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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火山), 지구 도처에 놓인 ‘시한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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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3-04 16:23:04 | 수정 : 2015-03-04 21:3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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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폭발·분화 막을 수 없어
주말마다 등산객이 붐비는 온타케산(해발 3067m)은 일본 3대 미림으로 꼽힌다. 유난히 등산객이 많았던 지난해 9월 27일, 온타케산이 갑작스런 폭발음을 내며 분화했다. 화산재는 상공 10km까지 치솟았다가 쏟아졌다. 분석들도 시속 300~800km로 추락했다. 등산객들은 급히 대피했지만 일부는 분석에 맞거나 유독가스에 질식해 목숨을 잃었다. 한 산장 주인은 아사히신문과 인터뷰에서 “지옥을 봤다”고 말했다. 구조당국이 헬기를 동원해 생존자 수색과 사망자 수습에 나섰지만 유독가스로 난항을 겪었다. 10월 2일부터 이틀 동안 내린 폭우는 화산재를 굳게 해 수색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10월 17일 일본 정부는 적설과 기온저하를 이유로 6명의 실종자가 남은 상황에서 수색을 일시 종료한다고 밝혔다. 57명의 사망자를 낸 이번 온타케산 분화는 일본 전후 최악의 화산 재해로 기록됐다.

일본은 자국 내 110개 활화산 중 화산활동이 활발한 47개 활화산을 상시 관측한다. 온타케산이 상시 관측 대상임에도 화산피해가 컸던 이유는 수증기 폭발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화산 폭발은 용암이 직접 분출하는 ‘마그마형’과 마그마로 뜨거워진 지하수가 끓어 폭발하는 ‘수증기 폭발형’으로 나뉜다. 마그마형은 전조가 있어 예측하기 쉬운 반면 수증기 폭발형은 정확한 예측이 어렵다. 일본 기상청은 “8월 중순부터 온타케산에서 화산성 지진이 늘었지만 다른 관측 데이터에 변화가 없어 입산을 규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온타케산의 분화를 계기로 화산 폭발·분화의 파괴력과 백두산, 후지산, 옐로우스톤 등 잠시 잠들어 있는 전 세계 주요 활화산의 분화 가능성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IMG1@ 화산 폭발하면 ‘지옥의 문’ 열려
지난 100년 동안 10만 명 이상이 화산 분화로 목숨을 잃었다. 화산 재해는 화산의 분화와 폭발 그 자체보다도 분화로 방출된 대량의 화산분출물과 유독가스에 의해 일어난다.

이탈리아 남부에 위치한 고대도시 폼페이는 79년, 도시에서 10km 떨어진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사라졌다. 폭발 당시 용암, 암석 파편, 화산 가스가 뒤엉켜 분출했고 500~700℃에 달하는 화산쇄설류가 시속 130~180km로 도시를 덮쳐 약 1만 6000명이 목숨을 잃었다. 프랑스령 서인도제도 마르티니섬 펠레산은 1902년에 기록적인 폭발을 일으켰다. 당시 화산쇄설류는 화산에서 약 8km 떨어진 생피에르에 불과 1~2분 만에 도달해 2만 8000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화산이 분출하는 유독가스도 막대한 인명 피해를 낸다. 1986년 카메룬 서북부에 위치한 화구호인 니오스호는 밤중에 소리도 없이 유독가스를 분출했다. 유독가스는 남풍을 타고 마을로 내려와 잠든 주민들을 덮쳤고 하룻밤에 1만 7000명이 사망했다.

화산섬과 해저 화산이 폭발하면 초대형 지진해일(쓰나미)이 발생한다. 1883년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 화산은 폭발과 함께 섬을 산산조각 냈다. 폭발음은 태국, 스리랑카, 필리핀, 오스트레일리아는 물론 인도양의 절반 이상을 가로질러 4775km 떨어진 로드리게스 섬까지 들렸다. 폭발로 라카타 분화구 일부를 제외한 섬 대부분이 화산 분출물과 함께 상공 50km까지 치솟았다. 분화는 30m 높이의 지진해일을 일으켜 165개의 마을을 흔적도 없이 휩쓸었고, 3만 5000명의 익사자를 냈다.

화산 폭발은 전 지구적 피해를 가져오기도 한다. 1815년 인도네시아 탐보라 화산이 폭발했을 때 화산 반경 1000km에 화산재가 쌓여 농작물이 괴멸했다. 전 세계 평균 기온은 1.1℃ 낮아졌다. 유엔이 지구 온도상승 한계치를 2℃로 정한 만큼 1℃는 결코 작은 값이 아니다. 탐보라 화산 폭발로 다음 해 유럽 북반구와 북미 대륙은 ‘여름 없는 해’를 맞았다. 당시 세계적 한랭화와 기근으로 9만 명이 사망했다.

백두산·후지산·옐로우스톤이 폭발한다면
화산은 마치 세계 도처에 장착된 시한폭탄과 같다. 전문가들이 위험한 시한폭탄으로 꼽는 화산 중 규모가 큰 것으로는 백두산, 후지산, 옐로우스톤이 있다.

백두산은 약 1000년 전 대규모 폭발을 일으킨 적이 있다. 25km 높이까지 화산재를 뿜어냈던 폭발은 화산폭발지수 7.4로 기록됐다. 베수비오 화산 분화가 화산폭발지수 5에 해당하는 것과 비교하면 백두산 분화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만일 백두산이 1000년 전과 동일한 분화를 일으킨다면 화산재로 인해 이듬해 유럽, 아시아, 북미대륙의 여름이 사라질 것이다. 화산재가 편서풍을 타고 동쪽으로 퍼진다면 북한, 중국 동북부, 러시아, 일본 동북지방을 잇는 항공노선이 마비될 것이고 주변국가에 2차 산업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

일본 후지산은 1707년 대분화 이후 300여 년 동안 분화하지 않았다. 화산학자들은 후지산의 분화 주기를 300~500년으로 예상한다. 즉 ‘지금’이 분화 가능한 시점이라는 설명이다. 온타케산 분화로 화산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가운데 일본 정부와 후지산 주변 3개 현(시즈오카, 가나가와, 야마나시)이 2014년 10월 19일 처음으로 대규모 합동 대피훈련을 실시했다. 당시 훈련은 기상청이 분화를 1~2개월 전에 예측한다는 가정 하에 이뤄졌다. 문제는 후지산이 온타케산처럼 ‘수증기 폭발’을 일으킬 경우 대피할 겨를도 없이 엄청난 재앙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이다. 분석 낙하 예상 지역에 1만 3600여 명이 사는데다 여름철에는 약 25만 명이 후지산을 찾는다. 화산재가 편서풍을 타고 동쪽으로 날아가면 도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교통 마비, 공장 가동 중단, 대규모 정전, 항공 피해 등 2차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후지산이 1707년 대분화를 재현할 경우 68만 9000명이 피난 대상이 되고, 약 210억 달러(약 2조 1000억 원) 이상의 피해가 날 것으로 추정한다.

미국 옐로우스톤은 와이오밍주와 몬태나, 아이다호에 걸친 미국 최대의 국립공원으로 면적이 9000km2에 달한다. 칼데라(강력한 폭발로 화산의 분화구 주변이 함몰되면서 생긴 대규모 웅덩이)만 3960km2 규모다. 이는 경기도 전체 면적(1만 190km2)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크기다. 지표면에서 5~14km 깊이에 마그마를 품고 있는 옐로우스톤의 폭발 주기는 60만 년이지만 지난 분화 이후 64만 년이 지나도록 분화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분화가 임박했다”는 경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2005년 영국 BBC 방송은 ‘슈퍼볼케이노(초화산)’란 프로그램을 통해 옐로우스톤의 폭발 위력을 보여줬다. 방송은 옐로우스톤 폭발 가능성에 대해 “인류가 직면한 현실이다. 그때가 언제인가 그것이 문제일 뿐이다”라고 지적했다. 방송에 출연한 과학자들은 210만 년 전 발생한 최초 슈퍼볼케이노와 유사한 폭발이 발생할 경우 분화 1시간 만에 1억 t에 달하는 분석과 가스가 뿜어져 나올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 1000개를 합한 것과 같은 위력이다. 분화 직후 반경 100km 이내 모든 생명체는 순식간에 사라지며 완전 초토화된다. 화산재, 가스, 암석은 최고 700km까지 분출되며 800℃의 온도에서 사람은 순식간에 숯덩이로 변한다. 아이다호, 와이오밍, 몬태나 주는 화산재로 뒤덮이고, 네바다와 유타, 콜로라도 일부와 네브라스카, 타코타에는 15cm의 화산재가 쌓인다. 오리건주, 네바다, 유타, 콜로라도, 캔자스, 미네소타, 아이오와 거의 전 지역과 미주리, 일리노이 일부에는 5cm의 화산재가 쌓이고, 동부 연안까지는 1cm의 화산재가 쌓일 수 있다. 옐로우스톤이 분화를 멈춘다고 해도 배출된 아황산가스가 전 지구의 온도를 급강하 시킬 수 있다. 그러나 여기까지는 옐로우스톤 마그마 저장소의 단 10%만이 분화했을 때의 시나리오다.

각국은 화산 폭발에 대비해 관측소를 세워 관찰과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백두산 화산 폭발에 대비해 1999년 중국 정부는 천지 화산 관측소를 세우고 백두산 천지와 그 일대의 지진과 지형변화, 온천의 화학조성 변화 등을 측정하고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지난해 7월 중국과학원 지질지구물리연구소와 백두산 화산 공동연구를 위한 합의각서를 체결하고 연구에 착수했다. 일본 정부는 2009년 후지산을 포함해 분화 시사회적 타격이 큰 47개의 화산을 지정하고 지진계, 위성 위치추적장치 등을 활용해 24시간 지각변동 여부를 감시하고 있다. 일본 내각부가 2014년 3월까지 정리한 자료에 따르면 주요 47개 활화산 중 33개에는 방재협의회가 설치돼 있다.

2001년 5월 미국 지질학회, 옐로우스톤 국립공원, 미국 유타대학은 옐로우스톤 화산 지역의 지질현상을 관찰하기 위해 옐로우스톤 화산 관측소를 세웠다. 이 기상 관측소는 지상에 설치한 기구와 위성을 통해 얻은 정보로 옐로우스톤 화산 연구를 하고 있으며 화산 활동 위험 정보를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죽음의 가루 화산재, 햇빛 차단하고 극심한 한파 유발 장은숙 한중대 교수, “화산재 노출되면 만성질환 피해”

화산재에 물이 닿으면 시멘트처럼 굳는다. 화산 분화 후 화산재가 비처럼 내려 사방에 쌓인 후 식물이 모두 죽고 싹을 틔우지 못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화산재가 피부에 묻으면 피부 호흡을 차단하고, 몸속에서는 폐 기능을 저해한다. 미세한 유리와도 같은 화산재는 숨을 들이시고 내쉴 때마다 체내 조직을 긁는다. 장은숙 한중대 교수를 통해 화산재의 이모저모를 알아 보았다.

- 화산재 성분은 무엇인가.
화산 분화 당시 토양성분, 분화구 내 지질성분 및 기체 함유량에 따라 화산재의 성분이 달라진다. 대부분 황화합물, 이산화탄소, 할로겐화합물 등이 고온에서 일차적으로 원자화된 광물성분이다.

- 화산재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피해는 무엇인가.
약 10μm(마이크로미터) 미만의 입자는 사람이 흡입할 수 있다. 화산재에 노출됐을 때 어지러움증, 호흡기 통증, 호흡 불편을 경험할 수 있다. 화산재에 오랫동안 노출되거나 화산재 농도가 높을 경우 만성질환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 화산재는 정밀제조업, 항공기, 철도, 전력공급장치, 상하수처리시설 등에도 영향을 미친다. 엔진과 기타 장비를 부식시키고 절연체 파괴로 인한 정전, 상하수도 막힘 현상 등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화산재가 떨어진 토양은 황폐화된다. 식생은 광합성 저하와 산성피해로 고사한다. 화산재가 가진 많은 광물성분이 토양의 일부분이 돼 생태계가 복원되기까지 상당 기간이 걸린다. 1991년 필리핀의 피나투보 화산 분화의 경우 화산재가 지상 4800m까지 솟구쳐 인근 마을을 덮었다. 이로 인해 이 지역의 농경지 소출은 줄었으며, 강바닥이 높아져 매년 홍수가 반복되고 있다. 화산재의 무게도 극심한 피해를 유발한다. 건조한 화산재의 무게가 약 400~700kg/m3일 때 수분을 함유한 화산재 하중은 최대 100%까지 증가한다. 1991년 20세기 최대의 규모(화산폭발지수 6, 분출물의 총량 약 10km3)로 피나투보 화산이 분화했을 때 300명 가량이 젖은 화산재로 인해 붕괴한 지붕에 깔려 사망했다. 분화 당시 태풍까지 덮치는 바람에 빗물이 화산재에 스며들어 무게를 늘렸던 것이다.

- 화산재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범지구적 기후변화 피해는 무엇인가.
대규모 화산폭발이 발생하면 성층권으로 대량의 산성연무와 미세한 화산재가 분출된다. 이들은 지구에 들어오는 태양빛을 가려 지구의 냉각을 초래하고 대기나 해양의 움직임에 미세한 영향을 끼친다. 동시에 에어로졸이 복사를 흡수해 성층권의 온도가 평소보다 수 ℃ 상승해 오존층 파괴에 영향을 준다. 1783년 아이슬란드 라키 화산이 폭발했을 때 2년간 유럽과 북미는 극심한 한파에 시달렸다. 뉴잉글랜드에 폭설이 내렸고, 체사피크 만에서는 빙점 이하의 날씨가 기록적으로 지속됐다. 1815년 인도네시아의 탐보라 화산이 화산폭발지수 7로 대폭발했을 때 인도네시아는 낙하한 화산재 탓에 농사를 제대로 지을 수 없었다. 3일 동안 화산 반경 500km 이내 지역에 햇빛이 완전히 차단됐고, 전 세계 기온이 1℃ 이상 낮아졌다. 그 해 유럽은 ‘여름이 없는 해’가 됐고, 전 세계 연간 평균 기온이 5℃ 이상 하강했다. 1991년에 분화한 피나투보 화산의 경우, 지표에 이르는 태양광이 최대 약 5% 감소해 북반구의 평균기온이 0.5~0.6℃ 정도 하락하고 지구 전체적으로는 약 0.4℃ 하락한 사례가 있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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