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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장애인 금전 갈취 장애인시설 2곳 행정처분 권고

등록 2018-08-02 17:00:36 | 수정 2018-08-02 23:03:13

부당 노동 시키며 기초생활수급비 유용한 시설 수사의뢰
본인 동의 없이 장애인수당 인출해 1800만 원 헌금함에

자료사진, 국가인권위원회 입구 모습. (뉴시스)
국가인권위원회가 거주 장애인들에게 부당노동을 강요하고, 그들의 수급비나 보조금을 착복한 장애인시설 2곳에 대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행정처분을 권고했다고 2일 밝혔다.

인권위는 지난해 6월과 11월, 장애인들의 금전을 편취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신장애인시설과 중증장애인거주시설에 대한 민원과 진정을 접수하고, 직권조사를 진행했다.

민원 대상이 된 강화군 소재 정신장애인 사회복귀시설을 조사한 결과, 거주자에게 인근 농가나 교회 등지에서 일당 2~4만 원 품삯의 일을 시키고 대가를 착복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방일과 빨래를 전담시킨 거주자에게는 명절수당 5만 원 외에 아무런 금전적 대가를 주지 않았다. 시설 책임자는 보건복지부의 ‘작업치료지침’에 규정된 프로그램 계획서, 작업동의서, 근로계약서, 작업평가서 등을 작성하지 않았다.

또한 거주자들의 기초생활수급비와 외부 근로활동 수당 등이 입금되는 개인통장을 당사자의 동의 없이 관리하기도 했다. 이 통장에서 전 시설장의 퇴직금 명목으로 300만 원, 건물증축 비용으로 1000만 원 등을 인출해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시설 대표는 시설 소재지보다 자신의 자택 소재지의 지자체에서 주거수당을 더 많이 준다는 사실을 이용해 시설 거주자를 자신의 자택 주소로 위장 전입시켜 5년간 주거수당을 부당하게 수령했다. 또 감독관청에 신고하지 않은 후원금 통장을 만들고 대행업체에 의뢰해 인터넷 후원금을 모집한 뒤 사용내역을 기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인권위는 이 시설에 대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강화군수에게 특별지도감독과 행정처분을 권고했다.

한편 화천군 소재 장애인 거주시설에서도 비슷한 일이 발생했다. 인권위 조사 결과 이 시설은 2015년 2월부터 시설 거주 장애인 29명의 기초생활수급비와 장애인수당이 입금되는 통장과 도장을 생활재활교사들이 관리했다. 이들은 장애인들의 명시적 동의 없이 십일조 월 1회 2만 원, 주일헌금 주 1회 3000원씩 매주 일괄 인출해 예배 때 헌금함에 넣었다. 헌금된 금액은 지난해 11월까지 총 1800여 만 원에 달했다.

이 시설 책임자인 목사는 별도 개인시설을 운영하면서 장애인이 입소할 때 개인별 월 30만~50만 원의 생활비를 납부하기로 하는 합의서를 작성케 했고, 이 돈으로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적게는 월 400만 원에서 많게는 월 1000만~1100만 원에 이르는 운영비를 마련했다.

운영비는 시설 내 장애인 식비 등으로 사용했지만 인권위 조사 전까지 시설장 급여로 월 180만~200만 원, 개인차입금 이자로 월 50만 원을 지출했다. 이 과정에서 시설 직원이 장애인의 통장을 일괄관리하면서 출금 시 대리서명을 하고, 개인금전 사용과 관련된 위임장과 지출결의 등 회계장부를 작성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시설 책임자는 복권기금을 지원받아 신축한 장애인 거주시설 생활관 일부를 자신의 사택으로 사용했고, 2015년부터 2017년 11월까지 국가와 지자체의 보조금으로 사택을 포함한 생활관의 난방비, 전기요금 등 공공요금 3150여 만 원을 지출했다.

이에 인권위는 화천군수에게 이 시설에 대한 특별지도감독과 행정처분을 권고했다. 다만 시설 책임자가 부당하게 집행한 보조금 환수계획을 밝힌 점을 감안해 고발은 하지 않기로 했다.



조은희 기자 news@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