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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노예가 아니다"…伊농장서 아프리카 노동자 수백명 시위

등록 2018-08-09 14:45:38 | 수정 2018-08-09 14:46:51

이탈리아 남부 포자의 토마토 농장에서 일하는 아프리카 출신 이주 노동자들이 8일(현지시간)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시위에 나섰다. 지난 주말부터 두 차례의 교통사고로 노동자 16명이 사망했다. (AP=뉴시스)
이탈리아 토마토 농장에 고용된 아프리카 이주민들의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남부 포자 지역의 토마토 농장 노동자 수백명이 "우리는 노예가 아니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노동 착취와의 전쟁에 나섰다.

이번 시위는 지난 6일 교통사고로 아프리카 출신 이주 노동자 12명이 사망한 사건이 도화선이 됐다. 불과 48시간여 전에도 유사한 사고로 4명이 사망하고 여러명이 다쳤다.

사망 사건이 논란이 되자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내무장관은 지난 7일 아프리카 노동자 대표를 만나 "착취 및 마피아 근절이 우리 정부 과업의 우선순위"라며 달래기에 나섰다. 이어 "노동자들이 모여 사는 게토를 철수하도록 하겠다"고 해결책을 내놨다.

노조 지도부와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주 노동자 착취를 종식하는 것은 상당히 복잡한 일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농장 직원 계약 조건이 엄격해지면서 최근 몇년 간 불법으로 직원을 고용해 착취하는 것이 일반적인 일이 됐다고 지적했다.

토마토 수확기마다 더 나은 삶을 찾아, 가족에게 더 많은 돈을 보내기 위해 수천명의 이민자들이 이탈리아 남부에 상륙했다. 이주 노동자 수가 늘어나면서 이미 낮은 임금은 더욱 낮아지고 많은 근로자들이 노예와도 같은 환경에 갇히게 됐다. 당국은 이같은 악순환을 근절하지 못하고 외면하기에 이르렀다.

이번 교통 사고 역시 예상 가능한 일이었다는 지적이다. 농식품 노조 관계자 다니엘레 라코벨리는 "사고는 우연이 아니었다"며 "최대 20명이 탄 작은 밴 200~300대가 위험하게 도로를 다닌다"고 말했다. 이같은 밴은 사고 발생 시 법적인 문제를 피하기 위해 불가리아 자동차 번호판을 달고 있다.

이주 노동자 및 지원단체는 꾸준히 당국을 향해 수확기에 대중교통 시스템을 지원해 달라고 촉구했다. 라코벨리는 "수십년 동안 노동 환경에 항의를 했다"며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짐승처럼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NYT에 따르면 알음알음으로, 또는 휴대폰 애플리케이션 왓츠앱을 통해 채용된 이주 노동자들은 수도와 전기가 구비되지 않은 빈민가에 밀집해 살고 있다. 라코벨리는 노동자 게토를 철수하겠다는 살비니 장관의 발언에 대해 "적절한 쉼터와 더 나은 노동 조건을 제공할 때만 가능하다"며 "그들은 급여가 너무 낮아 다른 집을 구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포자 지역에 사는 이주 노동자는 5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당국은 포자 지역 농민의 절반이 불법으로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비공식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 수치는 9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합법적으로 이주한 노동자도 법이 보장하는 급여와 수당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라코벨리는 "이탈리아는 이주 노동자를 그런 식으로 대우하지만 그들이 없다면 우리는 더이상 토마토와 주키니를 먹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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