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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러시아, 시리아 화학무기 사용 은폐 도와” 맹비난

등록 2017-04-12 12:55:01 | 수정 2017-05-03 14:47:19

푸틴, “유엔에 진상조사 요청하겠다” 밝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크렘린궁에서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동하고 있다. (AP=뉴시스)
미국 백악관이 러시아가 시리아 정권의 화학무기 사용을 감추려 했다고 비난하면서 미·러 두 나라가 정면충돌했다.

11일(이하 현지시간) CNN·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한 고위 관료는 미국 국가안보회의가 작성한 4쪽짜리 기밀해제 문서를 인용해 시리아 정권이 자국민에게 사린가스를 사용했음이 확실하다고 지적하며 러시아 정부가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 은폐를 돕고 있다고 직설적으로 비난했다. 이 보고서는 4일 시리아 북부 이들리브 칸셰이쿤에서 발생한 화학무기 공격 피해자들로부터 채취한 샘플분석에 기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료는 시리아가 화학무기를 사용할 때 러시아가 개입했는지 결정적인 증거를 내놓지는 않았지만 “러시아가 그곳(시리아 칸셰이쿤)에서 일어난 일을 덮으려 한 것이 명확해 보인다”고 언급했다. 백악관은 “시리아 정권과 러시아가 민간인들에게 화학무기를 사용한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에 대해 국제사회를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정부는 시리아 정부가 화학무기 공격을 하기 전 러시아 군이 알 샤이라트 기지에 주둔해 있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백악관의 다른 관계자는 “시리아 군이 화학무기 공격을 계획, 준비하고 실행한 시설에 함께 있었으면서 이를 사전에 알지 못했다는 것이 가능한가”라며 “러시아에 물어볼 가치가 있는 질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화학무기 사용을 은폐하려는) 러시아의 주장은 시리아 정권에 대한 비난을 피하고 반군의 신뢰성을 깎아내리려는 패턴과 맞아 떨어진다”고 발언했다.

이날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취임 후 연 첫 기자회견에서 시리아 정권이 화학무기를 또 사용한다면 미국도 다시 군사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화학무기 사용은 시리아가 가입(2013년)한 화학무기금지협약에 반하는 행동으로 엄중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유엔에 진상조사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같은 날 모스크바를 방문한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연 공동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푸틴 대통령은 시리아 정권이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미국의 주장을 언급하며, “지난 2003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미국 대표단이 이라크에서 화학무기를 발견했다고 발언하고 이라크를 침공했던 사건과 매우 닮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라크에서 미국의 군사행동으로 인해 그 나라가 대대적으로 파괴됐고 테러위협이 증가했으며 ISIL(Islamic State of Iraq and the Levant·IS 전신)이 출현하게 됐다”고 꼬집었다. 당시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보유는 결국 입증되지 않았다.

한편 미국은 6일 시리아 정부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한 것을 응징하겠다며 시리아 알 샤이라트 공군기지를 토마호크 순항미사일로 폭격했다.



조은희 기자 news@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