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사건 피해자, "진상조사단 조사팀 교체해달라" 과거사위에 촉구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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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의 사건 피해자, "진상조사단 조사팀 교체해달라" 과거사위에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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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11-09 13:44:25 | 수정 : 2018-11-09 22:2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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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힘 다해 다시 조사에 응했는데 모욕감과 수치심 느껴" 2차 피해 주장
8월 초 진상조사단에 제출한 피해자 의견서 3달 가까이 누락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김학의 사건 피해자 A(가운데 검정 모자와 마스크 착용)씨가 한국여성의전화가 개최한 기자회견에 참석해 검찰 과거사위원회에 진상조사단 조사팀 교체를 촉구했다. (뉴스한국)
"너무 무서웠습니다. 진실을 밝혀 달라고 외치고 간곡히 부탁했지만 진상조사단은 형식적인 조사를 해 저를 이 자리까지 나오게 했습니다. 과거사위 조사는 도대체 왜 하는 건가요. 그들은 저에게 많은 기대를 하지 말라고, 형식적인 조사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첫 조사를 받을 때부터 저에게 모욕감과 수치심을 주었습니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 피해당사자 A씨가 9일 오전 서울 서초구에 있는 대검찰청 앞에서 한국여성의전화가 주최한 기자회견에 참석해 대검찰청 진상조사단 조사팀 교체를 촉구했다. 재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2차 가해를 당했다는 주장이다.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이하 과거사위)는 올해 4월 이른바 '건설업자의 고위층 성접대 의혹 사건'으로 불리는 김학의 사건 재조사를 결정하고, 대검찰청에 정식 조사를 권고했다. 2013년 3월 김 전 차관이 건설업자 윤중천 씨와 공모해 강원도 원주에 있는 별장에서 성접대를 받았고, 윤 씨가 이를 동영상으로 촬영했다고 알려진 의혹 사건이다. 동영상 속 남성이 김 전 차관이라는 추정이 나오면서 사회적으로 파문을 일었다. 김 전 차관은 이 일로 법무부 차관 취임 8일 만에 사임하며 불명예 퇴진했다.

당시 사건이 알려진 후 4개월간의 수사 끝에 경찰은 김 전 차관에 특수강간죄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검찰로 송치했지만 검찰은 김 전 차관에 무혐의 처분을 내리며 사건을 종결했다. 동영상 속 남성이 김 전 차관인지 불분명하다는 판단때문이었다. 이듬해인 2014년 A씨는 자신이 동영상에 나온다고 주장하며 김 전 차관을 고소했지만 이때에도 검찰은 무혐의 처분했다.

과거사위 권고로 현재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이 재수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혐의 자체를 수사한다기 보다는 5년 전 검찰이 수사를 부실하게 했는지 여부를 밝히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A씨는 올해 7월 진상조사단 대면 조사를 처음 받았다. 그는 "첫 조사를 받을 때부터 검사가 저에게 모욕감과 수치심을 주었다. 제 진술 내용 중 '강간'·'성접대'·'성폭행'의 차이가 뭐냐고 제게 물었고, '왜 바로 고소를 안 했냐'고 묻기도 했다"며, "누가 봐도 피해자에게 하면 안 되는 질문을 몇 번에 걸쳐 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사건의 진실을 밝히겠다며 과거사위가 생겼지만 전 아직도 이 싸움을 누구와 하는 건지 알 수 없다"며, "과거사위가 모든 진실을 밝혀줄 것처럼 언론 보도가 나왔지만 생각과는 다른 조사에 또 한 번 주저앉았다. '아, 이건 겉핥기구나' 조사를 받고 온 저의 판단이다"고 지적했다.

A씨는 "과거 검찰은 동생 입회 하에 조사를 받겠다고 한 저의 휴대폰을 압수하고 동생과 분리하고 조사를 시작하자마자 가정의 치부를 들췄다. 이번 진상조사단 조사에서 이 내용을 언급하며 '모욕감을 받았다'고 하니 진상조사단 검사는 '원래 검찰 조사가 다 그렇게 시작한다'는 둥 과거 수치스럽고 불편한 조사를 똑같이 했다"고 말했다.

그는 "김학의·윤중천의 죄를 밝혀 달라고 간곡히 부탁하는 저에게 진상조사단은 '말 그대로 그 당시 검찰이 부당한 조사를 했는지 안했는지 조사를 하는 것이지 김학의·윤중천이 조사를 거부한다면 어쩔 수 없다. 많은 기대를 하지 말아라'고 했다"고 토로했고, "어린 아기를 맡기고 용기 내어 죽을힘을 다해 다시 상기시키며 두려움에 조사를 받으러 왔는데 이게 무슨 조사인가"라며 울분을 토했다.

한국여성의전화는 9일 오전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학의 사건을 재수사하는 대검찰청 진상조사단 조사팀을 교체하고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라고 요구했다. (뉴스한국)
A씨는 "진실을 밝혀 달라"며, "진상조사팀 교체를 원한다"고 밝혔다. A씨 법률대리인인 김지은 법무법인 디라이트 변호사 역시 진상조사 과정에 문제점이 있다며 조사팀 재배당을 요구했다.

김 변호사는 "7월 13일 피해자가 진상조사단 대면조사를 받으며 몇 가지 증거를 추가로 제출하겠다고 했고 8월 6일 대검찰청에 의견서를 정식으로 접수했지만 10월 15일 중간보고 당시까지 조사단에 전달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사위 내부 지침에 의하면 과거사위는 직접 기록을 볼 수 없고 오로지 진상조사단 보고서를 기반에 두고 결정한다. 보고서를 작성하는 조사단의 역할이 이렇게 막중한데 피해자가 제출한 증거나 의견이 제때 전달되지 않았고 그것이 어떤 문제 때문에 전달되지 않았는지도 알 수 없다면 어떤 피해자가 조사 결과를 의혹 없이 납득할 수 있겠나"고 꼬집었다. 반면 김 전 차관이 의혹을 부인하는 내용을 담아 제출한 진술서는 조사단에 전달됐다고 알려졌다. 김 전 차관은 조사단의 소환에 응하지 않고 있다.

김 변호사는 조사단이 재조사를 시작하며 김 전 차관 등을 소환할 방법이 없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고 지적하며, 제한된 권한을 언급해 면피 구실부터 챙겼다고 의심했다. 이어 그는 "조사단은 대뜸 '검찰이 그런 식으로 수사하는 것은 일반적인데 무엇이 잘못됐다는 것인가'라고 되물었다"며, "검찰의 잘잘못을 진상조사하려 임명된 조사단이 검찰의 수사 방식을 일반적이라고 두둔하는 건 진실 규명을 위해 마지막 희망을 걸고 성실하게 조사에 임한 피해자를 두 번 죽이는 일"이라고 질타했다.

고미경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는 "8월에 나온다는 진상조사단 결과 보고서는 9일 현재도 나오지 않았고, 길어진 조사 기간 동안 진상조사단에서 어떤 조사를 더 했는지 전혀 알 수도 없으며, 이에 대한 신뢰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달 22일 과거사위는 5일까지로 예정한 활동기한을 연말까지 연장하기로 했지만 기한 연장이 능사가 아니다"며, "과거사위는 기존 조사팀의 행태를 묵과할 게 아니라 이제라도 이 사건을 제대로 조사할 수 있는 조사팀으로 교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과거사위 운영을 지원하는 법무부의 한 관계자는 "과거사위가 (피해자 요구와 관련해 조사단 쪽에) 의견을 제시할 수는 있지만 조사단이 대검 소속이라 조사팀 교체 등 정확한 사정은 대검에 문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사단 측의 입장을 듣고 싶었지만 전화를 받은 관계자는 '공보실이 없다'는 말로 답변을 피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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