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탈북자들 아침밥 잘 먹이고 그날 밤 강제 북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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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탈북자들 아침밥 잘 먹이고 그날 밤 강제 북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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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2-03-09 17:59:14 | 수정 : 2012-04-12 09:4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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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보위부원 국경서 탈북자 붙잡아 2~3시간 만에 돌려보내
단식하다 실신한 박선영 의원, 중국대사관 앞 기자회견장 찾아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이 9일 오후 중국대사관 앞에서 열린 탈북자 강제 송환 반대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한국)
중국의 탈북자 강제 북송을 막기 위해 11일 동안 단식하다 실신했던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이 9일 오후 주한중국대사관 건너편에서 열린 ‘탈북난민 강제북송 중단 촉구 릴레이 단식 선포식 및 시민대회’에 참석했다. 박 의원은 10일 김형오(새누리당) 전 국회의장을 단장으로 한 국회 대표단으로 유엔 인권이사회가 열리는 제네바로 떠난다. 새누리당 안형환 의원도 함께 참석한다. 박 의원은 47개 나라 대표들에게 탈북자 강제 북송의 참담함을 호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시민대회가 열린 곳은 비좁은 인도였다. 중국대사관 앞은 전경차량으로 가로막힌 터라 시민들은 길 건너에 집결했다. 중국의 비인도적 처사를 규탄하기 위해 모인 각계각층의 시민과 이들을 취재하기 위한 취재진으로 인도는 순식간에 인사인해를 이루었다. 2시를 조금 넘긴 시각 박 의원이 휠체어에 의지해 현장을 찾았다. 무릎 위에는 어린이용 털모자가 담긴 선물 상자가 놓여 있다. 한 시민이 탈북 어린이에게 전달해달라며 박 의원에게 준 것이라고 한다.

“중국에게 특별한 희생을 요구하는 것 아니다”
11일 동안 단식하다 지난 2일 실신한 후 다시 현장을 찾은 박 의원은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단식을 시작한 순간 제 한 몸을 바치겠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그는 “지금은 건강을 신경 써서는 안 되다고 생각한다. 이 순간에도 체포당하고 쫓기고 감옥에서 노심초사하는 많은 탈북자가 있다. 병원에서 퇴원을 만류하고 내일 제네바에 가는 것도 위험하다고 했지만 구애받지 않고 나왔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자신이 파악한 탈북자 48명 가운데 19명이 이미 강제 북송한 상태라며 참담함을 토로했다.

지난달 9일 9명이 붙잡힌 후 그달 13일, 15일, 17일, 19일, 21일, 29일까지 중국 심양과 연길, 장춘 북경 그리고 라오스 등 다양한 지역에서 48명이 붙잡혔다. 박 의원이 파악하고 있는 탈북자 숫자는 탈북자가 S.O.S.를 요청하거나 직접 연락해 신원을 파악한 경우에 한한다. 이들 중 심양에 있던 10명이 8일 강제로 북한에 끌려갔고 지난달 16일 장춘과 연길에서 붙잡힌 9명 역시 중국이 강제 송환했다.

9일 오후 중국대사관 앞에서 열린 탈북자 강제 송환 반대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애란(왼쪽) 박사. 이 박사는 대사관 앞에서 텐트를 차리고 16일째 단식 중이다. (뉴스한국)
박 의원은 “지난달 16일 북한으로 끌려간 9명의 탈북자는 당시 투먼으로 향하고 있다고 했는데 아예 연락도 안 닿고 소재 파악도 못하고 있다. 이들은 투먼 구류소도 거치지 않고 곧바로 북한으로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아래는 박 의원의 설명이다.

“어제 심양에서도 봉고차가 3대가 나갔는데 앞 뒤로 공안의 차였고 가운데 봉고차에는 10명의 탈북자가 타고 있었다. 북송 당일 아침 식사가 굉장히 잘 나왔다고 한다. 그래서 탈북자들은 ‘중국의 경축일인가’ 생각했다는데, 알고 보니 그렇게 아침밥을 잘 먹이고 그날 저녁에 북한으로 데려가 버린 것이다.”

게다가 중국 공안의 손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북한 보위부를 거쳐 북송 당하는 경우도 허다하다는 게 박 의원의 설명이다. 300여 명의 보위부원이 중국 국경에 집단으로 머물다가 국경선을 넘는 탈북자를 잡으면 2~3시간 안에 다시 북한으로 들여보내는 것이다. 이렇게 잡힌 탈북자들은 구류소도 거치지 않고 죽음의 땅으로 가야 한다. 최근에 드러난 것만 50여 명에 달하며, 알려지지 않은 사례까지 합하면 수백 명에 달할 것이라고 박 의원은 말했다.

박 의원은 무엇보다 중국 정부가 원칙을 지켜 탈북자들의 목숨을 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이 9일 오후 중국대사관 앞에서 열린 탈북자 강제 송환 반대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한국)
그는 “어려운 것은 없다. 원칙만 지키면 된다. 중국이 가입하고 비준한 난민협약과 고문방지협약을 그대로 지키면 강제 북송할 수 없다. 강제 북송은 죽음이다. 중국에게 특별한 희생을 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하며, “이렇게 하면 탈북자 문제는 자연히 풀릴 것이고 이후에는 국제기구의 결정에 따라 실행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패권 경쟁에서 북한을 지렛대로 사용하기 위해 중국이 북한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으려고 탈북자를 강제 북송하는 데 대해 맹렬하게 질타한 박 의원은 이러한 행태가 중국 스스로 ‘소국’임을 자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국이 되려면 소아병적인 사고방식에서 벗어나라”고 요구하며, “중국은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의 면모를 보이라”고 질타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국내 소극적인 분위기에 대해서도 강하게 지적했다. 특히 야권에서 북한 인권 문제에 소극적인 데 대해서는 “그들은 사이비 인권을 말하고 있다”고 공세를 퍼부었다.

박 의원은 “인권은 인류 보편적인 가치에 따라 국적이나 인종, 피부색, 종교, 언어에 상관없이 마땅히 누려야 할 최소한의 권리다. 그런데 그들이 북한 인권법이나 탈북자에 대해 일절 입을 닫고 있다는 것은 그들 스스로 인권에 대한 개념을 잘못 가지고 있거나 아니면 사이비 인권주의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이 9일 오후 중국대사관 앞에서 열린 탈북자 강제 송환 반대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모습. (뉴스한국)
민주통합당 김부겸 의원이 당 내에 탈북자 강제북송 특별위원회 설치를 제안한 데 대해 박 의원은 “민주통합당이 김 의원의 목소리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공천 기준의 첫 번째가 ‘정체성’인 만큼 탈북자 문제를 말하고 싶어도 말하지 못하는 민주통합당 의원들이 꽤 있다”고 말하면서도 “정의는 목소리를 내고 행동할 때 실현할 수 있다. 민주통합당 내 양식있는 의원들의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어 그는 “‘아무리 이렇게 외친다고 한들 중국이 들어주겠나’ ‘중국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패배주의다”고 질타하며, “광우병 소고기 문제로 촛불을 들었을 때 미국이 들어주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 촛불을 들었나. 처음부터 안 될 것이라고 생각하면 그 어떤 것도 할 수 없다. 중국에 대해 왜 이렇게 사대주의적이고 패배주의적인 생각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제네바에 가서는 일명 ‘뻗치기’를 해서라도 유엔 인권이사회 47개 국가 대표를 만나 심각성을 호소하겠다고 강조했다. 뻗치기는 기자들이 사용하는 은어로 취재원을 만나기 위해 기약도 없이 무작정 기다리는 것을 말한다.

새누리당에서 탈당한 전여옥 의원이 9일 오후 중국대사관 앞에서 열린 탈북자 강제 송환 반대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모습. (뉴스한국)
탈북자부터 변호사까지 각계각층에서 “강제 북송 반대” 한 목소리
이날 열린 릴레이 단식 선포식과 시민대회에는 사회 각 분야의 구성원이 참여해 한 목소리를 냈다.

자유북한 청년포럼 회장을 맡고 있는 곽우정 씨는 “국제사회의 일원인 중국 정부와 후진타오 주석에게 요청한다. 중국에 머물고 있는 탈북자들을 강제 북송하는 것은 인권유린을 넘어 명백한 살인행위다”고 말하며, “국사제회의 일원으로 상식과 격을 갖춘 한 국가로서 이러한 살인행위에 동조하는 것을 부디 중지하기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탈북자 유소망 씨는 몇 년 전 탈북하다 딸이 강제로 북한에 끌려간 후 보위부에서 반년 이상 고생하고 요덕 수용소에 갇혔다고 입을 열었다. 현재는 딸의 생사조차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을 토로한 유 씨는 “직접 당해 보지 않고는 어느 누구도 그 갈기갈기 찢기는 문자 그대로 피 터지는 심정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고 호소했다.

9일 오후 중국대사관 앞에서 열린 탈북자 강제 송환 반대 기자회견에서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 이헌 공동대표가 발언하는 모습. (뉴스한국)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시변)도 이날 기자회견장을 찾아 중국 정부의 반인도적인 처사를 강력 규탄했다.

시변 이헌 공동대표는 중국이 1982년 가입한 난민협약과 1988년 정식 비준한 고문방지협약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강제송환금지의 원칙은 국제법규상 일반 조약에 우선하는 대표적인 강행규정으로서 인류보편적인 가치인 기본적 인권을 위한 것이다. 중국 정부는 이제라도 탈북자에 대한 반인도적 반인권적 강제북송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단식 16일 째를 맞은 '탈북자 1호 박사' 이애란 북한전통음식연구원 원장은 “여기서 모이는 것에 만족해서는 안 되고, 온 국민이 문제를 공감해 전 세계로 운동을 확산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유정현 의원은 “중국 정부가 대사관 앞의 이 기자회견을 우습게 볼 수 있지만 그들이 두려워하도록 만들 수도 있다. 더 이상 중국이 당당하게 탈북자를 강제 북송하는 일을 막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새누리당 유정현 의원이 9일 오후 중국대사관 앞에서 열린 탈북자 강제 송환 반대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모습. (뉴스한국)



이슬 기자[dew@newshank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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