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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비만 기준 적용하면 우리나라 비만 유병률 5.5% 불과

등록 2018-10-11 12:58:08 | 수정 2018-10-11 14:55:54

국내 기준 적용하면 우리나라 비만 유병률 35.5% 달해
남인순 “국민들 비만공포 시달려…국제 기준으로 개선해야”

우리나라 비만 기준이 세계 기준보다 낮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을 적용하면 국내 기준을 적용할 때보다 비만 유병률이 30%포인트나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1일 ‘세계 비만의 날’을 맞아 “우리나라의 비만 기준은 선진국과 달리 낮게 책정돼 있어 많은 국민들이 근거 없이 비만의 공포에 떨게 하고 있으므로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를 포함한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정상체중의 기준을 체질량지수(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인 BMI) 25㎏/㎡ 이하를 정상으로 보는데 우리나라는 23㎏/㎡ 이하를 정상으로 분류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는 체질량지수 25~29.9㎏/㎡를 단순비만, 30㎏/㎡ 이상을 고도비만으로 보지만, 서구 국가들은 25~29.9㎏/㎡는 과체중, 30~39.9㎏/㎡는 단순비만, 40㎏/㎡ 이상은 고도비만으로 분류한다.

이렇게 기준이 다른 이유는 대부분의 국가가 세계보건기구(WHO)의 기준을 따르는 데 반해 우리나라는 2000년 WHO 서태평양지부 중 일부 국가가 모여 만든 기준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남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비만 기준(체질량지수 25㎏/㎡)을 적용하면 19세 이상 비만 유병률은 남자 41.8%, 여자 20.2%, 전체 35.5%이지만, WHO 비만 기준(체질량지수 30㎏/㎡)을 적용하면 비만유병률이 남자 5.9%, 여자 5.2%, 전체 5.5%로 줄어든다.

WHO 기준을 적용할 경우 우리나라 15세 이상 비만 유병률은 5.3%로, OECD 34개 회원국 중 일본(3.7%)을 제외하고 가장 낮다. 미국(38.2%), 멕시코(33.3%), 영국(26.9%) 등은 비만 유병률이 높고, OECD 평균은 19.4%다.

남 의원은 “우리나라는 거의 모든 부분에서 보건의료 선진국의 기준을 따르는데 비만기준만 이렇게 다른 이유가 무엇인가”라며 “우리나라 비만기준도 국제적 추세에 부응해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2004년 WHO는 체질량지수 비만기준이 인종별로 차이가 크지 않고, 작은 차이로 아시아태평양지역 기준을 달리 적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으므로 국제비교를 위해 국제기준을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권고한 바 있고, 이후 WHO 서태평양지부는 권고대로 세계 비만 기준을 따르고 있다.

이웃나라인 일본도 2014년 일본인간도크학회, 건강보험조합연합회에서 검진판정기준으로 체질량지수 정상기준을 남성 27.7㎏/㎡, 여성 26.1㎏/㎡로 상향해 정상범위를 넓혔다.

남 의원은 “골절이나 골다공증 등 각종 질병의 발생율이나 사망률, 노인들의 활동능력을 표시하는 ADL(일상생활동작) 등의 자료를 체중과 연관하여 분석한 자료를 보면, 체질량지수 25㎏/㎡ 이내인 분들이 더 건강하고 질환에 덜 이환되며 더 활동적으로 오래 산다”며 “아시아인 114만 명을 대상으로 시행된 비만 연구 결과를 보면 체질량지수 22.8~27.5㎏/㎡에서 사망률이 가장 낮았고, 한국인도 체질량지수 25~27.4㎏/㎡에서 사망률이 가장 낮았다는 보고가 있다”고 설명했다.

남 의원은 “이렇게 낮은 비만기준이 적용되는 것은 패션업계나 제약업계, 다이어트 식품 관련 업계 등 특정 업종의 이해관계를 지키는 것 외에 국민들의 보건향상과 건강을 위해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며 “특히 젊은 여성들은 낮게 책정된 비만기준 때문에 과도한 다이어트로 건강이 급속히 나빠지고 있다. 성평등 운동과 미투 운동도 중요하지만, 여성 건강보호 차원에서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가 비만의 기준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은희 기자 news@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