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신기, 연예계 판도 뒤엎는 '제2의 서태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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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신기, 연예계 판도 뒤엎는 '제2의 서태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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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08-14 21:48:51 | 수정 : 2009-08-14 21:4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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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기획사 불공정 계약 실태 진단하는 긴급토론회 열려
남성 5인조 그룹 동방신기가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대표 이수만 이하 SM)의 전속계약효력정지가처분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하면서, 연예계의 화두 '노예계약' 문제가 수면 위로 급부상했다.

문화연대는 24일 오후 2시 서울 정동에서 '<동방신기> 사태를 통해 본 연예 매니지먼트 시스템의 문제와 대안 모색'이라는 긴급토론회를 열었다.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발제하고 김원찬 한국가수협회 사무총장, 탁현민 한양대학교 교수, 박주민 변호사, 김대오 노컷뉴스 방송연예 팀장, 김은아(동방신기 팬) 씨가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동방신기의 일부 팬들은 토론회에 직접 참석해 발제자와 토론자의 발언을 주의 깊게 들었다.동방신기 멤버 중 영웅재중, 믹키유천, 시아준수 세 명은 지난 달 31일 SM의 전속계약효력정지가처분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하면서 가요계가 술렁이고 있다.

데뷔 68개월째인 동방신기는 대표적인 한류스타로 '아시아의 별'로 불릴 만큼 인기 상한가를 달리고 있으면서도 부당한 전속계약 기간과 수익 배분 문제로 속병을 앓아왔던 것으로 보인다.

동방신기가 SM엔터테인먼트와 맺은 계약기간은 13년이며, 여기에는 연습 기간과 군복무 기간은 빠져 있다. 동방신기는 국내는 물론 해외 공연을 위한 살인적인 스케줄을 감당하느라 하루에 3~4시간가량 취침하는 강행군을 이어오고 있다고 한다.

휴가 기간은 1년 1~2주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과도한 활동을 하며 벌어들인 수익 중 대부분은 소속사에 돌아가고 있어 부당하다는 것이 유노윤호와 최강창민을 제외한 세 멤버의 주장이다.

이동연 교수는 이번 사태가 발생한 원인으로 연예 기획사의 불합리한 시스템을 지목했다. SM의 경우 동방신기 이외에도 소녀시대, 샤이니, 슈퍼주니어와 같은 인기그룹이 소속해 있는 곳이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연습생이 있을 만큼 최대 연예 기획사이지만, 봉건적이고 권위주의적인 환경 때문에 문제가 곪아 터졌다는 것이 사태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는 비단 SM엔터테인먼트에만 해당되는 내용은 아니다.

이 교수는 "(국내 연예기획사는)대부분 불합리한 부분이 있다. 강제로 (소속 연예인에게)홍보에 나서게 한다든지 회사 행사에 무상으로 출연하게 하거나 사생활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고, 자율적인 의사결정 없이 (기획사가)일방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때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연예기획사와 방송사 간의 구조적인 관행과 부적절한 커넥션이 있다고 언급하면서도 가장 실질적인 문제점은 연예 기획사가 소속 연예인을 바라보는 눈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연예기획사가 실제로 노리는 것은 가수의 수입이 아니라 가수들의 활동을 통해 보유한 주식 가치를 높이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SM 이수만 대표의 경우 소녀시대와 샤이니, 동방신기의 활발한 활동 덕분에 올해만 주식가만 100억 원에 가까이 뛰었다고 첨언했다.

이 밖에도 계약서가 담고 있는 비상식적인 계약 내용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지적했다. 그는 동방신기의 팬이 인터넷에 올려놓은 계약내용을 토대로 "소속사가 요구하는 사안들은 절대적인 반면 의무에 대해서는 물음표를 던질 수밖에 없을 만큼 불리하다. 게다가 계약을 해지하거나 위약할 때는 4000억 원~4800억 원을 물어줘야 하는 실정이다"고 분석했다.탁현민 교수는 동방신기 사태가 기획사에 의해 만들어진 소위 아이돌 스타가 갖는 운명인 동시에 한계점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하며, "연예산업의 헤게모니가 기획사에 쏠려 있기 때문에 연예인은 단순한 소모품으로 전락하게 된다"고 진단했다.

그는 "동방신기와 SM은 절대 화해할 수 없고, 지금 멤버대로 갈 수 있는 확률도 제로"라고 관측하며, "SM 입장에서도 동방신기가 사라지지 않기를 바라겠지만 이 문제가 장기화될 경우 포기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후에도 동방신기를 길렀던 것처럼 많은 아이돌 그룹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번 사례가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사태를 막을 수 있는 근본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거대 기획사에 기대지 않고 자신 만의 음악 자존심을 지켜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 연예기획사에서 태어나 인기와 돈을 쥔 아이돌 스타가 자신을 길러준 소속사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밥그릇 싸움에 불과할 뿐 본질적인 문제 해결에는 별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탁 교수는 동방신기 사태로 인해 봉건적이고 권위적인 연예 기획사가 판치는 지금의 판도가 뒤바뀔 수 있다고 언급하며, 가수 서태지를 예로 들었다.

1990년대 음반사가 지금의 연예기획사와 같은 위치에서 가수들을 착취하고 있을 때 그룹 '서태지와 아이들'이 등장했다. 서태지가 스스로 기획사를 만들었고, 이후 많은 가수들도 음반사에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길을 모색하면서 판도가 아예 바뀌었다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탁 교수는 동방신기가 아예 SM을 빠져나와 오직 실력만으로 활동을 재개해 성공할 경우 대형 연예기획사가 연예계를 장악하는 판도가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원찬 사무총장은 향후 제 2의 동방신기 사태를 막기 위해 자격조건을 갖춘 매니지먼트만 활동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만든 표준정식계약서 사용을 당부했다. 박주민 변호사는 연예인의 경우 계약서라는 족쇄에 메여 있다고 설명하며, "악습을 고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동연 교수는 계약 단계를 다원화시켜 데뷔 전 후에 계약을 각각 새로 체결하고, 왕성한 활동을 하기 시작할 때에도 계약 내용을 수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연예인이 법률대리인과 함께 계약을 체결하는 것도 자유로워져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무엇보다 양측의 신뢰회복이 가장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이날 동방신기 팬의 입장으로 토론회에 참여한 김은아 씨는 "(가처분신청을 한)세 사람은 진보와 개혁을 원했고, 나머지 두 사람은 말없이 개선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팬들은 인권적인 문제로 이 사태를 해결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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