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억울한 일을 당해 문을 두드렸을 때 법원은 정의로운 판결을 내렸을까?”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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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억울한 일을 당해 문을 두드렸을 때 법원은 정의로운 판결을 내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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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7-06 15:14:58 | 수정 : 2018-07-06 22: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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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서 양승태 사법농단 고발대회 열려
박해전 아람회사건 반국가단체 고문조작 국가범죄 청산연대 공동대표가 5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양승태 국정농단 고발대회'에서 대법원 판결이 공정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뉴스한국)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상고법원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청와대와 재판을 거래한 의혹이 짙다. 의혹이 사실인지 밝히려면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 전 법원행정처장의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조사해야 하는데 법원이 이를 디가우징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문은 확산하고 있다. 디가우징은 강력한 자성을 이용해 하드디스크 정보를 영구적으로 삭제하는 기술이다. 대법원이 든 저울은 공정했을까, 5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열린 ‘양승태 사법농단 고발대회’에 나선 피해자들은 대법원이 정의를 잃었다며 분노하고 절규했다. 이 대회는 105개 단체가 참여하는 ‘양승태 사법농단 공동대응을 위한 시국회의’가 주최했다.

고발대회를 시작하면서 송재혁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대변인이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고 증언을 시작했다. 그는 “그동안 행정부의 온갖 탄압과 횡포에 제동을 걸어 달라며 사법부에 소송을 냈는데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 됐다. 적폐 사법부에 정의의 심판을 맡긴 우리가 어리석었다. 사법부는 저울 대신 주판을 들고 있었고, 법전 대신 수첩을 들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박근혜가 등장한 이후 전교조 지위는 7번이나 바뀌었다. 권한 소송과 효력 정지 판단이 오락가락했다”며, 이 과정에서 사법농단이 작동했다고 주장했다.

전교조 사건은 2013년 10월 24일 고용노동부가 전교조를 ‘교원노조법에 의한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한다’고 통보하면서 시작했다. 이에 전교조는 노동부를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법외노조통보처분취소 소송을 제기하며 맞섰고, 1심 패소 2심 항소 기각 당해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전교조는 이 법외노조 통보 취소 소송을 제기하며 동시에 서울행정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을 냈다. 1심·2심이 전교조 주장을 인용했지만 대법원은 원심을 깨고 파기환송했다. 송 대변인은 “대법원은 파기환송을 시나리오로 작성해두었다”고 말했다.

송 대변인은 “무슨 사법부 문서에 BH(Bluse House·청와대)가 이렇게 많이 등장하나. 우리 교사는 지난 세월 학생들 앞에서 ‘대한민국은 삼권이 분리된 국가’라고 가르쳤는데 부끄럽다. 오히려 ‘대한민국은 삼권분립이 이뤄져야 하는 나라’라고 가르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긴급조치 9호로 피해를 당했던 양민호 전 청와대비서관은 과거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민원을 챙겼던 시절의 경험을 꺼냈다. 그는 “비서관하면서 ‘협조할 건 협조하자’는 마음으로 순방을 하다 법원에도 가보려고 했다. 재판이 끝난 사람들이 억울하다며 민원을 많이 넣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법원에 연락을 했더니 ‘법원과 청와대 사람이 만나면 안 된다’ 하더라고 하기에 ‘법원이 일을 제대로 한다’고 생각했는데, 양 전 원장은 청와대에 보고하고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지시하다니 이게 말이 되나”고 질타했다.

5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양승태 국정농단 고발대회'에서 증언이 모두 끝난 후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 전 법원행정처장 가면을 쓴 7명이 죄수복을 입고 소환당하는 연기를 했다. (뉴스한국)
아람회 사건 피해자인 박해전 아람회사건 반국가단체 고문조작 국가범죄 청산연대 공동대표는 “서울고등법원이 인정한 아람회 사건 일실수입(사망이나 장해로 인해 벌 수 없었던 수입) 국가배상을 모두 무효화한 박근혜 정권의 대법원 사법농단은 반국가단체 고문조작 국가범죄를 부정하며 과거사 청산을 짓밟은 또 하나의 국가범죄로서 원천무효”라고 주장했다. 그는 “박근혜 후보를 지지한 김지하 사건은 서울고법 국가배상 판결을 확정 처리하고 문재인 후보를 지지선언 한 아람회 사건 피해자들의 서울고법 국가배상 판결은 대법원에서 짓밟았다”고 말했다.

아람회 사건은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신군부 진압 실상을 알리는 유인물을 배포했다며 교사 등을 연행해 고문을 한 끝에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한 사건이다. 1980년대 대표적인 용공조작 사건으로 이때 체포된 6명 중 김난수 씨의 딸 아람 양의 백일잔치에 모여 반국가단체를 조직·결성했다는 혐의를 받아 ‘아람회 사건’으로 불린다. 2009년·2011년 재심에서 무죄를 확정해 일부 피해자와 가족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지만 대법원은 2015년 2월 국가배상 소멸시효를 넘겼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재연 전 통합진보당 국회의원은 “이석기 전 의원 내란 음모 사건과 통합진보당 의원 지위 확인 소송이 대표적인 재판 거래 사례”라며, “대법원이 국회의원 지위 확인 소송을 각하하기 10개월 전 이미 시나리오를 작성한 만큼 그 사이에 청와대와 양 전 원장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고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무대에 오른 송상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무총장은 “국민 여러분이 뭔가 억울해 법원의 문을 두드렸을 때 법원이 정의로운 판결을 내렸다고 보나. 이런 법원을 두고 계속 재판을 받을 수 있을까. 자식들에게 ‘훌륭한 판사가 되라’고 떳떳하게 말할 수 있나”라며, “해방 이후 70년 동안 법원은 개혁을 한 적이 없다. 자녀와 우리 형제를 위해서라도 법원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송 사무총장은 진실 규명에 있어 녹록지 않은 문제가 있다며 법원이 과연 영장을 발부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검찰이 기소한다고 해도 법원이 제대로 재판할 수 있을까. 이를 돌파할 수 있는 힘은 국민 밖에 없다. 필요하다면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반민특위)가 친일 부역자를 처벌하기 위해 특별 재판소를 만든 것을 참고해야 한다. 사법농단은 헌정 사상 유례가 없으니 특별재판부라도 만들어 제대로 재판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무엇보다 제대로 된 피해 구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사법농단 당사자들이 다시 재판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재심에만 기댈 게 아니라 특별법을 만들어서라도 재판을 다시 받을 수 있는 길을 뚫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사무총장은 또 “국정농단의 주범을 탄핵했듯이 70년 동안 하지 못한 근본적인 사법개혁을 해야 한다. 이게 인권이 근본적으로 전진하는 길”이라며, “관료·조폭조직과 법원행정처를 해체해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사법부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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