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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석 영장전담판사를 증거인멸방조 혐의로 고발합니다"

등록 2018-10-15 15:54:18 | 수정 2018-10-15 22:33:50

사법농단 피해자 단체, 15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 접수

사법농단 피해 단체들이 15일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장에서 박범석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를 증거인멸방조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동일방직노조·원풍모방노조·긴급조치사람들 등 양승태 대법원의 재판거래 피해를 주장하는 단체들이 15일 오전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장을 찾아 박범석 서울중앙지방법원 영장전담판사를 증거인멸방조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검찰이 청구한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압수수색 영장을 박 판사가 기각해 유 전 연구관이 사법농단 주요 증거로 추정하는 문건 등을 인멸하도록 방조했다는 주장이다.

피해단체들은 "감옥으로 가야 할 양 전 원장은 아직 수사도 받지 않고 있고, 재판거래와 사법농단을 저지른 전·현직 법관들에 대한 압수수색·구속영장은 거의 대부분 기각됐다. 그러는 사이 사법농단의 증거 자료들은 파기·훼손됐다"고 말했다.

사법농단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은 지난달 3일 유 전 연구관 압수수색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 그달 5일 법원은 유 전 연구관 사무실 압수수색 일부를 허가하는 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이 영장을 발부한 당일 이를 집행한 수사팀은 수만 건에 달하는 대법원 재판연구관 사전검토보고서 등 대법원 기밀자료 파일과 출력물을 발견했다.

수사팀은 곧바로 법원에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이튿날인 9월 6일 이를 기각했다. 다음날 수사팀이 압수수색영장을 재청구했지만 9월 10일 법원은 "(문건 유출이) 대법원에 부적절한 행위지만 죄는 안 된다"며 영장 대부분을 기각했다. 기각 결정을 한 판사가 박 판사다.

피해단체들은 "수차례에 걸쳐 압수수색영장을 기각하는 사이 유해용은 기밀자료 중 출력물을 파쇄하고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분해한 후 파기하여 버렸다. 기밀자료에는 사법농단 사태와 관련해 당시 대법원에 근무했던 심의관뿐만 아니라 법원행정처장 등 법원행정처 고위 간부 등의 직권남용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들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이들은 "유해용의 기밀자료 파기 등을 형법 155조 증거인멸죄로 처벌해야 하는 범법 행위이며 박 판사는 유해용의 증거인멸을 방조했다"고 지적하며 검찰이 즉각 수사를 시작하라고 촉구했다.

피해단체 13명은 기자회견을 마친 후 서울중앙지검을 찾아 고발장을 접수했다. 이들은 압수수색영장 신청 24시간 안에 법원이 발부 여부를 결정한다는 점을 고발장에 언급하며 "나흘에 가까운 시간동안 피고발인이 압수수색영장발부를 심사하는 사이 헌법질서를 문란하게 한 사법농단 사태의 주요 증거가 모두 인멸된 점, 피고발인은 위 유해용이 대법원에서 근무할 당시 함께 재판연구관으로 근무한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발인의 증거인멸 방조는 넉넉하게 인정될 수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