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여제’ 박인비, 그녀의 전성기는 현재진행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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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여제’ 박인비, 그녀의 전성기는 현재진행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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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4-16 17:54:10 | 수정 : 2018-04-16 17:5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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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한국시각) 미국 하와이 오하우섬에 위치한 코올리나GC에서 열린 LOTTE Championship presented by Hershey 1라운드 8번홀에서 박인비가 아이언티샷을 하고 있다. (롯데 제공=뉴시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통산 메이저대회 7승 포함 19승, 최연소 명예의 전당 입회, 골프 역사상 첫 커리어 골든그랜드슬램…’

‘골프 여제’ 박인비(30·KB금융그룹)가 그간 쌓아 올린 업적이다. 2007년 십대 후반의 나이에 LPGA 무대에 뛰어 들어 꾸준히 정상을 지킨 그는 10년이 지난 지금도 세계 최고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건재’ 알린 통산 19번째 우승

지난해 8월 허리 부상으로 ‘브리티시 여자오픈’ 이후 재활의 시간을 가졌던 박인비는 지난달 초 복귀 두 번째 대회인 ‘뱅크 오프 호프 파운더스컵’에서 통산 19번째 우승을 차지하며 건재함을 알렸다.

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에서는 최종 4라운드에서 4타 차를 따라잡고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가는 집념을 보였다.

1박2일에 걸친 8차 연장까지 가는 역대급 명승부 속에 아쉽게 패자로 남았지만 박인비가 경기 내내 보여준 품격 높은 투혼은 우승자 못지않게 큰 박수를 받았다.

박인비와 연장 승부를 펼쳤던 페르닐라 린드베리(스웨덴)는 대회 기간 늑장 플레이에 가까운 경기 운영으로 보는 이로 하여금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린드베리는 연장 승부가 거듭될수록 루틴이 길어졌다. 티샷이나 아이언샷을 할 때 어드레스를 취했다가 풀기를 반복했고, 퍼팅을 할 때는 2분 가까운 시간을 썼다.

반대로 박인비가 티박스에서 자신의 공을 지켜볼 틈을 주지 않았다. 자신의 퍼팅 순서가 아닌 상황에서도 주변을 서성이며 퍼팅라인을 살피는 ‘비매너’ 플레이로 논란을 빚었다.

그럼에도 박인비는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묵묵히 자신의 경기에만 집중했다. 린드베리가 우승한 뒤에는 축하 인사도 잊지 않았다.

박인비는 “린드베리의 마지막 퍼트가 진정한 챔피언 퍼트였다.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챔피언을 치켜세웠다. 여왕의 품격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LPGA 홈페이지는 “박인비는 경기를 치르면서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위대한 스포츠맨십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20개월 만에 세계 톱3 복귀

박인비는 아쉽게 8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손에 넣지 못했지만 세계랭킹이 수직상승하며 3위까지 순위를 끌어 올렸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랭킹 19위에 머물렀지만 불과 2주 만에 3위까지 껑충 뛰었다. 2016년 7월 이후 약 20개월 만에 톱3에 복귀한 셈이다.

2일(현지시각)에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미라지의 미션힐스CC 다이나쇼어 코스에서 시즌 첫 메이저 대회 ANA 인스피레이션의 플레이오프가 열렸다. 박인비와의 연장 혈투 끝에 우승을 차지한 퍼닐다 린드버그가 10번 홀에서 우승이 확정된 후 박인비에게 축하를 받고 있다. (LPGA 제공=뉴시스)
박인비는 2013년 4월 처음으로 세계랭킹 1위에 오른 뒤 2015년 10월까지 총 92주간 세계 1위 자리를 지켰다. 이때가 최전성기라 할 수 있지만 지금과 같은 기량이라면 세계 1위 복귀도 점쳐진다.

1위를 지키고 있는 펑샨샨(중국)의 평균포인트는 7.02점으로 박인비와 격차는 0.62점에 불과하다. 박인비가 우승을 추가하면 1위 탈환도 가능할 전망이다.

아직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각종 순위에서도 상위권에 올라 있다. 시즌 상금 순위에서 48만221달러를 벌어 선두로 나섰다. 평균 타수 부문에서는 69.00타로 선두인 제시카 코다(미국·68.31타)를 바짝 쫓았다. 올해의 선수 부문에서도 54점으로 린드베리(60점)에 이어 2위다.

2013년 이후 올해의 선수상과 상금왕에 다시 한 번 도전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잦은 부상으로 은퇴를 머릿속에 떠올리기도 했던 그는 오로지 실력으로 현역 여자골프 선수 중 누가 최고인지 증명해 보이고 있다.

2008년 만 스무 살이 채 되지 않은 나이에 ‘US 여자오픈’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운 박인비는 이후 3년 넘게 우승 없이 슬럼프를 겪었다. 2012년 7월 ‘에비앙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며 전성기를 활짝 열었다.

2016년 손가락 부상으로 데뷔 후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면서도 올림픽 무대에서 극적인 금메달을 목에 걸며 부활을 알렸다. 선수로서 많은 것들을 이루고 난 뒤 찾아온 슬럼프도 슬기롭게 극복했다.

박인비는 올 시즌 두 번째 대회부터 퍼터를 말렛형에서 블레이드형으로 바꾸면서 자신의 장기인 퍼트가 살아났다. 최근 샷과 퍼트 모두 안정감이 돋보이며 전성기 못지않은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풍부한 경험까지 더해져 필드 위 박인비는 ‘침묵의 암살자’로 불리던 때를 떠올리게 한다. 지금과 같이 견고한 경기력을 이어간다면 제2의 전성기가 도래할 가능성도 크다. 은퇴라는 말보다는 무엇을 더 보여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기 마련이다.

박인비는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뜻을 숨기지 않는다. 단, 그때까지 좋은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는 전제를 깔았다. 지금대로라면 2년 앞으로 다가온 2020년 도쿄올림픽 여자골프 대표팀의 한 자리는 박인비의 차지가 되도 이상할 것이 없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에 언제나 최선을 다한다는 박인비는 지금의 자리에 안주하기보다 더 높은 곳을 향해 자신과의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그녀의 전성기는 현재진행형이다. (뉴시스)


스포츠팀  [star@newshank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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