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관광도시 보령, 종교비하 인권침해 발 빠른 대처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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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관광도시 보령, 종교비하 인권침해 발 빠른 대처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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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2-05-07 22:33:06 | 수정 : 2012-12-10 17:3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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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진정에 즉각 진상조사 착수하고 재발방지 약속
매년 수십만 명의 외국인이 방문하는 머드축제의 도시 보령이 일방적인 타종교 비방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시민을 위해 즉각적인 대처에 나서 주목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종교사회로 진입한 한국사회가 한 발짝 진일보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하는 한편 서로를 이해하는 다종교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택시기사가 난데없이 “미혹당했다” 종교비하
충남 보령시에 거주하는 조 모(여·32) 씨는 두 딸과 함께 지난 1월 말 콜택시를 불러 자신이 다니는 교회까지 가달라고 했다가 예상치 못한 종교 비하 발언을 듣고 정신적인 충격을 받았다. 택시 기사 정 모(남·71) 씨가 “신앙생활은 얼마나 했느냐”고 물은 뒤 “아주머니가 미혹되어서 다니는 것이다”며 수차례 조 씨의 종교를 비하한 것이다. 조 씨가 자신의 종교에 대해 설명하자 택시기사는 강한 거부반응을 보이며 도로 주행 중 택시를 멈췄고, 이 때문에 조 씨와 두 딸은 순간적으로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

목적지에 도착해 택시에서 내린 후에도 조 씨는 정 씨의 말이 떠올라 속상한 마음을 억누르지 못했다. 정 씨가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을 비이성적으로 무엇에 홀린 것처럼 비하했다는 데 울분이 차올랐다. 게다가 정 씨가 택시를 탄 승객을 상대로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모욕적인 발언을 쏟아내고 승객의 안전까지 위협했다는 점은 조 씨에게 충격 그 자체였다.

당시 일로 인해 약 두 달 동안 끙끙 앓던 조 씨는 지난 3월 20일 보령시청에 고통을 호소하며 진정서를 제출했다. 자신 뿐 아니라 또 다른 승객들도 피해에 노출될 수 있다는 생각에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진정서를 통해 조 씨는 “보령의 ‘얼굴’과도 같은 택시 기사가 자신의 종교와 다르다고 해서 고객을 모욕하고 종교의 자유를 침해한 것은 비인권적인 행위다”고 지적하며, 정중한 사과 및 교육을 통한 시정요구를 촉구했다.

보령시청 전경. (뉴스한국)
민관이 적극 나서…택시기사 공식 사과하고 택시조합은 재발방지 약속
조 씨의 진정서를 접수한 보령시는 즉각 조치를 취했다. 관내 택시를 관리 감독하는 보령시 도로교통과에서 해당 택시기사인 정 씨를 상대로 진상조사 벌여 사건을 확인하고 주의 처분했다.

도로교통과 담당자는 “운전 당사자가 잘못을 시인하고 공식사과와 함께 재발방지를 약속하였기에 주의처분 했다”고 말하며, “유사한 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계도조치 하였다”고 설명했다. 담당자는 또 “정 씨가 속해있는 ‘A택시’ 모두에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친절을 당부하고 친절교육을 강화해 시민 불편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보령시청 측은 정 씨가 조 씨를 직접 만나 공식 사과하도록 두 사람의 만남을 주선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정 씨는 “(내가 다니는 교회)목사와 교인들과 대화하며 (조 씨의 종교가)나와는 신앙이 다르다는 생각이 되어서 종교 자유를 침해하고 모욕을 주었다. 상처를 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차후에는 종교인권을 존중하겠다”고 사과했다.

A택시 조합의 홍 모 지부장도 비슷한 사례가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홍 지부장은 “정 씨가 조 씨에게 종교에 대해서 그런 식으로 발언한 것은 잘못이다”고 지적하며, “우리 사회에 이 종교 저 종교 모두 들어와서 서로 자신이 원하는 종교를 믿고 있는데 그것을 나쁘다 좋다 이야기 한다는 것은 잘못이다”고 강조했다.

홍 지부장은 조 씨를 만나 사과의 뜻을 전하는 한편 조합에 가입한 약 230명의 개인택시 기사에게 타종교를 비하해 발생한 사건을 설명하고 피해 방지를 당부했다. 관제센터를 통해 조합에 속한 각 차량 내비게이션을 통해 종교 문제로 고객을 불편하게 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문자를 두 세 차례 발송하는 등 승객의 인권 보호에 힘을 쏟았다.

조 씨는 보령시청에 진정서를 제출한 후 정 씨가 공식 사과 하고 보령시청과 A택시 조합이 재발방지를 약속한 데 대해 “적극적이고 발 빠른 대처에 감사드린다. 지난 1월 정 씨의 택시를 탄 후 수 개월 동안 말 못할 고통을 겪었는데, 다들 적극적으로 힘을 많이 써줘서 상처를 많이 치유했다”고 말했다.

전문가, 보령시와 시민의 대처 ‘긍정적’…다종교사회 교육의 필요성은 더욱 커져
‘한국의아름다운종교문화가꾸기운동본부(한아름)’ 문선희 공동대표는 “자신과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아무 거리낌 없이 타인을 비방하고 모욕하는 행위는 심각한 사회 분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배려와 관용에 대한 인식 개선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문 대표는 “이 사건을 단순히 개개인의 문제로 치부하지 않았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조 씨가 보령시청에 문제제기를 한 후 민관이 함께 나서 사건을 공론화하고 대처한 것은 우리사회가 더 이상 타종교에 대한 무분별한 비방과 모욕을 용인하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평가하며, “이는 한국사회가 다종교사회로서 한 발짝 진일보했음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종교자유정책연구원 박광서 대표 역시 “한국사회가 다종교사회로 진입했다”고 강조하며, “택시는 국가가 인정하는 대중교통 수단으로 공공성을 띈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은 극히 개인 간의 문제라고 볼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그는 “시청과 택시조합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피해 승객의 문제제기를 받아들였다는 것은 시민의식이 꽤 높아진 것이라고 본다. 상당히 긍정적이다”고 설명했다.

강남대학교 국제지역학부 문영석 교수는 “미국과 캐나다는 국민의 절대 다수가 기독교인이지만 공식 행사에 기독교적인 상징이나 의례를 모두 없애는 등 국가가 공식적으로 종교적인 관용을 베풀고 있다. 소수의 종교를 가진 비율이 15~20%에 불과하지만 이들을 위해서 80%가 양보를 한다. 보수적인 사람들은 개인적으로 감정적으로 싫어할 수도 있지만 논리가 합리적이라면 받아들이는 것이다”라고 설명하며 교육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문 교수는 “우리 사회는 어렸을 때부터 토론식 수업을 안 하다 보니 남의 말을 들을 훈련이 안 되어 있고 자신의 지식을 상대방에게 넣으려고 한다. 상대방에 대한 경청의 자세가 없이 일방적이고 감정적으로 상대방에 자기 것을 강조하다보니 우리 사회가 분열하고 파편화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젊은 세대부터 기성세대까지 다종교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다소 불편하더라도 서로의 정체성을 존중하며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배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슬 기자  [dew@newshank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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