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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서열 3위’ 조지 펠 추기경, 성범죄 혐의로 호주서 기소

등록 2017-06-30 09:11:21 | 수정 2017-06-30 13:20:09

“가차 없는 인신공격” 반박…‘성범죄 무관용’ 교황에 심각한 영향 끼칠 듯

호주에서 성범죄 혐의로 기소당한 조지 펠 추기경이 29일 바티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교황청 서열 3위로 꼽히는 조지 펠(76) 추기경이 과거에 저지른 성범죄 혐의로 모국인 호주에서 기소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AP·가디언 등 외신은 호주 빅토리아 주 경찰이 바티칸 재정 책임자인 펠 추기경을 복수의 성범죄 혐의로 기소했으며, 펠 추기경은 혐의에 대응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물러나 호주로 향할 예정이라고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펠 추기경은 바티칸에서 연 긴급기자회견에서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며 “이번 일은 가차 없는 인신공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나는 성범죄를 혐오감한다”며 “(경찰이 나를) 기소했다는 소식은 (성범죄에 대한) 내 결심을 굳게 만들었다. 소송을 통해 명예를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교황청은 “교황청 재정 개혁 과정에서 보여준 펠 추기경의 정직성에 고마움을 표한다”며 “법원의 판결이 나올 때까지 속단하지 않을 것”이라며 펠 추경의 무죄를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펠 추기경을 기소한 호주 경찰은 펠 추기경의 혐의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2명의 40대 남성이 1970년대 후반 수영장에서 펠 추기경으로부터 부적절한 신체적 접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등 적어도 세 건 이상의 혐의가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펠 추기경의 혐의는 호주 정부가 꾸린 아동성범죄 특별조사위원회 조사를 통해 드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위원회가 호주 전역의 가톨릭 교회를 조사한 결과 1980년부터 2015년 사이에 4444명이 호주에 있는 1000개 이상의 가톨릭 관련 기관에서 성범죄를 당했다고 신고한 것으로 밝혀졌다. 피해자의 평균 연령은 여성은 10.5세, 남성은 11.5세에 불과했다.

호주 멜버른과 시드니 대주교를 지낸 펠 추기경은 ‘사제들의 성범죄를 은폐하고 피해자들의 호소를 묵살했다’는 혐의로 지난해 초 위원회의 수사 대상에 올랐고, 특별조사위가 조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아동 성범죄 혐의를 추가됐다.

한편 최고위 성직자인 펠 추기경 기소로 가톨릭 내부에 큰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취임 이후 교황청의 재정 개혁을 위해 자문 역할로 임명한 추기경자문단의 일원으로, 2014년부터 교황청 재무원장을 맡아왔다.

교황의 최측근에게 제기된 성범죄 혐의는 그동안 성범죄 ‘무관용’ 원칙을 공언해 왔던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심각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미 펠 추기경과 교황청 내부관료들 사이에서 반복적인 충돌이 발생해 압박을 받고 있던 교황의 바티칸 재정 개혁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조은희 기자 news@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