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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무사 계엄 문건, 국가권력 '진공' 무주공산에 누군가 올라가려"

등록 2018-07-24 09:23:08 | 수정 2018-07-24 15:55:53

대비 계획 세부 자료' 2급 비밀 해제…군인권센터, "친위 쿠데타 치밀하게 계획"

군인권센터가 24일 오전 서울 마포구 이한열기념관에서 기무사가 만든 계엄 문건 중 23일 기밀 해제된 문건을 공개하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왼쪽부터 김정민 변호사, 임태훈 소장. (뉴스한국)
군인권센터(소장 임태훈)는 국군기무사령부(이하 기무사)가 지난해 3월 만든 '대비 계획 세부 자료'에서 계엄법 등 관련 법령을 자의적으로 해석한 대목이 있다고 지적하며 친위 쿠데타를 치밀하게 계획했음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대비 계획 세부 자료' 문건은 '전시 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방안'을 구체화한 것으로 A4용지 67페이지 분량이다. 2급 비밀자료였지만 전날 국방부가 기밀을 해제했다.

임 소장은 24일 오전 서울 마포구 이한열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무사가 자의적 법령 해석을 계속하고 있다"며, 문건 중 ▶경비 계엄 시에도 합동수사본부(이하 합수부)가 민간인을 수사하거나 계엄사가 정부를 장악한다 ▶법령이 적어둔 계엄사령관 관할 사항을 지나치게 확대 해석하고 있다고 쓴 대목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군인권센터 요청으로 기자회견에 참석한 육군 법무관 출신 김정민 변호사는 "애초 합동참모본부가 작성한 계엄실무편람은 합수부를 중요 부서로 보지 않으며, 합수부는 필요 시에만 설치하도록 해 편람 상 계엄 지원 기구에 불과하다. 그런데 기무사 문건은 합수부가 주도하는 형태의 계엄을 상정한다. 합수부 주동 계획에는 국정원장 통제권까지 장악한다는 것이고, 현행 법령 체계에 전혀 없는 검열단을 구성하도록 했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합법적인 계엄은 계엄 사령관에게 계엄 실시 권한을 주되 가용할 직할 부대를 만들어주지 않는다. 부대는 지역 계엄사령관 통제 하의 병력 이동을 전제한다"며, "그런데 기무사 계획에는 특전사가 직할부대로 전국에 파견한다. 이 이야기는 지역 계엄사령관의 무력을 해제한다는 뜻이다. 이는 계엄 편람에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기무사 계엄 문건을 얼핏 보면 위험성을 잘 모르지만 실상 굉장히 위험한 시나리오다. 촛불시위 때 국회는 시위 장소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1개 여단·기계화사단 여단을 투입해 국회를 장악한다는 체포 개념까지 들어 있다. 헌정질서를 유지하려는 게 아니라 문란하게 한다"며, "기무사가 사실상 무력을 통한 국가권력 진공상태를 만들면 무주공산에 누군가 올라가려 했던 게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임 소장은 "통상적으로는 계엄사령관이 관할할 수 있는 곳이 법원행정처장, 국정원장, 중앙관서 기관장이지만 대비 문건을 보면 국회의장 권한까지 약화시킬 수 있다. 또한 보도검열 지침을 보면 3차 불응 시 형사처벌한다고 했지만 이는 계엄 편람 어디에도 없다. 또 계엄 편람과 달리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폐쇄한다고 했는데 이는 과도한 헌법 질서 파괴 행위"라고 질타했다.

임 소장은 "기무사는 계엄 문건을 작성하며 계엄 선포·군의 방호 업무 투입 등의 고려 사항에 '군의 계엄 임무 수행 능력' 등 군의 능력을 고려 요건으로 뒀다"며, "군은 계엄이 필요하다고 정부가 판단하여 명을 내리면 수행하는 존재지, 계엄 선포 시 주동적인 판단을 하는 집단이 아닌데 본인의 능력을 고려해 계엄 선포 가능 여부를 가늠한다는 건 군이 계엄의 주체로 스스로를 상정하고 있다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통령께서 국정원장에게 계엄사령관의 지휘·통제에 따르도록 지시하고, 국정원 2차장을 계엄사로 파견해 계엄사령관 보좌토록 조치' 등 대통령 액션이 등장하는데 이는 대통령에게 결재 받아야 하는 사항으로 문서의 최종 보고 라인을 추정할 수 있게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공안2부가 즉각 강제 수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