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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폐기에 한 목소리 낸 나토…美 트럼프 '국방비 증액' 요구엔 시끌

등록 2018-07-12 09:21:43 | 수정 2018-07-12 15:20:25

미국-유럽 간 무역·외교 갈등이 안보 '불협화음'으로 이어지나

11일 나토 정상회의 참석 중 단체촬영 행사에서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에게 벨기에 샤를 미셸 총리와 옌스 스톨텐베르크 사무총장이 농담하는 사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고개를 돌려 다른 데를 바라보고 있다. (AP=뉴시스)
미국·캐나다, 유럽이 참여한 집단 방위체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북한의 완전한 핵폐기와 생화학무기 및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제거를 촉구했다. 북한 핵 위협에 한 목소리를 낸 나토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방비 증액을 강도 높게 촉구하면서 분위기가 냉랭하다.

미국의소리방송(VOA)에 따르면 나토는 11일(이하 현지시각) 벨기에 브뤼셀에서 연 정상회의에서 '한반도 비핵화'에 전폭적인 지지를 밝히는 성명을 채택했다. 평화적인 방법으로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한 북한 비핵화에 도달하기 위해 진행한 남북·북미 정상 간 최근 회담과 회담을 통해 발표한 성명을 환영한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말레이시아에서 발생한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남 김정남 암살사건에 신경작용제 VX를 사용한 것을 규탄하며, 북한이 핵무기는 물론 생물·화학무기와 탄도미사일을 모두 없애고 이와 관련한 프로그램도 모두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핵확산금지조약(NPT)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전면안전조치협정에 복귀하고 생물무기금지협약·화학무기금지협약을 따라야 한다고 요구했다. 북한이 이러한 요구를 수행하도록 모든 국가가 압박을 유지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나토의 결속력은 대북 의제를 벗어나면서 헐거워지는 모습이다. 최근 미국이 유럽에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부과하면서 불거진 무역전쟁 양상과 미국의 일방적인 이란 핵협정 파기로 외교 갈등이 도드라지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국방비 지출을 강도 높게 요구해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이날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회원국들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4%를 국방비로 집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2014년 나토 정상회의에서는 2024년까지 국방비를 GDP 대비 2%까지 늘리는 목표를 설정했는데 여기에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2018년 현재 미국은 GDP 대비 3.6%, 그리스는 2.2%, 영국은 2.1%, 에스토니아는 2.14%, 폴란드는 2%를 국방비로 지출한다. 독일은 GDP의 1.24%를 국방비로 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 트위터에 "29개 회원국 가운데 5개 나라만 (GDP 대비 2%를 국방비로 지출하는) 약속을 지키고 있다"고 지적하며 미국은 유럽을 보호하기 위해 돈을 내지만 무역에서 수십억 달러의 손실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행보는 유럽 국가들이 미국에 안보 능력을 기대면서 도리어 자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는 데 대해 속내를 거침없이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유럽 경제를 선도하는 독일이 국방비 지출에 소극적이라고 지적하며 민감한 말로 자극했다. 그는 11일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과 조찬 회동하며 독일이 자국의 안보 능력에 무임승차했다고 말했다.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모스크바가 천연가스관 사업인 '노르트 스트림 2 가스관 사업’을 함께 하는 독일을 완전히 통제했고, 독일은 러시아의 포로가 됐다"고 말하며, "독일이 가스·에너지를 위해 러시아에 수십억 달러를 지불한다면 나토가 무슨 소용이 있냐"고 지적했다. 적대적인 국가로부터 에너지를 수입하는 독일과 나토에서 공동방어체계를 유지하는 게 가능하냐는 질문을 던진 것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우리는 지금 통일 독일에서 자유를 누려 행복하며, 우리는 독립적으로 정책을 결정한다"고 즉각 반박했다. 이어 "2024년까지 독일은 2014년 국방비보다 80% 이상 지출함으로써 GDP의 2%를 국방비로 쓰기로 한 웨일스 나토 정상회의 결정을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조샛별 기자 star@newshank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