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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세 남매 사망 아파트 화재’ 母 방화 결론…징역 20년 선고

등록 2018-07-13 14:57:20 | 수정 2018-07-13 16:16:26

“담뱃불에 의한 합성 솜이불 착화 불가능…라이터로 직접 불 붙여”

지난 1월 3일 오후 광주 북구 두암동 한 아파트에서 불이 나게 해 삼 남매를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된 모친 A(23)씨가 검찰·경찰과 현장검증을 실시한 후 현관문을 나오고 있다. (뉴시스)
광주에서 아파트 화재로 3남매가 사망한 사건에 대해 법원이 친모의 방화로 결론을 내리고 징역형을 선고했다.

광주지방법원 형사11부(부장판사 송각엽)는 13일 현주건조물방화치사 혐의로 구속기소된 A(23·여)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인간의 생명과 존엄성은 어느 누구도 함부로 처분할 수 없는 절대성을 지닌 것이다. 어떠한 방법으로도 피해의 회복이 불가능한 만큼 이를 침해하는 행위는 무엇으로도 용서가 안 된다”며 “피해자들이 사망에 이르는 과정에서 끔찍한 고통과 극심한 공포감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다만 “A씨가 어린 나이에 피해자들을 양육하면서 겪게 된 극심한 경제적 어려움과 이혼 등 불행한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들의 유족이자 A씨의 전 남편이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A씨는 지난해 12월 31일 오전 2시 26분께 광주 북구 두암동의 한 아파트에서 불을 내 자고 있던 4살·2살 아들과 15개월 딸을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초 경찰은 방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했으나 A씨가 담뱃불을 이불에 껐다고 일관적으로 진술하는 점, 현장검증에서도 상황을 재현하고 있는 점, 과거에도 이불에 담뱃불을 끈 적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실화로 결론을 내리고 중과실치사·중실화 혐의로 A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지난해 12월 31일 오전 2시 26분께 광주 북구 두암동의 한 아파트 A(23·여) 씨의 집에서 불이 나 작은방에 있던 A씨의 자녀 세 명이 숨졌다. 사진은 화재 진화 뒤 집 내부 모습. (광주 북부소방서 제공=뉴시스)
검찰의 판단은 달랐다. 검찰은 A씨가 화재 당일 “라면을 끓이기 위해 붙인 가스레인지 불을 끄지 않아 화재가 발생했다”고 진술했다가 경찰 조사에서 “담뱃불을 터는 중 화재가 발생했다”며 진술을 번복한 점, 화재 초기에 세 남매를 구하지 않고 혼자 대피한 점 등을 석연치 않다고 여겼다. 또 대검 감정을 통해 담뱃불에 의해 합성 솜이불(극세사이불) 착화가 불가능하고, 불이 작은 방 안쪽 출입문 문턱에서 시작돼 방 내부를 전소시킨 것으로 추정된다는 결과를 얻었다.

아울러 검찰은 A씨가 화재 당일 친구와 전 남편에게 화재를 암시하는 메시지를 전송한 점, 귀가 뒤 구조 직전까지 40분 동안 휴대전화를 사용한 점, 아파트 월세 미납과 자녀 유치원 비용 연체 등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점, 인터넷 물품 사기 범행에 연관돼 변제와 환불 독촉을 받은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A씨가 고의로 불을 낸 것으로 보고 현주건조물방화치사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재판부는 “화재현장에서 다른 가연 물질이 발견되지 않은 사정에 비춰봤을 때 이불에 의한 직접 착화 이외에 다른 화재 발생 원인을 찾기 어렵다”며 “A씨가 방화의 고의를 가지고 라이터를 이용, 이불 등에 직접 불을 붙임으로써 화재가 발생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또 “당시 A씨가 술에 취해 있었던 것은 인정할 수 있지만 여러 정황 등에 비춰 심신상실 또는 심신미약의 상태에 있었다고는 인정되지 않는다”며 A씨와 변호인의 주장을 배척했다.



조은희 기자 news@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