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세자녀 죽음 부른 축귀사역의 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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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세자녀 죽음 부른 축귀사역의 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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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2-03-11 02:08:30 | 수정 : 2012-04-12 09:3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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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개입 3의 인물 장씨, 박씨부부에겐 하나님의 대변자
시체 썩은 악취 감추기 위해 청국장 끓여
박씨 부부 장례식때 세자녀 이름 부르며 오열
세자녀 사망사건이 일어난 보성 지역 전경. (뉴스한국)

“사건이 알려진지 10일 만에 10년 늙어버린 느낌이다”

한달 전 온 국민을 경악케 한 전남 보성군 3자녀 축귀사역 살인 사건을 담당한 강력범죄수사팀장의 하소연이다. 김경호 팀장은 “20년 강력반에 근무하면서 이런 일은 처음”이라며 사건의 희귀성에 혀를 내둘렀다. 그는 녹차의 본고장으로 유명한 보성 지역이 엽기 사건의 근원지로 굳혀질 것을 염려했다. 세자녀를 축귀의식으로 죽인 박모(43.남), 조모(34.여)씨 부부의 빗나간 신앙심은 영국 BBC방송 등 해외에서도 관심을 갖고 취재했다. 전국을 넘어 세계속에 지역 이미지를 상당히 실추시켰다.

희대의 범죄가 벌어지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취재진은 사건의 실체 파악을 위해 현지 경찰 수사진 도움으로 현장을 찾아 나섰다. 사건 장소인 일명 ‘형제교회파’로 분류된 ㅂ교회 정문에 들어서자 입구는 자물쇠로 잠겨 있었다. 교회 살림을 책임지던 박씨 부부가 경찰에 구속되자 16명 남짓의 소수의 신도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간판만 걸려있을 뿐 사실상 폐쇄된 거나 다름없다. 교회 입구 오른편 마당 주변에는 아이들이 놀던 흔적이 발견됐다.

세 자녀가 입던 것으로 추정되는 옷가지들은 한데 뭉쳐져 땅바닥에 이리저리 널브러져 있었다. 손 때 묻은 플라스틱 곰 인형은 쓸쓸해 보였다. 신도들이 남긴 국화꽃 3송이는 빗방울에 흠뻑 젖은 채 꽃잎과 줄기가 모두 시들어 갔다. 사건의 내막을 듣기 위해 교회 신도들을 직접 대면하려 했지만, 모두 종적을 감춰버려 만날 수 없었다.


끔찍한 사고가 발생한 ㅂ교회. 이곳은 기성교단이 '형제교회파'로 분류하고 있다. (뉴스한국)
수사를 담당한 김 팀장은 2월 11일 오전 9시30분을 잊지 못했다. 숨진 아이들 고모부의 신고를 받고 즉각 출동해 눈앞에서 목도한 현실은 믿기 어려웠다. “집에 도착하자 코를 자극하는 강한 악취가 풍겼다. 부패한지 10일이 넘은 3구의 시신은 식탁에 나란히 놓여 있었고 박 씨 부부는 멍한 눈빛으로 그 광경을 주시했다”

수사팀은 사건에 개입한 제3의 인물인 장모(45.여) 씨를 상해치사 교사 및 사기혐의로 체포했다. 박씨 부부에게 장씨의 존재는 하나님의 대변자였다. 박씨 부부와 장 씨는 수십일간 수백 통의 문자와 전화를 주고받으며 귀신 쫓는 방식을 의논했다. 두 부부는 장씨에게 4차례에 걸쳐 2,227만원을 송금했다.

교회까지 운영한 두 부부가 장씨를 맹신한 배경이 궁금하다. 상식적으론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경찰과 마을 주민들은 형제교회파의 개교회적 성격이 주요한 것으로 판단했다.

박씨 부부와 장씨가 다닌 형제교회파는 기존교회의 직책 제도를 거부한다. 교회내 직책자는 없고 모든 신도를 형제, 자매로 지칭한다. 누구라도 하나님에게 계시를 받으면 교회 운영자가 될수도, 단상에서 간증과 설교도 할수 있다. 하나님 계시를 받은 사람의 말은 이곳에서 곧 법이다. 교회 운영은 개인성향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워낙 개교회 중심으로 운영되다 보니 개신교 내부에서도 실체 파악에 애를 먹고 있다.

ㅂ교회를 만든 박씨 부부를 처음 만난 한 개신교 목사는 “새롭게 걸린 교회 간판을 보고 찾아가 박씨를 만나 ‘목사님이시냐’ 물었더니 ‘나는 목사가 아니다. 형제라 부른다’고 했다”며 “형제교회는 자기들끼리 형제라고 부르고 자기들끼리 파송한다. 기존의 목사, 집사, 장로 제도도 거부한다. 풀뿌리식 개교회 형태로 운영돼 예배를 보는 방법은 그 교회 사람만 안다”고 밝혔다.

장 씨가 박씨 부부를 돕기 위해 1년 6개월간 매달 5만원씩 운영비를 꼬박 보태준 것도 환심을 사기에 충분했다. 어려운 형편에 살림밑천이 됐다.

이런 이유로 박씨 부부는 장씨 말이라면 철썩 같이 믿었다. 장씨는 문자나 전화로 박씨 부부에게 지시할 때마다 마치 하나님에게 직접 계시를 받은 것처럼 말했다. “사십에 하나 감한 매를 때리라고 하라네요” “기도하라고 하시네요”라는 식으로 끝말을 하나님 뜻을 대변하듯 말했다. 또 “가난한 사람을 도와주면 금은보화로 돌려주신다. 귀신을 내쫓을 수 있다”고 말해 자신의 카드빚 2천만 원을 변제해 달라고 노골적으로 말했다. 이에 박씨는 1월 19일 장씨의 카드빚 1천만 원을 갚아줬다.

박씨 부부가 “자녀가 말을 안 듣는다”고 조력을 구하자 장씨는“귀신들린 것”으로 단정한뒤 “자식을 직접 때려봐라 귀신이 들어있을 것”이라며 폭력을 조장했다.

그러면서 “아이를 훈계하지 아니하려고 하지말라 채찍으로 그를 때릴지라도 그가 죽지 아니하리라 네가 그를 채찍으로 때리면 그의 영혼을 스올에서 구원하리라”(잠언 22장15절), “유대인들에게 사십에서 하나 감한 매를 다섯 번 맞았으며...”(고후11장24절) “사십까지는 때리려니와 그것을 넘기지는 못할지니...”(신명기 25장 1절) 라는 성경구절들을 인용해 말의 신뢰도를 높였다.

@IMG3@박씨 부부는 장씨의 말대로 39회씩 4회, 총 126대를 허리띠와 파리채를 채찍삼아 자녀들을 때렸다. 박씨가 허리가 안 좋아서 힘들어하면 조씨가 바통을 이어받아 때렸다. 때리는 방법은 잔인했다. 애들을 식탁위에 엎어놓고 양손을 스타킹으로 결박한 상태에서 등 부위 부터 발바닥까지 사정없이 때렸다.

때리는 과정에서 박씨는 장씨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조언을 구했다. 장씨가 “피멍이 들도록 때려라 죽지 않는다. 독사와 야수로 생각하고 때려라”고 회신하면. 폭력의 강도를 높였다. 결국 아이들 3명은 굶주림과 폭력에 몸이 만신창이가 돼 2월 1일 목숨을 잃었다.

박씨가 애들이 죽었다고 말하자 장씨는 “믿음이 약해서 그런 것이다. 하나님이 살려줄 것”이라고 한 뒤 재차 금품을 요구했다. “돈을 받아야 기도를 받아주니까. 정성을 보시지...돈이 오면 다시 기도 하게요”라고 말했다. 박씨 부부는 장씨의 말대로 자녀들이 살아날 줄 믿고 2월 3일, 6일, 8일 3차례에 걸쳐 1,227만원을 송금했다.

박씨 부부는 신자들이 교회에 찾아와 "아이들이 어디 있냐"고 물으면 “애들이 아파서 방문을 잠궜다”며 거짓말 했다. 시체가 썩는 악취를 감추기 위해 가스렌지에서 청국장을 연신 끓여 댔다. 합심으로 기도를 하고 매달렸지만 아이들은 살아나지 않았다.

엽기행각을 벌인 박씨 부부가 지금은 범행을 뉘우치고 있을까. 김 팀장은 “자신들이 잠시 정신이 나갔던 것 같다면서 뒤늦게 후회하고 있다. 현장 검증할 때와 아이들 장례식을 치를 때는 애들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며 통곡을 하며 몸을 가누지 못하더라”

김 팀장은 “박씨 부부는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에 귀신을 쫓아내야 잘 될 걸로 생각했다”며 “잘못된 믿음이 빚어낸 파행”이라고 사건을 정리했다.
@IMG4@


정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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