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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팔 난민 지원금 대폭 줄이겠다" 통보…UNRWA, 모금 돌입

등록 2018-01-22 13:46:55 | 수정 2018-01-31 10:52:06

사회관계망서비스에 모금 운동 알리고 지지 당부

자료사진, 18일(현지시각) 팔레스타인 자치구역 가자지구에서 한 팔레스타인 소년이 난민 캠프에 도착한 UNRWA 원조 식량 포대 위에 앉아 있다. (신화=뉴시스)
‘국제연합 팔레스타인 난민 구호기구(UNRWA)’가 국제 사회에 도움을 요청했다. 중동 지역 언론 보도에 따르면 UNRWA는 21일(이하 현지시각) 공식 성명에서 "수백 만 명의 팔레스타인 난민이 인도적으로 절망적인 위기에 빠졌다"고 호소하며 모금 운동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UNRWA가 지원을 요구하고 나선 것은 지난해만 전체 예산의 3분의 1에 달하는 지원금을 냈던 미국이 올해 들어 돌연 액수를 큰 폭으로 줄였기 때문이다. 미국 국무부는 16일 애초 계획했던 지원금 1억 2500만 달러(약 1330억 원) 가운데 절반 이상을 내지 않겠다고 UNRWA에 공식 통보했다.

미국의 이 같은 결정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중동 평화 협상을 제안했다가 사실상 거절 당하자 트위터에 UNRWA를 비판한 지 2주 만에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팔레스타인에 연간 수억 달러를 지불하는데도 감사나 존경을 받지 못한다. 평화를 이야기하려 하지 않는 팔레스타인에 미래를 감안해 돈을 지불해야 하느냐”며 원조를 중단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지난 주 헤더 노어트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워싱턴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이 팔레스타인 난민을 지원하는 기부자 중 가장 많은 돈을 내고 있다는 사실에 부정적이며, 다른 나라들 역시 적극적으로 기부에 나서야 한다고" 설명했다. 미 국무부는 지원을 삭감한 배경에 정치적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난민의 생계가 달린 지원금으로 팔레스타인을 압박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UNRWA는 공식 성명에서 "미국이 올해 지원금을 큰 폭으로 줄이면서 팔레스타인 난민에게 교육과 보건·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고 말했다. 미국 CNN 방송은 UNRWA가 설립 70년 만에 가장 심각한 수준의 재정 위기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모금 운동을 시작한다는 사실을 알리고 지지를 당부했다.

미국 ABC 방송과 인터뷰한 팔레스타인 난민 모하마드 가남(38·남) 씨는 UNRWA의 지원이 끊기면 어떻게 생계가 막막해진다고 토로했다. 가남 씨는 팔레스타인 난민 2세대다. 그의 아버지가 1948년 1차 중동전쟁을 겪으며 시리아로 피난을 갔고 시리아에 내전이 발생하면서 레바논으로까지 흘러 들어왔다. 가남 씨는 벽 곳곳에 균열이 있는 집의 방 하나에서 아내와 여섯 자녀와 살고 있으며, 다른 방에는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 남동생이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가남 씨 가족이 레바논에서 지내고는 있지만 이곳에서 합법적으로 일자리를 구할 수 없는 상태라 사실상 생존을 위해 매일 전쟁을 치르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UNRWA의 원조가 없다면 절대 살아갈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하며, "만약 UNRWA가 우리를 돕지 않는다면 비극적인 상황이 벌어질 것이다"고 토로했다.

UNRWA는 1949년 설립한 팔레스타인 난민 지원 기구다. 1948년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들이 1차 중동전쟁을 벌이고, 그해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독립을 선언하면서 이곳에 살던 팔레스타인인들이 난민 신세가 됐다. 팔레스타인 난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연합(UN)이 UNRWA를 만들었다. 70만 명이었던 팔레스타인 난민은 70년이 지나며 530만 명으로 늘었다. 이들은 팔레스타인 자치구역 가자지구, 요르단강 서안 웨스트 뱅크, 시리아, 레바논 지역에 분포해 살고 있다.

Correspondent Seong-Hwan Jo



조성환 특파원 기자 jsh@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