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콩쿠르 우승, 일상이 돼버렸다…한예종 음악원 사반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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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콩쿠르 우승, 일상이 돼버렸다…한예종 음악원 사반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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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6-07 17:31:55 | 수정 : 2018-06-07 17:3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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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기자간담회. (한예종 제공=뉴시스)
1993년 개원한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은 클래식음악계 ‘토종파’의 산실이다. 2006년 리즈 국제 피아노 콩쿠르 1위 김선욱(30), 2011년 퀸 엘리자베스 국제 콩쿠르 성악부문 1위 홍혜란(37), 2011년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 피아노 부문 2위 손열음(32), 2015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바이올린 부문 1위 임지영(23)과 제네바 국제 콩쿠르·부조니 국제 피아노 콩쿠르 1위 문지영(23) 등이 한예종에서 배운 것만으로 일궈낸 성과들이다.

25주년을 맞이한 올해 새로운 도약을 예고한다. 피아니스트인 김대진(56) 한예종 음악원 원장은 7일 서초동 한예종에서 “유학을 가지 않아도 충분히 교육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냈는데, 이제 새 비전을 갖고 해외 학생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한예종이 아시아 저개발국 우수 예술인력을 유치하는 ‘AMA’(Art Major Asian Scholarship) 프로젝트로 2005년부터 지금까지 함께 한 아시아 학생은 22개국 212명이다.

김 원장은 “이들이 졸업 후 자국 명문대 교수나 유명 예술가로 임명되는 등 한국과의 문화예술 교류매개자로서 구실을 하고 있다”면서 “더 좋은 외국 학생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좋은 교수진이 필요하다. 학생과 교수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콩쿠르 입상 산실’이 된 한예종 음악원 학생들이 2003년부터 6월 현재까지 참가한 콩쿠르는 395건이다. 253명이 1위를 차지했다.

김 원장은 “이제 사실 국제 콩쿠르 입상은 아무렇지 않은 일상이 돼 버렸다”고 봤다. “큰 콩쿠르에서 1등을 차지한 것 아니면 제대로 이야기를 못하는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이런 일이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기자간담회. (한예종 제공=뉴시스)
한예종 음악원 출신으로 올해 모교 교수가 된 피아니스트 이진상(38) 씨도 “이제 한예종 학생의 국제 콩쿠르 입상은 당연한 일이 됐다”면서 “개원했을 때만 해도 반신반의했는데, 한국에서만 배워도 국제적인 예술가가 됐을 수 있는 환경이 됐다”고 확인했다.

목표를 한층 더 높여야 하는 상황이 됐다. 콩쿠르 우승 학생이 무대로 진출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은 이런 점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1등을 하더라도 여러 단계가 남아 있다. 해외 기획사와 계약을 해야 하고 공연을 하는 일이다. 콩쿠르 1등 실적만 갖고 되는 것은 아니다. 연주자의 성향과 어느 만큼 음악적 위상이 있는 나라 출신인지, 나라에 연주자를 후원할 수 있는 기업이 있느냐 등이 합쳐진다.”

최근 리즈 콩쿠르를 심사한 김 원장은 한국을 경계하는 듯한 분위기가 감지됐다고 전했다. “한국에는 피아노를 잘 치는 학생이 많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러나 동시에 한국에 유명한 상(콩쿠르)이 있느냐는 물음도 들었다.

음악원 학생 현황. (한예종 제공=뉴시스)
기분이 안 좋더라. 한국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교류를 해서 한국을 방문하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현장에서 음악인들이 소통하면서 그들이 갖고 있는 경계를 허물어야 한다. 그게 학교의 임무는 아니다. 하지만 친밀감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 클래식음악계는 솔리스트만 두각을 나타낸다는 편견이 있다. 한예종에게 실내악, 오케스트라에 강한 연주자를 키워달라는 주문이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2012년부터 한예종에 재직 중인 외국인 교수는 다른 판단을 했다. 독일 명문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친 유명 오보에 연주자 잉고 고리츠키(79)는 “한국 학생들은 한 악기에만 국한되지 않고 다른 악기에도 깊숙하게 관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서 “서로 같이 긴밀하게 협업한다”고 했다.

“독일 학생들은 의무감으로 하는 경향이 있는데 한국 학생들은 열정과 감동에 젖어서 오케스트라와 함께 한다”는 얘기다. “독일 학생들이 음악의 기본에 대해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더 준비가 잘 돼 있을 수 있다. 그런데 한국 학생들은 악기를 다루는 측면에서 훨씬 더 준비가 잘 돼 있더라.”

청년의 취업 문제는 문화예술계도 비껴갈 수 없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총 2980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예술학교인 한예종에도 일반 취업률의 기준을 적용하려고 한다.

첼리스트인 이강호 한예종 음악원 부원장은 초대 이강숙(82) 음악원장의 말로 세간의 시선에 답했다. ‘한예종 학생들은 취업이 아니라 창작을 한다’는 내용이다. “다른 플랫폼을 만들어 선구자가 되려는 노력을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기자간담회. (한예종 제공=뉴시스)
한편 한예종 음악원은 25주년을 맞아 다양한 기념행사를 벌인다. 20일 오후 예술의전당 음악당 콘서트홀에서 25주년 기념음악회를 연다. 베르디의 ‘레퀴엠’을 들려준다. 김홍수 교수가 지휘봉을 든다. 소프라노 김영미, 테너 최상호 등이 나온다. 크누아 심포니 오케스트라, 크누아 콘서트 콰이어가 함께 한다.

12월 초에는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CJ토월극장에서 스트라우스 ‘박쥐’를 선보일 예정이다. 6월 도쿄예술대학교, 10월 커티스음악원, 11월 인디애나대학교 등과 교류음악회 일정도 조율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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