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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 세 번째 방북에 美 언론 “北美 같은 페이지 아냐”·“근본적 오해”

등록 2018-07-10 14:48:33 | 수정 2018-07-10 15:06:49

트럼프 “김정은, 계약·악수 존중할 것…중국 부정적 압력 가할 수 있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왼쪽)이 6일 북한 평양에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회담을 갖고 있다. (AP=뉴시스)
지난 6~7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의 세 번째 방북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을 신뢰한다고 표명하고 있으나 미국 내 언론과 전문가들은 북미 양측의 입장 차이를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이 우리가 서명한 계약, 더 중요하게는 우리가 한 악수를 존중히 여길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며 “우리는 북한의 비핵화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반면 중국은 대중 무역에 대한 우리의 태도 때문에 협상에 부정적인 압력을 가할 수 있다”며 “아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주말 폼페이오 장관의 방문 이후 북한 측이 내놓은 논란의 소지가 있는 수사에도 불구하고, 북한 지도자 김정은이 비핵화 약속을 지킬 것이라는 신뢰를 표현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한반도 비핵화 약속이 미중 간 무역전쟁으로 인해 시들어질 수 있다면서 우려를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방북 후 일본에서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을 하고 베트남을 거쳐 아프가니스탄을 방문한 폼페이오 장관은 9일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과 한 공동기자회견에서 “지난달 싱가포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한 약속, 솔직히 말하자면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개인적으로 한 약속은 유지되고 있고 강화됐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북한에 보내는 신뢰와 달리 미국 내부에선 이번 고위급 회담에서 북미 양측의 입장차가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그들은 폼페이오 장관이 회담 후 “생산적인 이야기를 나눴다”고 언급한 데 반해 북한은 7일 밤 “미국 측은 싱가포르 수뇌상봉과 회담의 정신에 배치되게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요, 신고요, 검증이요 하면서 일방적이고 강도적인 비핵화 요구만 들고 나왔다”고 비난하는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발표한 데 주목했다.

CNN은 8일 이번 방북 결과를 ‘외교적 절연’이라고 표현하며 “북한과 미국이 같은 페이지에 있지 않음을 분명하게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조셉 윤 전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CNN 인터뷰에서 “(북미 간) 근본적인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미국은 여전히 어떤 중대한 보상을 해주기 전에 북한이 실질적인 비핵화를 할 것이라고 믿고 있고, 북한은 두 나라가 공동으로 움직이고 모두 양보를 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상황에서 북한이 협상에서 유리한 입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이 협상의 속도와 방향을 지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방북을 통해 “정상회담 합의사항인 ‘한반도 비핵화’란 목표를 양측이 수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구체화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가 입증됐다”며 “향후 협상 또한 불확실해졌다”고 진단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 재단 선임연구원은 8일 트위터에서 북한과 미국이 회담 이후 서로 엇갈린 평가를 내놓은 데 대해 “남녀가 블라인드 데이트(서로 모르는 사이의 만남) 이후 친구들에게 하는 이야기와 다름없다”고 빗대어 표현했다. 그는 데이트 후 남성이 “데이트는 굉장했다! 우리는 정말 잘 지냈다. 난 그 여성이 소울메이트라고 생각한다!”라고 반응했다면 여성은 “그는 패배자며 다만 나에게 무엇을 사주는 것을 좋아했을 뿐이다. 당분간 지켜볼 것이다”라고 말한 식이라고 비유했다. 북미가 서로의 의도나 목적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는 말로 해석된다.

비핀 나랑 메사추세츠공대(MIT) 정치과학 교수는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 위원장은 자신이 합의한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으며, 그건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에 근접한 것이 아니다”며 “(북미 양측의)가식은 계속될 것이고 골은 깊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청와대는 9일 북미 고위급 회담에 대해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조금 더 유리한 입지, 유리한 협상고지를 확보하기 위한 샅바싸움”이라고 표현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수면 위로 보이는 모습은 격한 반응으로 비칠 수도 있는데 누가 더 샅바를 깊숙이 안정적으로 유리하게 잡느냐 하는 밀당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은희 기자 news@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