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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트럼프 취임 1주년에 정부 ‘셧다운’…장기화 조짐

등록 2018-01-22 11:48:37 | 수정 2018-01-22 16:09:07

트럼프, 핵 옵션 요구에 공화당도 반대…여야 이견 좁히지 못해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의회도서관을 방문한 방문객이 연방정부의 셧다운 사태로 의회도서관이 문을 닫았다는 안내문을 보고 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 속에서 취임 1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믹 멀베이니 백악관 예산관리국 국장은 21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민주당은 오는 30일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의 연두교서 발표가 셧다운이 지속하는 가운데 이뤄지길 원하고 있다”며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가 앞으로 일주일 이상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상원은 지난 19일 오후 10시 임시 지출 예산안을 표결에 붙였으나 찬성 50표, 반대 48표로 부결됐다. 이로써 연방정부는 20일 자정부터 셧다운에 들어갔다. 셧다운은 국방, 치안, 소방, 전기, 수도 등 국가 운영과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직결된 필수 서비스를 제외한 연방정부 예산집행이 멈추는 일시 업무정지 상태를 가리킨다. 연방정부 직원들의 월급 지급이 중단되면서 공무원들은 셧다운 기간 동안 집에서 대기하게 된다.

미국 CNN 등 외신보도에 따르면 이번 셧다운으로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는 미국인들은 최소 1000만 명에 달한다. 불법체류청년 추방유예 프로그램 대상자인 불법체류 청년 이민자 약 70만 명, 어린이 건강보험 프로그램이 중지돼 피해를 입은 어린이 약 900만 명 등이다. 공무원들이 근무하던 유명 국립공원이나 관광명소들도 문을 닫았다. 셧다운이 지속되면 소비 위축과 금융시장 불안감 확산 등으로 경제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사회관계망서비스 트위터에서 셧다운 사태에 대해 “취임 1주년을 맞아 민주당은 내게 멋진 선물을 주길 원한다”며 반어적으로 민주당을 향한 불만을 터뜨렸다. 그는 “민주당은 위대한 군이나 매우 위험한 상황인 남쪽 국경의 안전·안보 문제에 관심을 갖지 않고, 성공적인 세제 개혁과 경기 활성화를 위해 그들이 하고 있는 것을 약화시키기 위해 셧다운을 원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낙태 반대 집회 ‘생명을 위한 행진’ 관계자들과의 만남에서 발언하고 있다. (AP=뉴시스)
21일에는 “교착상태가 이어진다면 공화당은 51%(핵 옵션)로 가서 실질적이고 장기적인 예산에 투표해야 한다”며 핵 옵션 도입이라는 비상조치를 요구하기도 했다. 핵 옵션은 예산안 처리에 필요한 상원의 의결 정족수 100석 중 60석을 ‘단순 과반’으로 낮추는 것을 말한다. 현재 공화당은 상원에 51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핵 옵션’을 쓰면 이론적으로는 공화당이 자력으로 예산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

문제는 공화당 소속 의원 중 일부도 이번 예산안 처리에 반대하고 있어 핵 옵션 도입이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데 있다. 미치 매코널(켄터키)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공화당 콘퍼런스는 입법 규정을 바꾸는 데 반대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반대의 뜻을 밝혔다. 척 슈머(뉴욕)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의회 지도자들은 나에게 트럼프 대통령과 협상하라고 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 지도부와 이 문제를 해결해 보라고 한다”면서 공화당과 트럼프 대통령의 문제 해결 노력이 미흡하다고 비판했다.

한편 연방정부의 2018회계연도 예산안을 원래 지난해 9월 말에 처리해야 했으나 여야 이견을 좁히지 못한 의회는 몇 주짜리 단기 예산안을 처리하며 땜질식 처방을 이어왔다. 역대 미 연방정부의 최장 셧다운 기간은 21일로, 1995년 빌 클린턴 정부 때 일어났다. 2013년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는 16일간 셧다운이 지속된 바 있다.



조은희 기자 news@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