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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경찰에 1차적 수사권 부여

등록 2018-06-21 11:41:36 | 수정 2018-06-21 14:53:43

검찰 1차적 수사, 반드시 필요한 분야로 제한
자치경찰제, 내년 서울·세종·제주 시범 실시

2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담화 및 서명식’에서 참석자들이 합의문 서명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이낙연 국무총리, 박상기 법무부 장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뉴시스)
앞으로 검찰의 수사지휘권이 사라지고 경찰이 모든 사건의 1차적 수사권을 가진다. 검사의 1차적 직접 수사는 반드시 필요한 분야로 제한된다. 정부는 2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이 같은 내용의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문에 서명하고 입법을 위한 국회의 협조를 당부했다.

이날 법무부와 행정안전부 장관이 서명한 합의문은 수사와 공소제기, 공소유지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검찰과 경찰의 관계를 지휘·감독의 수직적 관계가 아닌 상호협력 관계로 설정했다. 아울러 경찰은 1차 수사에서 보다 많은 자율권을 갖고, 검찰은 사법통제 역할을 더욱 충실히 해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합의문에 따르면 경찰은 모든 사건의 1차적 수사권과 수사종결권을 가진다. 검사의 1차적 직접 수사는 반드시 필요한 분야로 한정하고 검찰수사력을 일반송치사건 수사와 공소유지에 집중한다. 현행 제도에서 경찰이 모든 수사에 관해 검사의 지휘를 받고, 모든 사건을 일단 검찰에 송치해 기소여부를 판단 받아야 하는 데 비하면 경찰의 재량권을 대폭 늘렸다.

또한 합의문은 경찰의 수사에 대한 검찰의 통제권을 명시했다. 검찰은 기소권과 함께 ▲일부 특정 사건에 관한 직접 수사권 ▲송치 후 수사권 ▲경찰수사에 대한 보완수사요구권 ▲정당한 이유 없는 보완수사 요구 불응 시 직무배제 및 징계요구권 ▲경찰의 수사권 남용 시 시정조치 요구권 ▲시정조치 불응 시 송치 후 수사권 등을 갖는다.

반면 경찰이 검사 또는 검찰청 직원의 범죄혐의에 대해 적법한 압수·수색·체포·구속 영장을 신청한 경우 검찰은 지체 없이 법원에 영장을 청구하도록 관련 제도를 운영하도록 해 검·경 사이의 견제와 균형을 도모하도록 했다.

동일 사건을 검사와 경찰이 중복 수사한 경우에는 검사에게 우선적 수사권을 부여하되 다만 경찰이 영장에 의한 강제 처분에 착수한 경우 영장기재 범죄사실에 대해서는 경찰의 우선권을 인정한다.

정부는 경찰 권한이 비대화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경찰에 몇 가지 과제를 부여했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의 인권옹호를 위한 제도와 방안을 강구하여 시행하고, 비수사직무에 종사하는 경찰이 수사의 과정과 결과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절차·인사제도 등을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경찰대의 전면적인 개혁방안을 마련해 시행해야 한다.

정부는 수사권 조정과 함께 자치경찰제도도 추진한다. 대통령 직속 자치분권위원회가 중심이 돼 자치경찰제 실현 계획을 수립하고, 2019년 내 서울, 세종, 제주 등에서 시범 실시,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 전국 실시를 위해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2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국제회의장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담화문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날 이낙연 국무총리는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지난 정부에서 검찰과 경찰이 그 소임을 다하지 못해 국정농단과 촛불혁명의 원인의 하나로까지 작용했고, 그것이 검·경 수사권 조정의 시급성과 중요성을 더욱 높인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며 “이 합의안이 완벽할 수는 없지만 부족한 점은 국회와 국민 여러분의 지혜가 더해져 보완되기를 바란다”며 말했다.

이어 “수사권 조정 논의에서 정부의 시간은 끝나고 이제 국회의 시간이 됐다”며 “부족한 점은 보완되더라도, 합의안의 근본 취지만은 훼손되지 않고 입법을 통해 제도화되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검·경 각자의 입장에서 여러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그런 이견의 표출이 자칫 조직이기주의로 변질돼 모처럼 이루어진 합의의 취지를 훼손하는 정도에 이르러서는 안 된다”며 “오랜 갈등을 끝내고 형사사법제도가 혁신될 수 있도록 검경 두 기관이 대승적으로 힘을 모아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조은희 기자 news@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