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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 휘날리니~ 또 ‘벚꽃엔딩’...재벌 안부러운 ‘봄시즌송’

등록 2018-03-20 16:44:26 | 수정 2018-03-20 16:48:00

버스커 버스커, 밴드. (CJ E&M 제공=뉴시스)
“봄바람 휘날리며 / 흩날리는 벚꽃 잎이 / 울려 퍼질 이 거리를 / (우우) 둘이 걸어요.” 스마트폰 음원 애플리케이션에서 울려 퍼지는 이 노래는, 봄의 문턱이 열리는 소리다. 올해도 어김없이 ‘봄의 캐럴’로 통하는 밴드 ‘버스커 버스커’의 ‘벚꽃엔딩’이 봄기운과 함께 차트에서 꿈틀대고 있다.

20일 오전 최대 음원사이트 멜론에서 ‘벚꽃엔딩’은 83위까지 치고 올랐다. 전날 90위권 대에 머물렀으나, 순위가 급상승하고 있다. 같은 시각 네이버뮤직에서는 68위를 기록하고 있다.

7년째 음원차트 100위권에 진입하는 기록을 세웠다. 봄마다 차트에서 역주행해 ‘좀비 음원’이라는 명성을 올해도 이어가고 있다. 신곡이 쏟아지는 현재 인기가수라도 100권에 진입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벚꽃엔딩’은 버스커버스커가 2012년 3월 29일 발표한 셀프 타이틀 1집의 타이틀곡이다. 솔로로 활동하다 현재 군복무 중인 버스커버스커의 리더 장범준이 작사, 작곡했다. 쉬운 멜로디와 봄을 연상케 하는 가사가 입에서 자연스럽게 흥얼거려진다.

그는 이 음반을 설명하면서 일본 애니메이션 감독 신카이 마코토의 애니메이션 ‘초속 5㎝’의 정서를 가져왔다고 했다. 지난해 국내에서 흥행 신드롬을 일으킨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의 신카이 마코토 감독 초기작이다. 벚꽃이 떨어질 때의 속도를 제목으로 쓴 이 애니메이션은 소년소녀의 첫사랑을 아련한 정서로 그렸다.

◇시즌송 인기 왜?

2015년까지만 해도 신곡 위주로 실시간 차트가 채워지는 흐름에서 ‘벚꽃엔딩’이 매년 순위권에 재진입하는 것에 대해 가요계는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제는 당연시하고 있다. 가요계 관계자는 “드라마나 예능프로그램에서 사용된 기존 곡이 차트에 재진입하는 건 이제 당연한 흐름인데, ‘벚꽃엔딩’으로 인해 시즌마다 주목 받는 ‘시즌송’도 차트에 다시 올라오는 경향도 이제 굳어졌다"고 말했다.

팝스타 머라이어 캐리의 대표적인 크리스마스 곡 ‘올 아이 원트 포 크리스마스(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에 빗대, ‘벚꽃엔딩’을 ‘봄의 캐럴’로 지칭하는 까닭이다.

가요계 관계자는 “‘올 아이 원트 포 크리스마스’와 ‘벚꽃엔딩’에서 보듯 계절과 음악의 상관관계는 더욱 굳어지고 있다”면서 “스마트폰 등을 통해 쉽게 음악을 접하게 되면서, 음원차트도 일상인 날씨에 반응하는 속도가 빨라졌다”고 봤다.

실제 ‘벚꽃엔딩’이 차트에 진입하는 시점을 보면, 당해 연도 3월의 온도를 예상할 수 있다. 2017년 3월 1일 서울의 최고 기온은 11도. 올해 3월 1일 서울의 최고 기온은 3도였다.

실제 추위가 더 기승을 부렸고, 꽃샘추위가 예년보다 이어지고 있는 올해에 ‘벚꽃엔딩’은 다른 해보다 비교적 늦게 차트에서 눈에 띄었다. 작년에는 3월에 진입하자마자 ‘벚꽃엔딩’의 순위가 차트에서 급상승했다.

‘벚꽃엔딩’의 인기에 힘입어 크리스마스 시즌에 못지않게 봄의 캐럴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곡들도 많다. 버스커버스커의 또 다른 히트곡 ‘꽃송이가’를 비롯해 로이킴의 ‘봄봄봄’, 아이유가 피처링한 그룹 ‘하이포’의 ‘봄 사랑 벚꽃 말고’, 듀오 ‘십센치’의 ‘봄이 좋냐’, 이문세의 ‘봄바람’ 등이 봄이 되면 인기다.

절기상 춘분을 사흘 앞둔 18일 오후 부산 수영구 배화학교 교문 앞에 벚꽃이 활짝 펴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뉴시스)
최근 ‘방탄소년단’의 인기에 힘입어 이 팀의 곡 ‘봄날’ 역시 봄의 캐럴로 언급된다. 올해도 봄을 겨냥한 노래가 연이어 발표되고 있다. 바닐라 어쿠스틱의 ‘너를 담아 봄’, 베이지의 ‘봄이 빛나는 밤’ 등이다.

◇‘벚꽃엔딩’ 저작권료, 40~50억 원 추정

‘벚꽃엔딩’의 또 다른 별칭은 ‘벚꽃 연금’. 매년 봄마다 음원 수입을 얻을 수 있고, 차트에서 절대 사라지지 않을 곡이라는 비유다. 그렇다면 해당 곡을 만들고 부른 장범준이 챙기는 저작권료는 얼마나 될까.

저작권료 수입의 경우, 개인 정보로 분류되기 때문에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 등에서 따로 공개하지 않는다.

업계에서는 장범준이 벚꽃엔딩으로 지금까지 벌어들인 금액을 40~50억 원 가량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 2016년 팝 칼럼니스트 김태훈은 한 방송에서 “장범준이 2012년 이후 40억 원대 저작권 수입을 올린 것”으로 추정했다.

저작권 수입 내역은 여러 가지다. 최근에는 이용자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음원 스트리밍 비중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문화체육관광부 규정에 따르면 스트리밍 1회당 저작권료가 7원이 발생한다.

이 중 40%(2.8원)를 서비스사업자가 가져간다. 나머지 60% 중에서 음반 제작사의 몫은 44%(3.08원)다. 나머지 16%를 작사·작곡가, 가수와 연주자 등이 나눠 갖는 구조다. ‘벚꽃엔딩’을 작사·작곡한 장범준은 스트리밍 1회당 약 1원을 받는 셈이다.

지난해 말 기준(추정치)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 멜론의 유료 가입자는 약 460만 명. 이어 지니뮤직 190만 명, 벅스 90만 명, 엠넷 30만 명 등으로 국내 유료 음원 서비스를 사용하는 인원은 약 800만 명으로 추정된다.

이 중 절반이 ‘벚꽃엔딩’을 올해 봄 시즌 한 달 동안 매일 한 번씩만 듣는다고 가정해도, 장범준은 이 시기에 1억 2000만원을 가져가게 된다. 몇 년 동안 봄마다 사람들의 스마트폰에서 매일 수십 차례씩 ‘벚꽃엔딩’이 울려 퍼진 걸 감안하면 40억 원은 수긍할 수 있는 숫자다.

발표 23년이 흐른 현재까지도 가장 인기를 누리는 ‘겨울 시즌송’인 캐리의 ‘올 아이 원트 포 크리스마스’는 지난해 말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 조사에서 1994년에 발표된 이 곡은 당시 로열티 수익만 6000만 달러(약 657억 원)에 달했다. 그때까지 대표적인 스트리밍 사이트인 스포티파이(Spotify)에서만 총 2억 1000만 회 재생됐다. ‘벚꽃엔딩’의 인기가 이어진다면 장범준은 이 곡 하나만으로 막대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셈이다.

가요계 관계자는 “잘 키운 효자 음원 곡 하나면 뮤지션에게 안정적인 수입을 올릴 수 있다”면서 “음악시장이 언제든지 들을 수 있는 스트리밍 시장으로 재편되면서, 꾸준히 인기를 얻는 곡들이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봤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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