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말씀이 있으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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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0-09-20 18:23:23 | 수정 : 2010-09-20 18: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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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대법은 우리말에서 중요 위치…'님' 또는 '시'만 넣으면 높임말? '오해'
성창특허법률사무소 고영회 대표
기념식장 같은 데에서 사회자가 “다음에는 누구의 축하말씀이 있으시겠다”는 식으로 안내하는 것을 흔히 듣습니다. 사회자가 축사할 분을 높이는 과정에서 생긴 일인데 이상하게 들리지 않습니까?

높임말은 우리 한글의 중요한 특징의 하나이므로 제대로 높이는 법을 알고 쓰는 것이 중요합니다. 높임말은 어떻게 쓰는 게 올바른 것일까요. 높임말은 상대방을 존중하여 사용하는 것이라는 것에 바탕을 두고 높임말을 쓰는 원칙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우리말에서 높임법(존대법, 대우법, 경어법)은 주체 높임, 상대 높임, 객체 높임, 압존법(壓尊法)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주체 높임은 주어를 높이는 것으로 주로 술어에 ‘-시-’를 붙임으로써 해결합니다. “선생님께서 공부를 가르치십니다”와 같이 말하는 것이죠. 높임을 받는 상대방은 사람이어야 하기 때문에 무생물, 동물, 관념어와 같이 사람이 아닌 단어를 높여서는 어색합니다.

예를 들어, 고객상담자들이 “이 카드는 연회비가 만원이시고 서비스가 좋은 카드이십니다.”라고 쓰는 말을 흔히 듣는데 사람이 아닌 연회비나 카드를 높이는 것이 되어 거북합니다. 아무 곳에나 ‘시’자를 넣은 것은 곤란하죠.

상대 높임은 말을 듣는 상대방을 정중하게 대해주는 말이라 하겠습니다. 상대방에는 ‘님’자를 붙이고 술어는 ‘하십시오, 하셔요’로 끝내는 것입니다. 상대 높임은 사람에게 높여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별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어떤 분은 동물이라도 의인화된 것이라면 ‘호돌이님 ...하셔요’라고 써도 될 것 같다고 하는데 저도 공감합니다.

골치 아프게 주체 높임이나 상대 높임을 구분하여 생각할 필요는 없겠습니다. 설명할 주어나 말을 건네는 상대가 사람이고 높여야 할 경우라면 주어에 ‘님’을, 술어에 ‘시’를 넣고, 술어 끝을 높임체로 끝내면 된다고 정리해 두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객체 높임은 밥을 진지, (물건을) 주다를 드리다, 말을 말씀이라 하는 것과 같이 낱말 자체에서 보통말과 높임말로 구분하여 쓰는 것인데 요즘에는 잘 나타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말을 적절하게 골라 쓸 수 있으면 말의 품격을 상당히 높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주체 높임에서 술어가 여러 번 나올 때 각 술어에 ‘시’를 일일이 다 넣을 것이 아니라 ‘사장님이 살펴보고, 문제점을 찾아내고, 개선책을 지시하셨습니다.’와 같이 마지막 술어에만 높임말을 쓰는 게 더 자연스러울 것 같습니다.

처음으로 돌아가 “누구의 축하말씀이 있으시겠다”에서 주어를 말씀으로 하였으니 말할 분을 높였습니다. 그렇지만 말씀은 관념어이므로 높이면 어색해집니다. 그래서 “누구의 축하말씀이 있겠습니다”로 하는 게 자연스럽습니다. 그것보다는 주어를 사람으로 바꾸어 “누가 축하말씀을 하시겠다”로 말하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결혼식에서 신랑이 입장하겠습니다, 혼인서약을 하겠습니다, 신랑 신부가 행진하겠습니다라고 하면 될 텐데, 관념어인 ‘말씀’을 주어로 하다 보니 “다음에는 누구의 축하말씀이 있으시겠다” 같이 어색한 표현이 나옵니다.

존대법은 우리 말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님’자나 ‘시’자를 넣기만 하면 높임말이 된다고 오해해서는 안됩니다. "아버님의 대갈님에 검불님이 붙으셨습니다. 장관님실, 사장님실"과 같은 황당한 높임말을 쓰는 일이 생기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존중하는 말을 제대로 쓸 때 우리말의 품격은 더욱 높아집니다.


성창특허법률사무소 고영회 대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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