 선정했다. 1차 개별 조사사건 중 이번 본 조사 권고에 포함되지 않은 4건은 대검 진상조사단에서 사전조사를 계속 진행 중이다.

위원회 관계자는 “향후 대검 진상조사단에서는 1·2차 사전조사 대상 사건에 대한 각 사전조사와 본 조사 대상 사건에 대한 조사 활동을 병행하게 된다”며 “대검 진상조사단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유사사례의 재발방지와 피해회복을 위한 후속조치 등을 권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은희 기자 news@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