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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전쟁 반대" 빅터 차 대사 지명 철회…靑, “언급 부적절”

등록 2018-01-31 14:43:01 | 수정 2018-01-31 16:11:45

대북 군사 공격·한미 FTA 이견 제시한 게 핵심 이유일 듯

자료사진, 대한상공회의소가 18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상의회관에서 개최한 ‘트럼프 시대, 한국경제의 진로 세미나’에서 빅터 차 미국 CSIS(국제전략문제연구소) 한국 석좌 교수 겸 조지타운대 교수가 주제발표를 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제공=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한 미국대사로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를 지명한 결정을 철회한 것으로 보인다. CNN·파이낸셜타임스(FT)·위싱턴포스트(WP) 등 미국 현지 언론은 30일(이하 현지시각),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주한 미국대사로 차 석좌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청와대는 이 사안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한국 정부에 차 석좌의 ‘임명 동의(아그레망)’를 요청해 신속한 승인을 받은 후에도 한 달 가까이 부임에 필요한 후속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 아그레망은 ‘동의’라는 뜻의 프랑스 말로, 대사 등 외교사절을 임명해 파견하기 전에 상대국이 해당 인사를 거절할 것인지 뜻을 묻는 절차다.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상대국이 지명한 인사를 거절하지 않기 때문에 외교상 관례에 해당한다.

한국 정부가 차 석좌의 아그레망을 승인한 만큼 트럼프 행정부가 차 석좌를 공식 지명하고 상원 인준을 거쳐 공식 임명하는 절차만 남았는데 현재 이 모든 과정이 멈춘 상태다. 현지 언론은 차 석좌가 주한 미국대사에 낙마한 이유가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다른 의견을 제시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WP에 따르면 차 석좌는 지난달 말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 핵·미사일 관련 시설을 제한적으로 선제공격하는 이른바 ‘코피 터뜨리기 전략(이하 코피 전략)’에 우려의 뜻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FTA를 폐기하겠다고 한국을 위협하는 것에도 반대 의견을 내놨던 것으로 알려졌다.

차 석좌는 이날 WP에 기고한 글에서 대놓고 미국의 대북 공격이 위험하다고 맹비판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차 석좌는 ‘북한의 코피를 터뜨리는 것은 미국인에게 심각한 위험’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한반도 전쟁이 위험을 감수할 만하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지만 (대북) 공격은 북한의 미사일 개발과 핵 프로그램을 단지 늦출 뿐이다. 또한 공격은 확산의 위협을 막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악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차 석좌 낙마 소식에 청와대는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31일 오전 청와대 한 관계자는 “(트럼프 정부의) 대사 철회 여부를 청와대가 언급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



조샛별 기자 star@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